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12월17일 대한민국 아침, 모처럼 따뜻한 모닝커피가 생각나는 맑고 쌀쌀한 겨울아침이다.
신문의 일면에는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소식으로 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차가운 날씨만큼이나 정치권은 찬바람이 부는 시계제로이다.
경제라고 편할 리 없다. 각종 인터넷 미디어들은 첫 소식으로 미국발 금리인상 단행으로 글로벌 경제는 유동성이 커진 ‘시계제로’상황이라며, 걱정 반... 불안 반...다들 뒤숭숭한 하루로 시작한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동안 유지했던 ‘제로금리’시대가 막을 내리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증시는 급격한 달러 유출로 ‘버벌경제’붕괴가 오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한국은 수출이 둔화가 되면서 실물경제가 나빠질 수 있다는 약간의 우려가 섞인 전문가들의 진단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혹자는 한발더 나아가 제2의 서브프라임을 걱정하고 있다.
런던, 홍콩, 뉴욕 등 세계 각국 주요도시의 부동산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버벌이 우려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가격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전 수준보다도 16% 올랐으며, 상업용 부동산 대출규모가 1조7천600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한마디로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버블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도 부동산 가격이 실질 가치 상승이나 임금상승에 힘입은 것이 아니라 각국의 양적완화 효과에 따른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시장도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한다.
문득 기자는 얼마전 NPL 취재를 위해 만났든 정재홍 원장(현 강남부동산아카데미원 원장)의 부동산 예측이 뇌리를 스쳐갔다. 정 원장은 2016년의 부동산 시장를 전망하는 3대 악재를 1)과잉공급 2)미국 금리인상 3)대출규제라고 규정지었다.
이런 예측이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오늘 아침부터 금리인상이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기저를 흔들어 놓기 시작한다. 예리한 분석이다.
미국에서 시작되는 금리인상은 막대한 규모의 ‘돈풀기’로 인해 자산시장에 상당한 거품이 형성된 데다 향후 자금 회수에 따른 부작용이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팽배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온 주요국 간의 통화정책 공조가 깨진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과 달리 유럽과 일본, 중국 등은 오히려 추가 양적완화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주요국의 통화정책의 방향이 다르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기에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함께 세계경제는 다시 시계제로의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처럼 우리 부동산시장도 차가운 기류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대출규제측면에서 보면, 최근에 정부가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사실상 강화하는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까지 내놓으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금융회사의 상환능력 심사방식을 선진국형으로 개선하여 처음부터 갚을 수 있는 만큼 대출을 하도록 유도하거나, 아예 대출구조를 처음부터 나누어 이자와 원금을 갚는 방식으로 개선하여 빚을 늘리는 구조에서 빚을 갚아나가는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렇게 되면 이자부담을 넘어서 원금을 갚지 못하게 되는 대출자나 임차인이 늘어날 것이고 그 끝은 NPL과 같은 부실담보채권을 양산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분양물량은 49만호로 연말까지 주택공급물량을 포함하면 70만호에 달할 것으로 발표했다. 이 같은 발표는 정부가 매년 적정한 신규 주택 공급물량으로 보고 있는 27만호를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이 때문에 KDI는 3년 뒤 입주 시점에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건설사는 잔금을 받지 못해 현금 흐름이 나빠지면서 부동산과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주택시장에서는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이 주춤하고 있다는 지표가 공표되고, 특히 올 한해 강남권을 중심으로 불붙었던 재건축 시장은 사업장의 경쟁력과 진행 속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들 어렵게 애매하게 애기들 하지만, 결론은 내년도 부동산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각자의 위치와 상황에 맞게 철저한 준비를 할 것으로 믿는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매일 들려오는 뉴스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쌀쌀하게 만들고 있다.
더군다나 매번 이런 기사를 전하는 기자의 기분은 썩 좋을 리가 없다.
좋은 기사나 뉴스는 말없이 천리를 간다하기에 굳이 기사화를 할 필요가 없다고들 하지만,
최근에 좋은 기사를 쓴 기억이 흐릿하다.
세상의 끝은 기억을 지우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말들 한다. 그렇다고 매일 우리가 공기를 마셔야 살아가듯, 눈감고 살아갈 순 없다.
그렇다면 공기를 마시되 좋은 공기를, 기억을 하되 좋은 것만 기억하고 살도록 스스로 노력해야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쁜 현대인들의 운명이다,
을미년 양띠해 다들 수고 많으셨고, 다가오는 2016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은 살림살이가 되길 빌어본다.
이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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