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제3의 다산택배' 불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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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8년06월01일 17시25분 ]

정부가 다산택배 논란의 후속조치로 지하주차장 높이개선을 약속했지만 당분간 신규 단지의 택배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비용과 제도적용 시점 탓에 향후 2~3년간 입주민들은 별도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1일 정부와 건설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다산택배 논란은 다산신도시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입주민을 대상으로 배송을 거부하는 택배기사들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요령을 전달한 문서가 공개되면서 발단이 됐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문서엔 택배기사가 단지 내 지상도로로 차량 진입이 안 되므로 아파트 밖으로 나와서 택배를 찾아가라고 하는 경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배송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적혀있었다.

이후 정부가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는 실버택배 활용방안을 내놓았지만 국민세금으로 이기적인 아파트 입주민들을 지원한다는 비판 속에 무산됐다.

국토부는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하주차장에서 찾고 있다. 지하주차장 입구의 높이가 택배차량보다 낮아 주민들이 원하는 지하배송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행 주차장법상 지하주차장 높이의 최저치는 40년째 2.3m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최근 택배기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트럭의 높이는 2.5m, 냉장기능까지 갖춘 탑차는 2.7m에 달한다. 높이 2.3m 지하주차장은 진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앞으로 신축되는 지상공원화 아파트는 택배 차량이 지하로 출입하도록 지하주차장 층고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현재 지상공원화를 추진 중인 신규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최저높이를 2.7m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지하주차장 층고를 2.6m 이상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조례를 개정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 당장 주차장법을 개선한다고 해도 현재 분양하거나 착공한 아파트단지에 적용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 단지를 포함해 현재 분양이나 착공하는 아파트단지에 살아야 할 앞으로 2~3년 동안의 입주민은 다산택배와 같은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엔 시행사나 건설사의 이해득실과도 맞물린다. 한 재건축단지 시공사 관계자는 "2.3m 최저기준으로 짓는 까닭은 지하주차장의 높이를 키우는 만큼 지하층고가 높아지게 돼 최종비용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택배문제를 인식하고도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최저치보다 높은 지하주차장을 짓지 못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분양가에 반영돼 그만큼 입주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건설업계와 입주민 부담으로 맞물리는 주차장 높이 문제는 국토부도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같은 문제점을 모두 해소할 최적의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차장법 개정 외에도 통합택배 등 다양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입주민 자치조직을 활성화하고 단지별 택배업체와의 독점계약 등을 활용하는 등 상호 협력적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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