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 '복마전' 여전… 부정회계·횡령 수두룩
공인회계사회 2000곳 회계 감사…퇴직금·수선충당금 등 과다 책정
2015년 의무화된 아파트 외부감사에서 관리비·예산을 부당 회계 처리하거나 횡령한 사례가 다수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2015년 감사 대상 9009개 아파트단지 중 2000곳을 표본 추출해 감사 내용을 심층 분석한 결과, 총 1만3763건의 개선권고 사항이 나왔다고 5월15일 밝혔다.
개선권고 사항 가운데 구체적 금액을 산출할 수 있는 지적 사항은 392건이었고 연간 절감할 수 있는 관리비는 140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는 관리인력의 퇴직금이나 시설물 장기수선 충당금 과다 책정 등의 ‘관리비 부과 기준 수립 및 적용’에 관한 지적 사항이 267건에 달했다.
환수 대상 금액은 55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광고물 부착 수수료 등 잡수입을 사용이 금지된 항목에 전용하는 ‘관리 외 수입관리’ 관련 문제점도 59건(41억5000만원) 발견됐다. 생활지원센터 수입 등을 아파트 회계 예산에 반영하지 않고 별도의 비등록 통장에 넣는 ‘자산 관리’ 항목 지적 건수는 52건(40억6000만원)이었다. 공인회계사회는 조사 대상 아파트가 평균 710가구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가구당 평균 절감 기대 관리비가 연간 9878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아파트 감사에 드는 비용은 단지당 평균 250만원 선으로, 가구별로 부담해야 할 돈은 3500원 정도다. 관리비 횡령이나 아파트 공사·용역 등을 둘러싼 비리 문제가 빈발함에 따라 주택법이 개정돼 2015년부터 시행됐다. 개정 주택법에 따라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은 매년 10월31일까지 의무적으로 외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다만 주민 3분의 2 이상이 서면으로 외부 감사를 받지 않는 데 동의한 아파트는 감사 대상에서 빠진다.
지난해 9009개 감사 대상 아파트 중 92.3%에 해당하는 8319단지가 감사를 받았으며 주민 동의로 감사를 받지 않은 672단지를 포함하면 감사 이행률은 99.8%에 달했다. 윤승한 회계사회 회계감사품질관리감리위원회 상근위원장은 “아파트 감사를 통해 비용 자체도 절감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 제도를 통해 부정한 회계 처리나 횡령 등 불법 행위를 사전 예방하는 것이 가장 큰 기대 효과”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