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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1년08월30일 13시43분 ]
    막 내린 초저금리 시대… ‘고공행진’ 집값 잡힐까
   금리 올라도 여전히 0%대…당분간 집값 잡기엔 역부족…자산 거품빼기 첫발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8월26일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미칠 영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방침으로 시중은행이 대출을 조이는 상황에 더해 금리까지 오르게 되면서 주택 매수세는 자연스럽게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인상폭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전세난과 입주물량 부족 등 다른 변수도 있어서 당장 집값 안정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8월 넷째주(23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0.30% 올라 전주(前週)와 동일한 상승률을 유지했다. 수도권 아파트값도 전주와 마찬가지로 0.40% 상승했고, 서울의 경우 0.22% 올라 전주(0.21%)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수도권은 6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을 이어갔고, 서울은 2018년 9월 셋째주(0.26%)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집값 단기급등·대출규제 부담감에 이자 부담 늘어 주택 매수 위축 가능성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거래가 줄고 집값 상승폭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금리 인상으로 종전보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낮은 이자를 활용한 주택 구매와 자산 투자가 제한될 것”이라며 “투자 수요가 감소하면 주택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 속도도 둔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1년 들어 서울아파트 매매는 1월 5796건에서 7월 4534건으로 감소했다. 8월은 신고기한(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이 아직 많이 남긴 했지만, 현재까지 매매 건수가 1100여건에 불과하다.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실질적인 부담은 크지 않지만, 추가 인상 우려까지 고려하면 실수요자들도 주택 매수를 관망할 수 있다”며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까지 삼중고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물량 적어 집값 당분간 강세…금리 인상에 집값 하락 사례도 적어”

하지만 금리 인상이 집값 안정으로 연결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론이 더 많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금리가 여전히 0%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효과를 바로 눈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장기간 금리를 꾸준히 올려야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올 하반기에 수도권 입주물량이 많지 않아서 집값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금리와 집값 간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은 명확한 연구 결과들로 나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는 금리 외에 다른 거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현재는 수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1·2(1104㎡)와 하남 교산지구(631만㎡) 신도시의 지구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신도시에는 공공분양 1만7338가구와 공공임대 3만5627호 등 모두 10만1000여가구의 주택이 공급된다. 이로써 2018년 발표된 3기 신도시의 지구계획 승인이 모두 완료됐다. 국토부는 2019년에 발표된 부천 대장, 고양 창릉지구도 연내 지구계획 승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기준금리 인상, 자산 거품빼기 첫발 뗐다

한국은행이 8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사상 최저인 연 0.5%로 유지하던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했다. 코로나 충격 완화를 위해 2020년 5월 이후 1년 3개월째 유지했던 초(超)저금리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아주 이례적인 완화(저금리 상황)가 1년 반 정도 지속되다 보니 차입(대출)에 의한 과도한 수익 추구 행위(투자)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하며 이는 이번 조치 한 번으로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초저금리 시대를 벗어나 금리 인상기로 접어든다는 신호라는 측면에서 부동산과 주식 등 투자, 기업 활동 등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경제 심리 측면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8년 11월(1.5%→1.75%)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한은은 국내외 경제가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로 회복세를 보인다고 판단하고 경기 부양보다는 18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거품’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경기 회복세, 물가상승, 금융 불균형 심화 등 3가지를 금리 인상의 근거로 들었다. 금융 불균형은 부채 급증,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과도한 상승 등 위험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가계부채는 지난 6월 말 1800조원을 돌파했다. 사상 최대 규모인 데다, 빚더미가 불어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20년 초 1600조원 수준이었는데 급격하게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피해가 큰 자영업자 대출이 800조원을 넘어섰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 금리가 따라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올라가면 은행 가계대출 연체액은 최대 5조4000억원 늘어날 수 있다.

한은 금통위는 8월26일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1800조원을 넘어선 가계 대출과 부동산 가격 상승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준금리 인상)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에 대해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이라고 했다. 연내 10월, 11월 두 차례 남은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연내 추가 인상이 단행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JP모건은 이날 보고서에 “한은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한은의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상)가 계속되고 오늘 11월과 내년 하반기에 0.25%포인트씩 추가 금리 인상을 해 내년 말 금리가 1.25%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 회복 지연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총재는 “지난해 유행에 이은 학습효과로 소비 감소 폭이 적어 충격이 덜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급증한 가계 대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편이다. 소득 수준이 높은 경제 강국을 의미하는 ‘30-50클럽(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7국 중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높고 경기 과열 우려까지 나오는 미국 등 주요국도 저금리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돈 풀기 축소보다는 경제 회복 지원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주요국과 다르게 부동산 가격 급등과 가계 부채 급증이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해 저금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은은 보고 있다.

코로나 지원금 등으로 정부와 중앙은행이 푼 돈이 가계의 잉여저축으로 많이 쌓인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가계부채가 크게 불어나 있다. ‘임대차 3법’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오르자 있는 대로 빚을 끌어다 ‘패닉 바잉’(부동산이 더 오를까 두려워 급하게 집을 사는 것)을 하는 이들도 늘었고 이른바 동학개미 운동으로 ‘빚투(빚 내서 투자)’가 유행처럼 번지며 신용대출도 급증한 상황이다. 지난 2분기 기준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 부채가 약 93%로 선진국 평균(약 75%)보다 훨씬 높다.

 ●금리 인상기 접어들었다는 신호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 제도가 1999년 도입되고 나서 카드 사태 이후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등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기가 있었는데, 한은은 당시 1~2년에 걸쳐 기준금리를 1.25~2%포인트 올렸다. 한 차례 인상으론 효과가 없고 1%포인트 이상은 올려야 통화정책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26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 후에도 코스피는 0.6% 정도 하락하는 데 그치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히려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는 등 시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해 이를 가격에 미리 반영해두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계 부채가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운데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늘며 경제에 오히려 충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거듭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큰 피해를 본 자영업자는 ‘빚의 무게’에 짓눌려 코로나가 진정되고 나서도 재기가 어려워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83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어나 있다. 증가율이 전체 가계 대출 증가율의 약 2배 수준이다.

 ●자영업자 이자 부담 증가 우려

한은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지만, 코로나 피해가 커지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게는 이자 부담 증가 등이 우려된다. 한은은 이에 대해 “취약 계층 지원은 기본적으로는 재정의 역할”이라고 했다. 자영업자의 지원은 재난지원금 지급 등 재정 수단으로 보완하고 한은은 ‘거품 꺼뜨리기’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푸는 등 4차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한은이 가계 부채와 자산 가격 거품을 겨냥해 성급하게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가 확산되고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을 앞둔 가운데 기준금리를 올리면 지원의 효과가 상쇄된다”며 “금융 당국도 은행을 통해 가계 대출 억제에 나선 상황이라 대출의 실수요자가 불필요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보완책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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