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낙원동·종로5가 등 110만㎡ 재개발 예정구역서 해제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을 전면 철거 위주에서 보전과 개발 등 투트랙 체재로 전환키로
서울시가 주요 도심과 상업·준공업지역의 정비 계획을 수정한다. 역사·문화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지역은 존속시키되 낙후된 지역은 정비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양도성 내 도심지는 역사문화중심지 보전을 위해 재개발 예정구역 110만㎡를 해제한다. 영등포와 여의도는 정비사업 예정구역을 확대해 국제금융 중심기능을 강화하고, 가산·대림과 성수 지역은 재생활성화계획과 연계해 창조적 지식기반 산업 집적지로 육성한다.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과 준공업지역 등 낙후된 지역도 정비예정구역을 추가로 지정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5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안’이 지난 4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수정 가결’로 통과했다고 5월9일 밝혔다. 이번 기본계획은 앞서 서울시가 수립한 ‘2030 서울플랜’, ‘역사도심기본계획’ 등 상위 계획의 실행수단이다.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을 전면 철거 위주에서 보전과 개발 등 투트랙(two-track) 체재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라고 서울시는 밝혔다. 지역별로 차별화된 정비 전략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도심 재생의 4대 목표는 ▲중심지별 차별화된 육성전략을 통한 지역 경쟁력 확보 ▲역사문화 보전과 도시재생을 통한 도심활성화 ▲지역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재생 유도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계획기준 제시 등이다.
서울시는 우선 정비예정구역을 재정비해 한양도성 도심을 보존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익선동·낙원동 일대 인의동·효제동 일대 종로5가 일대 주교동·오장동·충무로5가 일대 DDP 일대 등 역사·문화적 자산이 많은 곳 위주로 도시환경정비 예정구역에서 해제한다. 이들 지역은 특성을 고려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관리하기로 했다. 도심지역 내 신축 건물은 역사도심기본계획을 반영해 최고 높이가 내사산 높이(90m)를 넘지 않도록 했다.
기타 도심인 용산·청량리, 가산·대림 등 기타 도심은 중심지별로 전략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영등포 대선제분공장 일대와 남영동 업무지구·삼각맨션부지, 서대문 충현동 일대가 정비예정구역으로 새로 지정된다. 도심 활성화를 위한 계획도 마련했다. 셰어하우스와 레지던스·소호(SOHO) 등 다양한 유형의 도심형 주거 건물 건립을 유도한다. 도로 줄이기와 건물 전면 활성화 등으로 보행인구를 확대한다.
도심 인구감소 현상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했다. 주거주용도(전체 건축물에서 가장 많은 연면적을 차지하는 용도) 가능 지역을 도심 전체로 확대하고, 소형·준공공임대주택 도입시 용적률을 최대 50%까지 확대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도심지역은 지속적인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호텔 등 비주거 용도는 증가했지만 2010년 이후 주거 공급은 거의 없었다.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매장 문화재가 발견될 경우를 대비해 ‘문화재 보존 대응절차’도 마련했다. 문화재를 보존하는 한편 사업이 늦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방편이다. 한 구역 내에서 여러 정비방식이 다양하게 적용되는 ‘혼합형 정비방식’도 도입된다.
이전에는 한 구역 안에서 철거 또는 보전 등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골라 정비사업이 시행됐다. 앞으로는 대규모 개발과 같은 일반 정비형·소단위 정비형·보전 정비형 등이 한 구역 안에서 복합적으로 적용된다. 재개발 구역 내에 있어 철거될 위기인 종로 YMCA·청계천 신한은행·성남교회·대한체육회관·남대문교회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근·현대 건축자산이 위치한 지역은 ‘보전 정비형 지구’로 지정된다. 건물을 보전하면서 정비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일본 도쿄중앙우체국 등은 옛 건물을 존치한 가운데 대형빌딩을 올려 현재와 과거의 조화를 꾀했다.
또한 건물을 신축할 때 친환경 건물·실내형 공개공지·재해 예방시설 등을 도입할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중심 상업지역에 지어지는 대형 빌딩에는 친환경·에너지 절약 기준을 의무적으로 적용한다. 다만 허용 용적률을 100%까지 확대한다. 실내형 공개공지와 공공보행통로를 만들면 최대 50% 범위에서 허용 용적률을 부여한다. 서울시는 ‘2025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을 재공람한 후 7월 중 고시할 예정이다.
정비구역 해제·지정 등은 7월 이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2030 서울플랜 등 그동안 서울시가 내놓은 여러 도시관리정책이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며 “보존할 곳은 확실히 보존하고 개발이 꼭 필요한 곳은 개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해 서울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