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상한제보다 임대주택 늘리는 게 정답”
강 장관 매경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 “총선 공약 SOC사업은 일자리가 우선순위”
“전월세 상한제는 가격 급등기에나 필요한 조치다. 지금은 전세시장이 안정돼 있고 월세도 하락하는 추세다. 가뜩이나 전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한제를 도입하면 전세 물량 공급이 씨가 마를 것이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4월19일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에서 지난 4·13 총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꺼내든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2015년 11월 인사청문회에서 밝힌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여소야대(輿小野大) 정국에서 야당의 도입 요구가 거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강 장관을 비롯해 여권이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강연에서 강 장관은 "상한제를 도입하면 전세 물량이 오히려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임대주택 재고를 늘리고 서민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을 찾는 게 정답 같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임대주택 재고 확충을 위해 국민연금을 사용하자는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 야권 주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강 장관은 "국민연금을 동원해 공공임대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는 것은 현재 대형 택지지구도 없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게 추진하기 어렵다"며 "역대 정권에서 공공임대주택 100만가구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번번이 실현되지 못했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2017년까지 행복주택을 총 14만가구 공급하겠다는 계획에 맞춰 올해 서울 등 전국 23곳에서 행복주택 1만824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하는 한편 신혼부부·대학생 특화단지를 조성해나갈 방침이다. 민간임대인 뉴스테이(new stay)도 올해 5만가구분의 용지를 확보하고 입주자 모집도 1만2000가구로 늘릴 방침이다. 한편, 올해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선 안정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강 장관은 "현재 주택시장은 거래가 지난해보다 20~30% 줄었지만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며 안정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래미안 블레스티지 등 최근 3.3㎡당 4000만원이 넘는 일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서도 "개포동 재건축 분양가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국지적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와 같은 가격 제한 조치를 부활시킬 생각은 없다.
'분양가 상한제'를 부활시킬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여야 후보들이 총선 공약으로 남발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해서 강 장관은 '일자리 창출'과 '국토 개발 효율성'이라는 두 가지 선정 기준을 제시했다. 강 장관은 "지역구 수요보다 국토 전체 효율성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보다 노후 인프라스트럭처 개선 작업에 방점을 찍었다.
강 장관은 "1960년대부터 확충돼 안전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인프라 유지·보수와 교체가 중요한데 국민적 관심이 부족한 편"이라며 "비용이라는 생각보다 국민 안전을 위한 투자라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도시'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해 자신만의 철학도 밝혔다. 강 장관은 "국가 간 경쟁보다 도시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전 국토를 빠짐없이 개발하기보다 거점도시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정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면서도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의 경우 재정 지원은 최소화하는 대신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투자를 이끌어내 지역에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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