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통폐합, 재개발·재건축 빠르고 쉽게 한다
도시·주거환경정비법 전면 손질…분쟁 없이 신속한 사업추진 유도
서울 세운상가 등 강북지역, 도시재생사업 활기…옛 명성 되찾는다
침체한 도심을 리모델링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민간투자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2016년부터 전국에서 진행된다. 또 이를 위한 제도 개선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의 2016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정비사업 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잦은 분쟁으로 신속한 사업 추진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특히, 재개발 사업은 낮은 사업성으로 상당수가 정체돼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정비사업 관련 소송은 5923건에 달하고, 재개발사업의 70.7%가 사업 초기인 추진위원회 또는 조합 설립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전면적으로 손질해 기존의 6개 정비사업을 3개 유형으로 통·폐합하고, 통합되는 사업은 대상지역 및 시행방식 등도 단일하게 규정할 예정이다. 재개발·재건축 관련 유사 정비사업을 통·폐합하고, 사업절차를 알기 쉽게 개편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유도하기 위한 조처이다.
도심 내 빈집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범죄 및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동)지역 빈집은 2000년 27만 가구에서 2010년 45만6000가구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빈집 등 소규모 주택정비 특례법(가칭)’을 만들어 빈집을 임대주택이나 텃밭·주차장 등 공공시설로 활용하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지원한다.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공사비 거품 뺀다
무료로 원가 자문 서비스…조합·주민에 적정가 안내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공사비용 거품을 빼기 위해 공사원가를 무료로 자문해주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서울시는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공사비가 적절한지 무료로 심사하고 조정해주는 원가자문 서비스를 2016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한다고 지난 1월27일 밝혔다. 공사비 원가가 어떻게 산출되는지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조합과 주민들에게 적정 원가를 안내함으로써 공사비 거품을 빼기 위한 정책으로 2015년 8~12월 시범서비스를 마치고, 이번에 정식 서비스로 시행하게 됐다.
원가자문은 서울 소재 정비사업 조합장이 설계도서 등을 첨부해 시(市)에 서비스를 요청하면, 토목·건축·조경·전기·기계 등 각 분야 공사전문 담당 공무원이 설계내용을 검토하고 현장을 직접 확인해 공사비 원가 적정 여부를 심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요 검토내용은 설계서상 누락·중복 여부, 자재단가 및 노임 적정 여부, 과다·중복 계상된 공종이나 물량이 있는지 등이다. 결과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분야별 외부전문가, 조합원, 설계자, 공무원이 참여하는 ‘원가조정 거버넌스’ 회의를 거쳐 적정 공사비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최종 결과통보까지는 15일 내외가 소요된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8~12월부터 원가자문서비스의 시범사업을 3개 지역에서 시행해 평균 절감률 9.8%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서울시는 시범사업에 참여한 3개 조합이 조합원 갈등 해소와 공사비 절감, 공사비 투명성 확보 측면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원가자문 서비스가 본격 실시되면 공사비 적정성 논란으로 인한 주민과 시공사 간 분쟁이나 조합 내부 갈등을 줄여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기간 단축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원가자문을 희망하는 조합은 2월중에 서울시청 계약심사과에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공공지원제 클린업시스템’(cleanup.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시재생사업 33곳으로 확대 …서울 강북, 도시재생사업 활기
쇠퇴한 도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도시재생사업도 본궤도에 오른다. 국토부는 2014년에 착수한 도시재생 선도사업 대상을 기존 13곳에서 2016년 33곳으로 확대한다. 기업이나 공공기관과 함께 소외된 빈곤지역의 환경개선과 일자리·자활을 지원하는 ‘새뜰마을사업’도 17곳 내외를 선정해 추진키로 했다. 그밖에 국토부는 노후공공건물을 커뮤니티·상업시설 등과 융합해 리뉴얼하는 시범사업과 용도변경 등을 통해 공사가 중단된 방치건축물을 정비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서울시가 2016년 들어 강남에 밀려 쇠락을 거듭했던 강북 도심권에 도시재생사업을 본격화한다. 최근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 대형 오피스빌딩이 속속 입주하면서 유동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 도시재생사업이 강북 도심권 부활에 날개를 달아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월28일 서울 세운상가의 재생사업인 ‘다시·세운 프로젝트’ 착수를 공식 선언했다.
1970년대 최초의 주상복합건물로 건설된 세운상가는 1990년대 초까지도 국내 전자산업의 메카로 호황을 누렸으나 이후 건물 노후화 등이 이어지면서 낙후지역으로 전락했다. 프로젝트는 낙후된 세운상가를 2단계에 걸쳐 보행자 중심의 문화산업단지로 재탄생시킨다. 2월에 종로와 세운상가, 청계·대림상가를 잇는 1단계 개발을 시작했다. 상가 내에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세운리빙랩, 상인과 장인을 발굴해 창업자와 협업을 유도하는 협업지원센터 등을 마련하는 공동체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2017년 5월까지 1단계 개발을 완료한 뒤 삼풍상가∼풍전호텔∼진양상가의 2단계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16년에 접어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도시재생’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도시재생이란 철거 후 완전히 새로 짓는 방식의 뉴타운, 재개발 등의 사업과 달리 노후건물 정비, 상업지역 활성화, 커뮤니티 조성 등 복합적 방식을 통해 도시 기능을 되살리는 사업이다.
2015년 말에 서울역 고가를 폐쇄하며 공원화를 시작했고, 동대문 일대 창신·숭인지역을 비롯한 서울 13개 지역을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선정하는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이 강북 도심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광화문·종로 일대는 최근 대형 오피스빌딩이 속속 세워지고 강남으로 떠났던 기업들이 돌아오는 등 옛 위세를 급속히 회복하는 중이다.
강북 도심 지역과 가까운 성동구와 마포구, 동대문구 등의 주거여건도 대폭 개선됐다. 여기에 창신·숭인동을 비롯한 강북 도심권 주요 주거지역의 도시재생까지 추진되면서 강북 지역 전반의 생활여건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서울시는 세운상가를 정보와 의료, 교육 서비스 등의 혁신지로 조성할 계획이어서 쇠락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서울 강북 도심지역의 이미지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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