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외면' 주택 분양보증 개방, 서민부담 가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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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6년10월17일 12시03분 ]

정치권이 주택 분양보증시장 개방 문제를 두고 연이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방을 통한 경쟁체제가 서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주장이다.

분양보증이란 건설업체가 파산 등으로 인해 분양자와 맺은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될 경우 보증기관이 주택분양을 맡아 이행하거나 계약금 및 중도금을 환급해 주는 것을 말한다.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선분양할 땐 의무적으로 이 보증에 가입해야 한다. 현재 국토부 산하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정부에서 역할을 위임받아 전담 운영하고 있다.

10월 17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과 같은당 윤후덕 의원은 13일 HUG 국정감사에서 분양보증 시장개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규백 의원은 "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하게 되면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후덕 의원도 "HUG의 분양보증이 선분양제하에서 건설사 부도 등으로 계약자가 전재산을 날리는 절박한 상황을 예방해주고 있는데 경쟁체제로 가면 그런 공적기능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임시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HUG의 분양보증은 중소(건설)기업을 보호하는 역할이 있다”며 “시장을 개방하면 시장 논리에 따라 대기업 수수료는 낮고 중소기업은 높게 책정되는데 경기 침체 시 중소기업 주택 공급 붕괴로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분양보증 시장 개방이 처음 공론화된 건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다. 당시 정부는 제3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서 2010년까지 분양보증 시장 독점을 폐지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주택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지난 7월말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가(3.3㎡당 평균 4310만원)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HUG가 분양 보증을 거부하면서 분양가 통제 논란이 분양보증시장 개방 논의로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대형 건설사와 민간 보험회사들이 찬성에 나섰다. 국회예산정책처가 HUG의 분양보증 독점에 따른 주택공급량 조절 문제를 거론하며 측면지원에 나섰다.

반면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완강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개방 이후 민간 보증기관 간의 출혈경쟁으로 보증기관의 부실이 커질 수 있고 주택사업의 공공성을 고려할 때 공공기관인 HUG 중심의 현 시장 구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은 지난 8월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분양보증시장을 개방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계속 있어 왔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도 분양보증 시장의 개방은 무주택서민들의 재산권 보호와 공공성 확보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한 전문가는 "선분양 체제에서 분양보증 경쟁시스템이 도입되면 주택 분양시장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아파트 사업장 한 곳이 부도나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변제액이 발생하는데 분양보증을 개방해도 민간 보험업체들이 이같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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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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