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형의 법률산책) 매매계약 해제시 해약금과 보복운전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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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6년02월12일 15시51분 ]

조찬형 법무법인 제율 구성원 변호사, (현) 한국부동산신문 자문 변호사

1. 매매계약 해제시 매도인이 반환해야할 해약금은 얼마일까?

가. 사안

을은 2015. 8. 갑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소재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매매매금을 11억원으로 정하였다. 갑과 을은 계약금을 1억 1천만원으로 정한 후, 을은 계약 당일에는 갑에게 계약금의 일부로 1,000만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1억원은 다음 날 입금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갑이 갑자기 변심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하고자 을에게 주었던 계약금 송금계좌를 폐쇄하였고, 나중에 이를 알게 된 을은 갑에게 나머지 계약금을 지급하기 위해 수소문하던 중 여의치 않자 갑을 위하여 나머지 계약금을 법원에 공탁하였다.

결국 갑은 매매계약 해제를 위해 을에게 받은 계약금 1,000만원의 배액인 2,000만원을 공탁하였고, 이에 을은 갑에게 계약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갑에게 애초 약정한 계약금의 배액을 요구하였다.

나. 과거 계약금해제의 경우 실제 수수된 가계약금을 기준으로 하였으나, 이제는 그 해약금의 기준이 되는 금원은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이 아니라 약정계약금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실제 교부된 계약금의 배액만을 상환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면 이는 당사자가 일정한 금액을 계약금으로 정한 의사에 반하게 될 뿐만 아니라 교부받은 금액이 소액일 경우 사실상 계약을 자유로이 해제할 수 있어서 사적자치의 중요한 원칙인 계약의 구속력이 지나치게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갑은 을에게 가계약금 1,000만원이 아니라 계약금 1억 1천만원을 기준으로 그 배액인 해약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다만 실제 판례에서는 배액의 나머지인 1억1천만원은 손해배상으로 너무 과하여 그 책임을 제한하였다).

2. 최근 문제되고 있는 보복운전에 관하여

가. 문제 상황

갑은 2015년 7월 23시경 영등포 롯데백화점 앞길을 쏘나타 승용차로 운행하고 있던 중, 을이 운전하는 그랜저 승용차가 깜빡이를 키고 급하게 끼어 들어 충돌할 뻔하였고, 이에 놀란 나머지 갑은 경적을 1회 울렸다(상향등을 키거나 여타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을이 편도 3차선 중 2차선을 주행하면서 지나치게 서행하였고, 갑은 을을 가까이 따라가다가 업무회의에 늦을 것 같아 을을 추월하기 위해 1차선으로 차선을 옮긴 뒤 속도를 높이면서 을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갑에게 지나친 서행으로 교통흐름에 방해된다는 생각에 경적을 한 번 울렸다.

이후 갑은 우회전을 하기 위해 다시 2차선으로 진입할 필요가 있었고, 을의 서행속도를 감안하여 충분히 추월했다고 생각하고 방향등을 켜지 않고 2차선으로 차선변경을 하였는데, 뒤따라오던 을의 차량과 충돌하였다.

그 충돌부분은 갑의 조수석 뒤 휀다와 을의 운전석 앞 범퍼였고(충돌부분을 고려해 볼 때 갑의 2차선 진입이 거의 완료된 상태에서 그랜저와 충돌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을은 뒷목을 잡으며 내리면서 갑에게 ‘당신 보복운전 한거야?’라며 112에 신고를 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였다.

나. 사건의 경과

경찰은 을의 고소로 을의 블랙박스를 임의제출형식으로 제출받고(갑은 블랙박스가 없었다), 위 블랙박스 영상과 을의 진단서(전치 2주)를 근거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이 사건을 송치하면서, 그 적용조문은 폭처법 제3조 제1항(집단·흉기등상해)으로 하였다.

갑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던 중 헌법재판소는 2015. 9. 24. 2014헌바154, 2015헌가1결정으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3조 제1항(심판대상조항)에 대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하였다(다만 보복운전으로 상대방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면 여전히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으로 처벌되는바, 헌법재판소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조항을 합헌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갑이 을에게 전치2주의 상해를 입혔으므로 여전히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의 적용대상이긴 하지만, 최초 을이 급하게 갑의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던 점, 을이 전치 2주의 진단서를 발급받긴 하였지만 투약처방만 받았던 점, 차량 충돌부분이 극히 경미한 점 등을 참작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다. 최근 상향등을 켜고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코앞에서 차를 멈추어 사고를 초래한 사례, 항의하는 버스 기사를 차에 매단 채 그대로 달려 모두를 경악케 한 사례, 차선 변경 문제로 다투다 앞 차에서 걸어 나온 상대 운전자를 전속력으로 들이받아 상해를 가하는 등 운전자들의 교통안전이 크게 위협을 받는 상황이다. 이에 사법기관은 특수협박, 폭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상해 뿐만 아니라 최근 살인미수까지도 법적용을 하는 사례도 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었던 것은 보복운전에 관하여 관용적이 태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이 아닌 일반형법으로 처벌하라는 것으로, 2016년 도로교통법 46조의3(난폭운전의 금지)과 같은 법 제151조의2 벌칙(1년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도 신설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운전자들이 자동차가 위험한 물건이라는 생각으로 이제는 보복운전뿐만 아니라 난폭운전도 자제하여 서로의 교통안전을 위해 타인을 배려하는 여유가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