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형 법무법인 제율 구성원 변호사, (현) 한국부동산신문 자문 변호사
1. 무단횡단은 피해자가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가. 사안
갑은 2013년 8월 22시경 지방으로 친구를 만나러 가서 술을 먹게 되었다. 갑은 친구와 헤어진 후 빨리 귀가하려는 욕심에 별 생각없이 편도 2차로 도로를 건너게 되었는데, 갑이 건넌 곳은 횡단보도 앞 40m 앞이었고, 공교롭게도 가로등이 반대차선 쪽에는 설치되어 있었으나, 갑이 건너기 시작한 차로쪽에는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매우 어두웠다.
갑이 중앙선을 넘어 반대차선에 도달했을 때 반대차선에서 고등학생 을이 운전하던 오토바이에 치어 뇌진탕을 일으키고 다리에 중상을 입었으며, 이후 갑은 을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을 청구하였다.
나. 사안의 검토
사고 당시 갑은 야간에 무단횡단을 하였는데, 을은 안전모에 제한속도가 시속 50km구간인 곳에서 시속 40km로 운행 중이어서 법규준수에 있어 갑과 을은 사뭇 다른 태도였다.
무단횡단을 하다 버스에 치여 중상을 입은 김 모 씨와 가족이 해당 버스와 공제계약을 한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횡단보도와 가까운 도로를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건넌 사실이 사고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며, 김 씨의 책임을 70％로 판단하여 연합회가 손해의 30%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판례에서 볼 수 있듯이 판례는 무단횡단에 관하여 상당히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결국 법원은 이 사건에서도 을의 전방주시태만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하되, 갑의 과실을 80% 인정하여 갑은 자신의 손해 중 상당부분을 배상받지 못하게 되었다.
2. 최근 문제되고 있는 불효자소송에 관하여
가. 문제 상황
갑은 1984년 1월 아버지가 사망하여, 어머니인 을, 동생 병과 함께 서울 은평구 소재 아파트를 상속받았다. 을은 고령의 나이로 부양이 필요한 상태였고, 동생 병은 장남인 갑이 어머니를 모신다면 자신이 상속받은 아파트 지분을 갑에게 증여하기로 하였고, 을도 갑이 자신을 부양한다는 조건으로 자신의 상속받은 아파트 지분을 갑에게 증여하였다.
을과 병은 갑이 을을 부양하기를 기다렸는데, 갑은 자신이 재직중인 회사에서 자신을 지방으로 발령을 내자 이를 이유로 지난 10년간 을을 부양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혀 왕래를 끊고 연락조차 회피하였는데, 이에 을과 병은 갑에게 증여했던 아파트 지분을 되찾기를 원했다.
나. 최근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만 전념하고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노인세대의 빈곤과 존속학대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이에 일명 ‘불효자방지법’이 국회에 발의되어 주목되고 있으나, 그 법안통과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법제 하에서도 부담부 증여의 경우 부담불이행을 이유로 증여계약을 해제하여 이를 반환받을 수도 있으나, 부담부 증여라는 것의 입증이 곤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여 당시 부모를 부양하겠다는 조건을 명시하여 각서(소위 효도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판례는 불효자소송의 인정에 소극적이었으나. 최근 그 태도를 바꾸어 ‘부모님과 같은 집에 함께 살며 부모를 충실히 부양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 해제나 다른 조치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근거로 부모가 아들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소송에서 부모의 손을 들어주었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할 의무는 이미 민법상 규정돼 있지만, 각서에 명시된 ‘충실히 부양한다’는 조건은 일반적 수준의 부양을 넘어선 것”이라며 “아들은 아버지에게 집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어 “당시 부동산을 증여한 행위는 단순 증여가 아니라 효도 의무 이행을 전제로 한 ‘부담부증여’로, 불이행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를 믿고 재산을 증여하면서 각서를 받아두는 경우가 많지 않았고, 이러한 이유로 부담부 증여의 입증이 곤란한 경우 법원은 양측의 상호양보를 통해 조정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다. 위 사례의 경우에도 을과 병은 갑으로부터 각서를 받아둔 상태가 아니었으며, 결국 갑과 을,병은 매월 생활비를 일정부분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화해권고결정을 받아 들였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자녀가 부양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이미 이행한 증여분’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자녀에게 재산을 넘긴 부모가 생계 곤란의 고통을 겪을 때도 일부 증여분을 되돌려 받을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불효자방지법의 일환으로 발의한 민법 개정안이 추진중이다. 위 민법개정안은 또한 학대 외에 현저하게 부당한 대우를 받는 걸로 인정될 때 증여를 취소할 수 있게 하고, 부모가 증여취소를 요구할 수 있는 시점도 자식이 홀대한다는 사실을 안 지 6개월 이내에서 1년 이내로 늘리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불효자방지법의 취지는 부양을 약속하고 그 재산을 물려받은 자녀에게 그 약속을 지키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지, 효도를 강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조찬형변호사
약력
(현) 법무법인 제율 구성원 변호사
(현) 공유변호사단 럭션 회원
(현) 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회원
(현) 당진가족상담센터 자문변호사
(현) 당진경찰서 자문위원
(현) 대한민간조사협회 지도교수
(현) 대한민간조사협회 자문변호사
(현) 한국부동산신문 자문 변호사
연락처:010-9462-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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