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대선후보들의 부동산정책과 대선이후 시장 전망
대선후보들의 정책 기본방향은 국민 주거안정…활성화 정책수정 한 목소리
수암(守岩) 문 윤 홍<한국부동산신문 大記者/칼럼니스트>
차기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박근혜 전(前) 대통령은 임기 동안 부동산 거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양책을 쓰다가 가계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2016년부터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했다. 현재 대선주자들이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을 언급한 적은 없으나, 2016년 과열 시장에 대한 우려와 시장 정상화를 위한 규제 강화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이들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의 가계대출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금융관련 규제도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동산 구매를 위한 가계부채 증가세는 멈추지 않아 앞으로 국가경제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주택정책의 기본방향은 국민들의 주거생활 안정에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주거불안 없이 저렴하고 안정된 임대료를 내면서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거복지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대선주자들은 부동산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역대 정권이 부동산 정책에 손을 잘못 댔을 때 지지율이 곤두박질했던 실패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5·9대선의 본선에 오른 주요 정당의 후보들이 확정되면서 이들이 공개할 부동산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차기정부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박근혜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와 다른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국가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부동산시장에 과도하게 집중된 경제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여·야 가리지 않고 가계 부채 심각성 지적… 활성화 정책 수정 한목소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 후보들은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부양책 중심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는 부동산 보유세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대선 때에도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문 후보는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고소득자·고액 상속·일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 임대소득을 비롯해 자본소득에 대한 보유세 비율을 현 0.79%에서 1.0%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시장을 인위적으로 ‘띄우기’하면 결국 가정경제의 부실을 가져오고 차기 정부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부동산 보유세는 부동산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가리킨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1월 중순 출간한 이 대담집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세 비중을 현재 0.79%에서 1.0%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통해 거둬들인 세금으로 공공주택 10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역시 부동산 활성화보다는 시장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 후보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주택특별법을 제정하고, 국민연금을 재원으로 청년희망 임대주택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노령화 등으로 부동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 필요할 경우 규제를 강화해 증가세를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에서 여당 국회의원을 지낸 대선 후보들도 정부의 '아킬레스 건'으로 등장한 가계부채를 고려해 부동산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국내 총 가계부채는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380조원 늘어, 총 134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역대 정부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가계부채 급증에 우려를 표시했다. 유 후보는 "부동산 시장 상황과 가계부채를 고려해 DTI와 LTV 등의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명확한 부동산 대책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로 근무하며 추진했던 정책을 미뤄볼 때 유승민 후보와 마찬가지로 가계부채 증가는 차단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심상정 대선후보는 과거부터 부동산 시장의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서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심 후보는 과거 복지부 산하의 주택청 신설, 분양원가 공개와 후분양제 도입, 임대사업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주장해 주거복지를 강조했다. 그는 당론으로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 2배를 내놨다.
◆문재인 "부동산 보유세 인상" …안철수 "필요하면 규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서 부동산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 후보는 대담집에서 “부동산 보유세가 국제 기준보다 낮다”며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2011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중의 평균은 1.09%로 한국보다 0.3%포인트 높다. 미국이나 영국보다 약 2배가량 낮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부동산 보유세의 비중을 늘릴 경우 부동산 양극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투기수요가 현재보다 확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문 후보가 2012년 대선에 출마할 당시에도 부동산 보유세 인상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점을 감안할 때 이 방안을 공약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문 후보는 최근 참여정부에서 국정과제·국민경제·사회정책 비서관과 환경부차관 등을 역임한 김수현 서울연구원장을 경선캠프에 영입했다. 부동산 보유세 정책과 관련한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맡기기 위해 김 원장이 영입된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참여정부에서 부동산정책을 입안하는데 관여했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참여정부가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종부세 도입 등을 추진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문 후보도 부동산정책을 놓고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무엇보다도 김 원장이 참여정부에서 내놨던 부동산정책이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기는커녕 유례없는 부동산값 폭등을 낳았기 때문이다. 문병호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문 후보는 또 다시 대한민국에 부동산 광풍을 휘몰아치게 할 것인가”라며 김수현 원장의 영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문 최고위원은 “많은 전문가들은 김수현 원장 같은 사람이 다음 정부의 정책담당자가 되면 부동산값 폭등과 같은 심각한 정책실패가 되풀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참여정부의 정책실패의 반성과 사과를 하기는커녕 친노(親盧) 인사라는 이유로 김 원장을 다시 정책참모로 영입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로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부동산정책은 부동산시장의 안정화를 언급하고 있는 측면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부동산정책과 닮았다. 안철수 후보는 “노령화 등으로 인구구조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급격한 하락은 경제에 큰 충격을 미치고 가계부채 문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서서히 안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소유자 중심이 아닌 서민, 거주자, 사용자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주장한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주택특별법을 제정하고 국민연금을 재원으로 사용해 청년희망 임대주택을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안 후보는 “앞으로 시중금리가 점차 오를 것으로 보여 인위적으로 규제하지 않아도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필요하면 규제를 강화해 가계부채의 증가세를 낮춰야 한다”며 별도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가능성을 열어 놨다.
