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협약식에서 악수중인 양 기관 수장들
[곽성규 기자] 코스닥·코스피 처럼 금융상품에 투자할때 전체 기준이 될 수 있는 부동산 관련 지수가 개발될 예정이다. 지난 12월14일 한국감정원과 한국거래소는 부동산 금융상품 투자지수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에 들어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앞으로 한국거래소와 한국감정원은 공동으로 부동산 금융상품 도입을 위한 부동산 투자지수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양 기관은 한국거래소의 금융상품 투자지수 개발 및 운영 경험과 한국감정원의 각종 부동산 가격통계 및 조사자료를 기반으로 신뢰성 있고 합리적인 투자지수를 개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수계발 기관들이 기대하는 효과는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먼저 부동산 금융상품 투자지수 개발을 통해 부동산시장의 실물투자 수요를 금융시장으로 분산시켜 부동산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개발로 서민층에게 장기투자 목적의 자산관리수단을 제공하는 등 부동산 수요기반 확충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부동산시장의 가격변동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파생상품을 공급하여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건설사, 금융기관 등 부동산 관련기업의 안정적 경영활동 지원한다는 측면이다.
업무협약 후 양기관의 향후계획은 우선적으로 아파트 투자지수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시행하고, 공동 TF를 구성하고, 아파트 투자지수 개발 공동 연구를 시작해 아파트 투자지수 금융상품을 먼저 개발한다는 것이다. 이후에 오피스텔 등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투자지수로 확대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업무협약은 지난 11월 24일 거래소 부산본사에서 열렸던 '부동산금융의 현황과 미래 발전방향' 세미나 이후 저녁식사 자리에서 서로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MOU 체결을 해서 더 진행을 하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이 오고간 이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 기관이 공동으로 투자지수를 만들기로 한 것은 부동산 금융시장에 의미가 크다. 투자지수는 부동산 금융 상품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협약을 통해 투자지수가 만들어질 경우 시장에서 적합성과 적정성을 검증받아 필요성이 부각된다면 이후 금융상품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개발되는 지수에 대한 원칙은 먼저 일단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지수가 어려울 경우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가능하면 쉬운 지수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부동산 거래에 있어 아파트 등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실물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발표주기 또한 최대한 단축시키기로 협의했다. 미국의 부동산 지표인 케이스-실러 지수처럼 한달 단위로 발표하게 되면 매일 매일 정산을 해야 하는 ETF(상장지수펀드)와 같은 기존의 금융상품처럼 부동산 연계 금융상품을 만들기가 어렵고 경쟁력도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펀드나 ETF처럼 금융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최대한 발표주기를 당겨서 발표하는 지수를 만들기로 했다"며 "그 정도의 큰 아웃라인을 가지고 TF를 만들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식의 목적은 크게 두가지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부동산 금융에 있어 합리적인 투자지수를 개발해 투자자들이 기준으로 삼을수 있는 지표를 확고히 만드는 것이다. 두번째는 이 지표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투기세력이나 시장교란을 방어하고 안정화를 꾀하는데 있다.
개발주체인 한국감정원의 경우 두번째 목적에 중심을 두고 있고, 한국거래소의 경우는 첫번째 목적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단은 지수가 있어야 모든 금융상품이 만들어 질 수 있고, 이 지수를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차후에 심도 있는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지수와 관련된 사업을 많이해 금융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상품들을 시장에서 요구하는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거래소의 경우 금융업계에 지수를 소개하는 등 활성화 시킴으로서 시장에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다. 감정원의 경우 부동산에 대한 기본적인 기초지식과 노하우, 그리고 부동산 현물흐름을 반영하는 방대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서로 이런 노하우를 융합해서 좋은 지수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아무래도 이 지수가 만들어지면 부동산 시장 뿐만 아니라 전체 시장에도 포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보니 감정원과 거래소 인력외에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이나 학계인물들 등 범 시장적인 인물들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 TF를 구성하게 되면 자문단도 구성하게 된다"며 "거기에는 건설업계 계신분들이라든가 부동산업계 계신분들 그리고 금융업계 계시는 분들, 학계 계시는 분들 그렇게 구성해서 운영하려고 방향을 잡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정확한 지수가 제작되기까지는 잠정적으로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몇개월 혹은 몇년 정도가 걸릴지 알 수는 없다. 거래소에서 그동안 만들었던 지수들도 상품마다 생성기간 달랐고 부동산업의 경우 거래소쪽에서 인프라가 전혀 없는 상태기 때문에 감정원이 가진 인프라를 가지고 협의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해야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략 어느정도 걸릴지도 가늠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전에 만들었던 어떤 지수와도 달라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이 지수가 만들어지면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것이기 때문에 얼렁뚱땅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전체 국민들의 관심도 높다. 이때문에 국민들이 이해하기도 쉽고 시장에도 유용한 지수를 만들어야 하는 측면이 크다. 이 지수가 그런 역할들을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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