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원 기자] 서민․중산층의 주거안정을 기치로 내건 뉴스테이가 결국 건설사들의 배만 불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명명된 뉴스테이(New Stay)는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서민 주거안정 모델이다. LH공사 등 공공기관 대신 건설사들이 사업을 추진하고, 저소득층이 아닌 서민․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점이 특징이다.
뉴스테이는 청약조건이 따로 없다. 집이 있어도,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할 수 있다. 지역우선 제한도 없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임대기간은 8년 이상이고, 임대료 인상률은 연간 5% 이하로 제한된다.
다만 임대료는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증금+월세’의 반(半)전세(보증부월세) 형식으로, 보증금을 많이 내면 월세를 낮출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임대조건이 과연 서민․중산층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가에 있다.
‘전국 1호 뉴스테이’ 인천 도화지구는 전용면적 59㎡의 경우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3만원, 72㎡는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49만원, 84㎡는 보증금 6500만원에 월세 55만원 수준이다.
특히 서울 중구 신당동에 공급되는 뉴스테이 59㎡의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가 100만원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뉴스테이가 건설사들의 배만 불릴 것이라는 비판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뉴스테이에 참여하는 민간 건설사들은 공공부지를 조성원가 수준으로 저렴하게 매입해 월세 수익을 올리고, 임대기간(8년)이 끝나면 건설사의 재량으로 매각이나 분양을 통해 처분이익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고가의 월세는 ‘저축을 늘려 서민살림을 돕겠다’는 당초의 취지와 거리가 멀다”며 “더군다나 현재 뉴스테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임대료 상승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건설사들이 수익에 민감해질 경우 임대료 상승률 제한(연 5%) 역시 유명무실해져 뉴스테이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뉴스테이는 높은 임대료와 함께 건설사들에게 온갖 특혜를 제공함으로써 건설경기를 부양하려는 정책”이라고 꼬집으며 “결국 정상적인 소득으로는 주거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빚을 내 생계를 꾸려나갈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쌈짓돈을 기업에게 고스란히 바치는 꼴”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