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규 도시재생사업지 33곳 선정
서울 노원·도봉, 부산 영도, 인천 중·동구 등 최대 250억 지원
도심·주거 기능 되살리는데 초점…허물고 아파트 짓는 재개발과 차이
정부는 4월18일 제6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열고 서울 노원·도봉구 등 33곳을 올해 신규 도시재생사업지로 선정했다. 이 위원회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해양수산부 중소기업청 등 16개 부·청과 각 분야 민간위원이 참여해 도시재생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다.
2015년에 지방자치단체 공모를 거쳐 경제기반형 5곳, 중심시가지재생형 9곳, 일반재생형 19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곳은 사업을 시작한 뒤 5~6년간 50억원(일반재생형), 100억원(중심시가지형), 250억원(경제기반형)을 지원한다.
서울 노원·도봉구는 철도차량이전기지 등에 K팝 공연장 등을 설치해 동북권 경제중심지로 육성한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는 금형 로봇 조명 패키징 등 산업에 특화된 연구개발지로 조성한다. 경북 안동시에는 한옥마을 등 역사문화자산을 활용한 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창업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산 영도구는 삼진어묵 등 어묵공장, 두부공장 등 경쟁력 있는 지역 점포의 기술 전수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 광주 서구는 양동시장을 현대화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 부산 북항 1·2단계, 인천 내항 1·8부두 등 유휴항만을 중심으로 재개발 사업도 추진키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연말까지 부처별 논의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일정 목표 달성 때만 사업을 계속 진행토록 단계별 관문심사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재생사업, 재건축·재개발사업이란?
재개발·재건축은 주민이 주체가 돼 사업지 내 주택·상가·도로 등을 모두 허물고 고층 아파트와 도로·공원 등을 새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반면 도시재생사업은 중앙·지방정부 주도로 기존의 주택이나 건축물·도로 등을 사업지의 역사·문화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개·보수하고 지역 특성에 맞춰 경제·문화 컨텐트를 들이는 방식이다.
문화마을 되는 가리봉 쪽방촌, 용산 해방촌…창동 차량기지는 공연장으로
1970년대 서울 구로공단의 여성 근로자가 작고 낡은 쪽방에 모여 살면서 벌집 촌으로 불리기 시작한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 작고 낡은 주택이 대부분인 이곳은 주거환경이 열악하기로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2003년엔 낡은 주택을 헐고 아파트를 짓기 위해 뉴타운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마저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주거환경은 더 열악해졌다. 70년대 근로자의 애환이 서려 있는 이곳이 주거와 문화가 어우러진 쾌적한 도심 주거지로 탈바꿈한다. 정부는 이곳에 국비 등 약 470억원을 투입해 가족통합지원센터와 같은 주민공동시설을 들이고 가리봉체험루트 등을 조성키로 했다. 이를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낙후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형성된 속칭 ‘벌집촌’의 모습
정부는 4월18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6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열고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 등 전국의 33곳을 도시재생사업지로 선정했다. 도시재생사업은 국비·지방비 등을 투입해 가리봉동처럼 쇠퇴한 도심의 과거 기능과 주거환경을 되살리는 것으로, 낡은 주택을 허물고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재건축 사업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재개발·재건축 사업처럼 주민이 반대하면 사업 추진이 어렵고, 앵커시설(개발 사업의 핵심시설) 확보를 위해선 민간자본을 유치해야하는 과제가 있다.
도시재생사업은 쇠퇴하는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2014년 도입했다. 그해 전국의 13곳을 시범사업지로 지정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새로 지정된 33곳의 도시재생사업지는 크게 ▲경기제반형 ▲중심시가지 근린재생형 ▲일반 근린재생형으로 나뉜다. 사업지별로 6년간 최대 250억원의 국비가 지원되는 경기제반형은 대부분 공공청사 이전 터 등에 산업단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노원·도봉구에 K팝 공연장 건설…부천 원미구는 준공업지역으로 특화
경기제반형으로 선정된 서울 노원·도봉구는 관내 창동차량기지 부지에 바이오메디컬 특화 산업단지와 2만석 규모의 K팝 공연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5년간 최대 100억원의 국비를 지원할 중심시가지 근린재생형은 원도심(과거 지역의 행정·문화·관광·경제 등의 기능을 담당하던 곳)의 기능을 되살리는 곳이다. 관광지였던 곳은 관광자원을 보수·개선해 다시 관광자원화하는 식이다. 이번에 중심시가지 근린재생형 사업지로 선정된 곳은 제주 제주시, 부산 영도구, 경남 김해시, 울산 중구 등 9곳이다. 5년간 최대 50억원의 국비를 지원하는 일반 근린재생형은 재개발·재건축 해제 지역 등 낙후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민간자본 유치, 주민 참여가 변수…정부, 9개 부처 참여 지원계획 마련
사업 추진을 위해선 주민 참여가 필수여서 사업이 정부의 뜻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주민이 참여하지 않으면 예산으로 도로를 넓히고 낡은 주택을 수리하는 정도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한 도시재생 전문가는 “일부 사업지에선 기존의 재개발 사업과 마찬가지로 보상 등의 절차가 뒤따르기 때문에 주민 간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것도 숙제다.
