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규 기자] 서울지역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도 등으로 이사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보다 저렴한 연립ㆍ다세대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유입 인구 64만6816명 중 서울에서 이동한 인구가 35만9337명으로 55%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2014년 대비 40% 증가했고, 연립·다세대는 52%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서울에서의 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서울에서 경기도로 인구가 이동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결국 '집' 때문이라는 부동산업계의 해석이다. 전셋값이 치솟자 형편에 맞는 집을 찾아 서울에서 경기도로 벗어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는 것.
지난 2012년 6월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현재까지 44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계속되는 전셋값 상승과 함께 서울과 경기도의 아파트 값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도 "탈서울"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라는 의견이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서울의 3.3㎡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247만원이다. 이에 반해 경기도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997만원 정도로 조사돼 서울 전셋값에 비해 20% 정도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분양된 신규 아파트 가격도 3.3㎡당 1057만원으로 서울 전셋값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라며 "서울 아파트 전셋값으로 경기도에서 기존 아파트와 새 아파트 모두를 장만할 수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서울 인구의 경기도 유입은 통계청 자료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경기도 순유입 인구(전입에서 전출을 뺀 인구)가 9만4768명으로 전국 최다를 기록한 것.
경기도가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다른 시·도에서 경기도로 이동한 인구는 64만6,816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기도에서 다른 시·도로 떠난 인구는 55만2048명으로 순유입 인구는 9만4768명이었다. 이중 서울이 35만9,337명으로 유입인구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인천(6만6,353명) 충남(3만3,277명), 강원(2만8,238명), 경북(2만107명) 순으로 나타났다.
순유입 사유로는 "주택" 문제가 7만4,042명(78.1%)으로 가장 컸고 결혼·분가 등 "가족" 문제가 2만227명(21.3%)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아파트 보다 저렴한 연립ㆍ다세대도 거래 급증
지난해 서울 주택시장은 저금리와 전세난이 맞물리면서 거래가 크게 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셋값 상승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연립ㆍ다세대의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2만6,749건으로 2014년 거래량(9만244건)에 비해 40% 증가했다. 빌라로 불리는 연립ㆍ다세대는 6만1,237건이 거래되어 52% 넘게 급증했다. 단독ㆍ다가구도 66% 이상 증가했다.
겨울 거래 비수기와 맞물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4,951건)이 지난해 동월(80,539건) 대비 42% 급감했다. 반면 연립ㆍ다세대(2,998가구→3,258가구)와 단독ㆍ다가구(1,126가구 → 1,193가구)는 각각 8.67%, 5.95% 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에 비해서도 아파트 매매(1월 5,474가구→2월 4,951가구) 거래량은 523건 줄었으나 연립ㆍ다세대(1월 3,229가구→2월 3,258가구)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병철 책임연구원은 "결국 전세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싼 집을 찾아 이사 가는 "탈서울" 현상과 함께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는 서울 사람들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최근 아파트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큰 것처럼 빌라로 불리는 연립ㆍ다세대도 과잉 공급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도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수도권에서 준공한 연립·다세대주택은 약 7만4,590가구로 전년대비 7%(4,790가구) 증가했다. 인허가 물량도 약 10만4,400가구로 전년대비 46% 증가해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임병철 연구원은 "빌라 매입 시에는 역세권 위주로 입지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고 아울러 주변 지역의 공급과잉 여부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