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민대차대조표’ 발표
국민순자산 1경2359조원… 87%가 부동산
우리나라의 2015년 국부(國富)는 1경2359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9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금융자산은 전년 대비 1.4배 늘었으나 비중은 1.9%에 그쳤다. 나머지 실물자산의 과반은 토지에 묶여 있었다. 나아가 부동산 자산은 전체 국부에서 90% 가까이나 됐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구당 순자산은 3억6000만원대로 올라섰고, 역시 부동산이 74%를 차지했다. 국부가 부동산 가격 등락에 좌지우지되는 셈이다. 자칫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국가나 가계 가릴 것 없이 급격한 자산가치 붕괴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에 실물자산 87% 묶여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6월14일 발표한 ‘201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국가 전체의 부(富)를 가늠할 수 있는 국민순자산(비금융자산+순금융자산)은 1경2359조5000억원으로 추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5.7%(667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이다. 작년 GDP(1558조6000억원)와 비교하면 7.9배 수준인데, 2014년에도 비슷한 배율을 보였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토지와 건물, 설비, 지식재산생산물 등 비금융자산(실물자산)이 1경2126조5000억원으로 98.1%를 차지했다. 이 중 토지자산은 6574조7000억원으로 54.2%에 달했다. 토자자산은 전체 국민순자산에서도 과반을 차지했다. 토지자산을 비롯한 비생산자산과 건설자산을 더한 부동산 관련 자산은 1경784조1000억원으로 국민순자산의 87.3%를 점유했다. 순금융자산은 2014년 96조3000억원에서 136조7000억원이 늘어 233조원으로 껑충 뛰었으나 전체 국민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가 채 안 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토지자산은 2014년 5.2%에 이어 지난해에도 5.9% 늘어 증가세가 뚜렷했다”며 “설비자산과 지식재산생산물도 평균을 뛰어넘는 증가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식재산생산물은 각종 특허 기술과 디자인 같은 산업재산권과 ‘한류’로 상징되는 문화 콘텐츠 등을 포괄하는 고부가가치 자산으로 작년 들어 300조원을 돌파했다. 2013년 272조4000억원에서 2014년 294조3000억원으로 다시 지난해 311조9000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구당 순자산 3억6000만원… 74%가 부동산 경제주체별 국민순자산을 살펴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종교단체와 병원, 학교 등)가 7176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정부(3381조7000억원)와 비금융법인(1466조7000억원), 금융법인(334조9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구당(2.55명 기준) 순자산은 3억6152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별 구매력을 반영한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으로 계산하면 가구당 순자산은 40만5000달러라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이는 미국(2014년 기준 61만6000달러)의 66% 수준이고, 프랑스(48만6000달러)와 일본(46만6000달러), 유로지역(43만8000달러)에 뒤지는 수준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에서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75.6%로 2014년(76.3%)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미국(34.9%)과 일본(44.3%), 캐나다(55.1%), 영국(57.4%) 등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데다 자본시장이 취약해 금융자산을 불리기 어려운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며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국내 대다수 가계에서 자산이 많이 줄어드는 취약한 구조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에서 부동산 관련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3.9%나 됐다. 특히 대표적인 자산인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45.9%에 달한다.
이들 주택의 시가총액은 작년 말 3519조5000억원으로 GDP의 2.26배 규모다. 이 배율은 미국(1.4배)과 일본(1.8배), 캐나다(2.0배)보다 높지만 이탈리아(3.7배)와 호주(3.5배), 프랑스(3.1배)보다 낮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