서울시는 서울 도봉구 창동차량기지에 K팝 공연장 등을 짓기 위해 2조3000억원의 민간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미 2년여 전부터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이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진척된 건 없다. 이를 의식한 듯 정부도 이날 도시재생사업 종합지원방안도 내놨다. 우선 관문심사제를 도입해 지자체가 단계별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했을 때에만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또 국토부를 비롯, 문화체육관광부·법무부·행정자치부 등 9개 중앙부처가 함께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황 총리는 “지자체는 지역 특성과 여건을 반영한 현장중심의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정부는 규제완화 등을 통해 각 지역 역량을 최대화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시재생사업지역 33곳 확정…범정부 지원 강화
노후주택 보수·기반시설 복원 등 촉진…공사물량 얼마나 늘지 관련 업계 ‘촉각’
정부는 4월1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6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열어 전국의 33곳을 ‘2016년도 도시재생사업 지원 대상지역’으로 선정했다. 지난 2013년 시작된 도시재생사업은 국비와 지방비 등을 투입해 쇠퇴한 도심의 기능과 주거환경을 되살리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해당 사업지에 국비를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다각적인 협력체계를 구축, 사업성과를 높일 방침이다.
관련업계는 새로운 방식의 도시개발을 통해 노후주택 개·보수, 기반시설 복원 등의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노후주택 개·보수, 기반시설 복원 등에 대한 기대와 함께 관련공사 물량이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 민자사업 규모에 비해 정부 예산 태부족
일각에서는 민자 사업규모에 비해 정부의 예산지원 금액이 너무 적고, 정책 연계의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업추진 유형 = 도시재생사업은 ‘경제기반형’사업과 ‘중심시가지 근린재생형’ 사업, ‘일반 근린재생형’ 사업 등 3가지 유형으로 추진된다.
‘경제기반형’ 사업은 공공청사 이전부지, 유휴항만 등을 거점으로 도시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번에 ‘경제기반형’ 사업지로 선정된 지역은 서울 노원·도봉구와 대구 서·북구 등 모두 5곳이다. 정부는 한 곳당 6년간 최대 250억원의 국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중심시가지 근린재생형’ 사업은 과거 도시의 행정·업무·상업 중심지였던 원도심을 살리는 데 역점을 둔다. 정부는 충주시와 김천시 등 9곳을 ‘중심시가지 근린재생형’ 사업시로 선정했으며, 한 곳당 5년간 최대 100억원을 지원한다.
‘일반 근린재생형’ 사업의 핵심은 낙후된 주민생활환경을 개선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번에 ‘일반 근린재생형’ 사업지로 선정된 지역은 나주시, 부산 서구 등 19곳이다. 정부는 한 곳당 5년간 최대 5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별 특화사업 눈길 = 주요 지역의 특화사업 추진방안도 눈길을 끈다.‘경제기반형’ 사업지로 선정된 서울 노원·도봉구의 경우 창동역 주변 체육시설과 철도차량기지 부지 등에 지식산업단지와 K-팝 공연장을 조성해 서울 동북권의 경제거점으로 키우기로 했다.
‘대구 서·북구’의 경우 섬유·안경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하고 서대구역 복합환승센터를 개발해 서북권 허브로 육성할 방침이다. 대전 중·동구는 충남도청 이전부지에 창조문화센터를 조성하고, 대전역세권에는 MICE산업을 유치해 새로운 경제 거점을 확보하기로 했다. 경기 부천시는 준공업지역의 금형·로봇·조명·패키징 등 4대 산업 특화를 위한 연구·개발, 전시기능 중심의 허브를 구축할 방침이다.
‘일반 근린재생형’ 사업지로 선정된 서울 구로구는 구로디지털단지 배후주거지로서 공동체 주택 등을 확충하고, 지역주민과 중국동포가 어우러지는 통합 거점을 조성하는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정부 지원 = 정부는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종합 지원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지역의 역량강화를 돕고, 지자체는 주민과 함께 경쟁력 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사업단계별 관문심사를 도입해 단계별 목표를 달성한 경우에만 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엄격히 관리할 계회하기로 했다. 사업성과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또한 지자체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을 수시로 시행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단과 도시재생 지원기구를 통해 전문적인 지원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우수사례에 대한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2016년 신규 도시재생사업 지원 대상지역 현황도 /자료=국토교통부
이와 더불어 지자체가 주민과 함께 경쟁력 있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체계를 현장 중심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시재생사업 지역에 현장지원센터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센터장인 민간 총괄코디네이터가 실질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자체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어 종합적인 사업을 추진토록 권고하고, 주민·상인·청년 등 다양한 주체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그밖에도 9개 부처가 힘을 합쳐 범정부 차원의 지원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행정자치부를 예로 들면 마을기업 육성, 희망마을만들기 등 공동체 소프트웨어(SW)사업 및 일자리 사업을 도시재생사업 지역에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도시재생특별위원회 구성 = 이번에 ‘2016년도 도시재생사업 지원 대상지역’과 이에 대한 종합지원방안을 확정한 도시재생특별위원회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국가 주요 도시재생 시책 등을 심의하는 기구다.
이 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정부위원 16명과 산업, 문화·예술, 복지, 도시건축 등 각 분야 전문가 민간위원 13명으로 구성된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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