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부터 다중채무자 심사 강화
신용대출 많은 사람, 주택대출 깐깐해진다
빠르면 2016년 말부터 신용대출이 많거나 여러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많이 일으킨 사람들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대출한도가 축소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주택담보대출 신청자의 '연소득 대비 연간 총부채원리금상환액(DSR)'이 70%를 넘는 경우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향후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고 5월26일 밝혔다.
DSR은 차주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기존 개념인 총부채상환비율(DTI)보다 강화된 개념이다. DTI는 기존 대출의 추정 이자만 반영해 산정되지만 DSR은 기존 대출의 원금은 물론 원리금 상환 만기와 금리 등 상환 조건을 모두 정확히 반영하므로 일반적으로 이 수치가 DTI보다 더 커진다. 일반적으로 신용대출이 많으면 DSR이 높아져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르면 연말부터 신용정보원에 구축된 정보를 바탕으로 DSR를 산출한다"며 "가령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이 비율을 60~70%로 설정하고, 신용대출은 70%로 정해 이 비율을 넘어서는 대출을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출 이후 사후적 관리를 위해서는 이 비율을 80%로 잡았지만 사전적 관리인 대출심사를 할 때는 이보다 낮은 수치로 적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출심사 때는 좀 더 깐깐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은행권은 올해 도입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 차주의 DSR를 구한다. 하지만 이는 평균적인 금리·만기를 적용한 추정치인 데다 실제 대출한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 실제로는 사후 관리에도 쓰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해 말부터는 신용정보원에 집중된 차주별 기존 대출 구조(금리·만기 등)를 은행이 직접 받아볼 수 있으므로 실질DSR를 구할 수 있게 된다. 이 실질DSR가 70%를 넘으면 차주는 신규 대출 금액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신청 대출한도를 인정받고 싶다면 차주는 증빙 가능한 소득자료를 더 내야 한다. 금융당국은 또 DSR를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제1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때도 차주의 상환능력이 정확하게 평가되므로 깐깐한 대출이 이뤄진다. 다만 신용정보원이 은행권 DSR와 관련해 제공되는 정보에서 차주가 대부업체에서 빌린 대출 구조는 제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DSR 70% 넘으면 대출 ‘빨간불’
연소득 대비 총부채원리금상환액(DSR)을 적용하면 대출심사는 좀 더 깐깐해진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으로는 반영되지 않던 기존 원금 규모는 물론 만기와 금리 등 원리금 상환구조가 모두 정확히 반영되면서 신용대출자나 다중채무자는 DSR 수치가 DTI보다 훨씬 높게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대출은 만기가 짧고 금리가 비교적 높아 DTI 산정 때보다 DSR가 더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대출이 2억5000만원(주택담보대출 2억원·신용대출 5000만원)을 가진 사람이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1억원 더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의 연소득이 5000만원이라면 DTI는 40%다.
새 대출을 받으면 연소득에서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2000만원(신규 대출 연간 원리금 830만원+기존 대출 연이자 1170만원)에 달할 것이란 얘기다. 현재 DTI 규제(60%)에도 미치지 못하므로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DSR를 적용할 경우 대출 한도는 축소된다. 은행은 이 차주가 대출 신청 시 신용정보원으로부터 기존 대출인 주택담보대출 2억원(3.5%·15년 만기·원리금 균등 분할)과 신용대출 5000만원(5%·5년·원리금 균등 분할)의 구조를 파악해 DSR를 산정한다.
이 경우 기존 대출에 대한 연간 원리금은 총 2847만원(주택담보대출 원리금 1715만원·신용대출 원리금 1132만원)에 달한다. DSR이 73.5%에 달하므로 이 차주는 대출 규모를 축소하거나 5000만원 이상의 추가 소득을 증빙해 대출한도를 받아야 한다. 결국 DSR은 기존 대출의 상환부담을 DTI 경우보다 1677만원(2847만원-1170만원) 더 많다고 본다. 대출 구조를 파악했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상환능력을 평가한 셈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