◆유승민 "DTI·LTV 규제해야" …홍준표 '부채 청산'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부동산활성화 정책에 따른 가계부채의 급증이 국가의 경제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정책을 한시라도 빨리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후보는 “가계부채나 부실기업 등 우리 경제의 뇌관과 같은 문제들은 신속하고 과감한 수술이 필요하다”며 “부동산시장의 상황과 가계부채를 고려하면서 DTI와 LTV 등의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후보도 전(前) 정권의 ‘빚내서 집 사라’는 식의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을 비판하면서 DTI와 LTV 등의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2014년 7월 경제부총리에 취임한 직후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DTI와 LTV 등의 규제를 모두 완화했다. 최 전 부총리는 규제완화로 부동산값을 유지하는데 성공하긴 했지만 가계부채가 최근 1340조 원까지 급증하는데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유 후보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부동산정책을 고치는 것이 합당하다는 입장에 서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명확한 부동산 대책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로 근무하며 추진했던 정책을 미뤄볼 때 유승민 후보와 마찬가지로 가계부채 증가는 차단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부동산 활성화 보다는 규제 정책에 무게를 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홍 후보는 2013년 취임 당시 1조3000억원을 넘었던 경상남도의 채무 누적액을 3년여 만에 '0'로 만들었다.
시장이 대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것은 ‘불확실한 시장에 유연한 정책’ 내놓아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5·9 조기 대선에서 각 당의 경선을 통과한 대선 주자들은 지금까지 갈고 닦은 정책들을 가지고 선거에 나섰다.
부동산 시장도 다음 정권이 내놓을 부동산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정권 초기에 “주택시장이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부동산 과열기에 도입한 과도한 규제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장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
하지만 지난해 11.3 부동산 대책 당시에 정부가 분양시장의 과열에 대해 분양권 전매제한과 1순위 청약요건 강화 등의 강경책으로 대응하자 시장은 곧바로 냉각됐다. 이처럼 정부 정책이 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모두 유도할 수 있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 센터장은 공급 과잉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주택공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올해 인허가 물량이 50만호 내외로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몇 년간 이러한 수준의 공급이 지속될 수 있도록 유도해서 미분양 증가의 위험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인허가 물량의 감소는 경제성장에 기여도가 높은 건설투자의 감소를 의미하고, 2017년 하반기 또는 2018년부터 가시적인 감소세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건설경기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연착륙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향후 대책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시장은 지역별, 하위시장별로 차별화되고 있기 때문에, 주택시장 맞춤형 정책 개발로 시장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에 도입된 투기과열지구 등 시장관리 수단을 지역시장 맞춤형으로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조언이다. 즉 전매제한, 1순위 제한 등 청약제도, LTV, DTI 등 주택금융규제의 정책수단을 정책 강도별로 세분화해 적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가계의 급격한 원리금 상환 부담 요인이 되지 않도록 하고, 저성장 시대 사회진입 계층의 자산 형성과 주거비 경감을 위한 정책 방안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부정적 요인들이 주택수요를 위축시키고, 가계소비 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부동산 보유세 강화는 거래세 완화와 함께 조세정책의 틀에서 함께 검토돼야 한다며 보유세 강화만 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보유세 강화는 세금부담 증가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들의 주택 또는 토지 보유 의욕은 줄고 주택 매물이 증가할 수 있다. 전월세 가구 증가로 임차시장 불안도 가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자율적 조정 메커니즘을 강화하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건설·부동산 연구위원은 공공 임대주택 등이 아닌 민간주택에 대해서도 정부가 정책으로 이를 억제하려고만 하면서 시장원리를 무시하면 역효과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공공정책은 방향만 제시해야지 시장을 조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나 대신 거래세에 해당하는 취·등록세를 완화해 활발하게 거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박사는 DTI나 LTV는 완화 이전인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연구위원은 “집값 하락으로 인한 가계 부실화 문제가 있어 정책적으로 집값 하락을 유도하기는 어렵지만, 이제 규제 완화로 인한 부양 효과도 과거보다 주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제 부담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제문 창조도시경제연구소 소장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한다. 재산세를 비롯한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취등록세 및 양도 이후의 양도소득세의 부과요율은 낮춰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연말에 끝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의 경우, 재연장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지만 국토부에서 재유예 의사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며 “예정대로라면 2018년에 다시 시행되는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의 납부에 대해 이중과세라는 반대 의견이 많아 제도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도한 정책 개입은 시장을 악화시키고 일관성 없는 불안정적인 정책 도입도 시장에선 내성(耐性)이 돼 효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조기대선 정국에서 부동산 정책은 ‘주거안정’이라는 원론적인 말로 ‘표심(票心)’을 자극하는 수준에 그쳤다. 선심성 공약은 철저히 배제하면서 보다 시장 건전성에 대해 명확한 진단과 해결방안 또는 예방책이 만들어져야겠다.
