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월 22.7%로 전년대비 줄어…지방 아파트값 3년 연속 하락에…서울 사람들 원정 매입도 주춤
2024년 지방을 비롯한 다른 지역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원정 매입 비중이 2023년보다 감소했다. 서울은 집값이 크게 올라 가격 부담이 커지고, 지방은 집값 하락이 3년째 이어지며 전반적인 투자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월2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0월(누적)까지 서울 거주자 외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전체의 22.7%를 차지했다. 이는 2023년 24.6%에 비해 약 2%포인트가량 감소한 것이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18년 처음 20%를 넘은 뒤 2023년 24.6%로 2006년 1월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11월27일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에 입주민 축하 현수막이 붙어 있다.
2021∼2022년 집값 하락 후 상대적 안전 자산인 서울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린 데다 ‘똘똘한 한 채’ 열풍이 불며 서울 요지의 단지를 중심으로 유입이 많아진 것이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된 가운데,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늘며 가격 부담이 커지자 외지인의 투자도 주춤해진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23.1%)와 서초구(21.8%), 송파구(26.0%) 등 강남 3구는 일제히 지난해(23.6%, 23.4%, 29.2%)보다 비중이 감소했고, 마포구(25.4%)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30.6%)보다 비중이 축소됐다.
중저가 단지가 몰린 노원구(20.4%), 도봉구(15.8%), 강북구(16.4%) 등도 외지인 매입 비중이 지난해(각 21.2%, 20.4%, 36.0%)보다 줄었다.
다만 재개발 등 정비사업 호재로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한 성동구는 외지인 매입 비중이 지난해(23.9%)보다 높은 25.5%로 올라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거주자의 지방 등 타지역 아파트 매수 비중은 올해 10월까지 5.3%를 차지해 지난해 수준(5.2%)을 유지했다. 지난해 동기간(1∼10월)의 비중도 5.3%로 올해와 같다. 금리 인하가 늦어지면서 공급 과잉,수요 감소로 아파트값이 3년 연속 하락 중인 지방에 투자할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서울 거주자의 원정 투자는 아파트값이 급등한 2021년 8.9%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2022년부터 지방 아파트값이 약세로 돌아서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민자 역대급?…'왕서방'이 韓부동산 이끌라
한국의 이민자 증가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부동산을 매입한 외국인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국인 부동산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월1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매매에 의한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9월까지 외국인이 부동산을 매수해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건수는 총 1만3500여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8869건으로 전체의 65%를 차지했고, 이어 미국(2629건, 15%), 캐나다(665건, 4.5%), 베트남(457건, 3%) 순이었다. 외국인들은 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매수했으며,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37%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22%, 인천이 11%, 부산이 7%를 차지했다.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 증가 원인으로는 대출 규제에서의 자유로움이 지적된다. 국내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내국인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지만, 해외 대출을 이용하면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료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왕서방’으로 불리는 중국인 투자자들은 과거 집값 급등기에 서울과 경기 등 선호 지역에서 주택을 매수하며 집값 상승을 유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최근에는 최고가 아파트에서도 외국인의 매수 사례가 늘어나면서 시장 교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3년 8월, 말레이시아인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장학파르크한남’ 전용 268㎡를 180억원에 매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OECD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은 38개국 중 이민자 증가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로 인해 외국인의 부동산 보유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규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민자 급증으로 주택난이 심화되자 외국인 부동산 매입 규제를 강화했다”며 “한국도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 관련 법규를 정비해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