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0월 30일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 공공임대주택 관리시스템 개선, 저소득층 주거비 부담 완화가 주요 골자다. 하지만 실질적인 전세난에 대처할 수 있는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월세대책이 주를 이루고 있어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월세 불안지역 중심으로 단기 임대주택 공급 확대
올해 계획돼 있던 매입․전세 잔여물량 1.4만호를 11월까지 조기공급하고 12월 중에 3천호를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계획 물량을 11월까지 앞당겨 공급하는 것은 불과 1개월 차이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12월 중에 3천호를 늘리고 15년에 매입․전세 물량을 1만호 늘리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실제로 공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전월세 불안 우려지역에 공급이 가능한지는 의문이다. 예를 들어 강남 재건축 이주 수요로 강남 전세가 불안이 우려되는데 강남에 매입․전세 물량을 집중 공급할 수 있는가 생각해 봤을 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건축 이주수요 조절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 조정은 어려운 상황이다. 재건축은 이주가 늦어지면 사업비가 증가하는 구조이므로 각 조합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공공임대 건설 시 다세대, 연립 공급 확대
공사기간이 짧은 다세대, 연립을 공급하면 탄력적 대응이 가능할 것이나 그것이 어디에 지어지는가가 중요하다. 수요 있는 곳에 지어져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일 뿐더러 다세대, 연립의 선호도가 아파트에 비해 떨어지므로 저렴한 임대료 책정이 돼야 수요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민간자본을 활용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
용적률 법정상한선까지 적용해 공급 확대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법 개정이 돼야 하므로 시간이 걸리고 서울시 등 조례로 제한을 하고 있는 지자체와의 갈등이 우려된다. 지자체의 협조 없이는 원활한 추진이 어려우므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공공임대리츠 1만호 확대
물량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민간 참여를 늘리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예상 수익률 확보 못했을 경우 수익률 보전이 불가피해 LH의 손해가 커질 우려가 있다.
준공공 임대주택 활성화
의무임대기간을 10년에서 8년으로 단축하기로 했지만 임대인 입장에서는 그래도 길게 느껴지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된다. 기금금리를 한시적으로 2.7%→2.0%로 인하하면 사업성이 개선되겠지만 인상률 연 5% 이내를 지켜야 하는 점과 긴 의무임대기간은 여전히 걸림돌이 될 것 전망이다.
건설자금 금리 인하
건설자금 금리를 인하하는 내용도 많다. 10년 공공임대의 경우 호당 지원한도를 규모에 관계없이 1,500만 원씩 인상했고 60~85㎡ 금리를 3.7%에서 3.3%로 인하하기로 했다. 민간 다세대, 연립 건설자금도 3.8~4.0% 수준으로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임대물량 확보에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간 내에 공급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빠르게는 내년 상반기 이후, 늦게는 3년 뒤에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공공임대주택 관리시스템 개선
영구임대주택 순환율 제고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저소득 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영구임대주택에 외제차 소유자가 거주하는 등 입주자 관리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공임대 입주정보 포털 운영도 정보 접근성이 개선된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다.
내집마련 및 월세대출 지원
연소득 2천만 원 이하인 경우 보유 자산이 어느 정도 있지 않은 이상 사실상 주택 구입이 불가능한 계층으로 봐야 하며 금리우대를 해준다고 해도 마땅히 살 수 있는 집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연소득은 낮지만 보유 자산이 많은 경우 금리우대를 받게 돼 악용될 소지 있다.
디딤돌대출 중도상환 수수료 폐지는 어쩔 수 없이 중도에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수요자에게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방안이 전세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월세보증을 개선해 월세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총평>
이번 대책은 전세난을 안정시킨다기 보다는 저소득층과 사회취악계층의 월세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대책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동안 과도한 개입은 자제한다는 정부의 방향성이 잘 드러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세난 안정을 위해 공급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수요가 없는 지역에 공급한다면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대책에서 언급한 전월세 불안지역에 공급을 할 수 있느냐가 대책 성공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인하, 월세 보증 강화 등 군데군데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책은 여럿 보이지만 증가한 보증금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일 뿐 가격을 낮춰주는 것이 아니므로 이번 대책만으로 전세난을 안정시키거나 월세 거주자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자료제공: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