5·9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
박천규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 센터장은 2017년 주택시장의 가장 큰 하방 압력 요인으로 주택공급 과잉 우려와 금리상승을 꼽았다. 인허가 기준으로 주택공급 물량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해서 37~39만호 수준으로 감소했다가 2015년 77만호로 크게 증가, 2016년에도 72만6000호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렇게 늘어난 인허가 물량은 평균적으로 약 25개월의 시차를 두고 준공 물량에 영향을 주게 된다. 계량분석 결과에 따르면 준공물량이 10~20% 증가할 경우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0.2~0.4%p 안팎으로 하락하는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올해 주택시장은 변동성이 크지 않은 비교적 안정된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 재건축 시장은 올해 연말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환수제의 유예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야 하는 단지 중심으로는 미미하지만 상승압력이 존재하고, 새 주택에 대한 실수요가 있지만 오래된 주택이 많은 부산, 제주 같은 지역은 국지적으로는 미미한 상승압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봤다. 2015~2016년에 공급된 주택의 입주가 본격화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격의 하락이 심화될 수도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어진 국내 ‘부동산 랠리’는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경기 활성화정책이 전세계적인 저금리 상황과 맞물리면서 나타난 것이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 시장의 ‘폭탄’으로 지목받고 있는 공급 과잉 문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의외로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금리나 정책 리스크가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수요와 직결되는 상업용 빌딩시장이 아닌 주택 시장을 경기 문제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 “게다가 경기 침체라고 말하기에는 최근 주식시장 상승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조선·해운 등 한계기업 외에 IT(정보기술)산업 등 국내 대기업들의 실적이 대체로 양호하다”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조기 대선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향후 규제 강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력이 존재하고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고 주택 금융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올해 주택시장은 변동성이 크지 않은 비교적 안정된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 재건축 시장은 올해 연말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환수제의 유예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야 하는 단지 중심으로는 미미하지만 상승압력이 존재하고, 새 주택에 대한 실수요가 있지만 오래된 주택이 많은 부산, 제주 같은 지역은 국지적으로는 미미한 상승압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봤다. 2015~2016년에 공급된 주택의 입주가 본격화되면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가격의 하락이 심화될 수도 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국내 ‘부동산 랠리’는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경기 활성화정책이 전 세계적인 저금리 상황과 맞물리면서 나타난 것이다. 이제문 창조도시경제연구소 소장은 올해 큰 폭의 부동산 가격조정이 일어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 소장은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집 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세가도 추가적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2015년 전국 아파트 및 주택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각각 4.9%, 7.0%로 전세난이 일면서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야겠다’는 인식이 확대됐다. 그는 “11.3 대책 이전의 분양시장은 분양권 시장이었다. 미래의 아파트가 권리로 유동화돼 거래되는 별도의 시장이었던 것”이라고 지난 시장의 가수요를 설명했다.
이후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집값 상승세가 둔화됐다.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입주물량의 증가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소위 ‘깡통전세’의 출현도 유의해야 한다. 그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부담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사업시행인가를 서두르고 있는 강남 4구(區)의 일부 지역에서의 재건축 이주수요로 반등이 있겠지만 일시적일 것이라고 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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