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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1년05월30일 18시47분 ]
 <守岩칼럼>   안정적 주택공급하려면 분양보증 혁신 필요해
HUG, 서민의 주거안정 위해 주택분양 보증…여유자금 6.7兆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충남 당진시 채운동 대동다숲 아파트에 10여 년째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지금도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던 2009년만 생각하면 가슴이 콩닥거린다. “처음 아파트에 당첨되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업체가 부도났다는 연락을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다행히 분양보증 덕분에 공사가 마무리돼 잘 살고 있어요.”주택분양보증은 아파트 분양계약 후 사업자의 부도 및 사업 포기 등으로 분양이 이행될 수 없는 경우 아파트 준공을 책임지거나 분양계약자가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을 환급해 주는 제도다.

갑작스런 사고에서 국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선(先)분양하는 경우에는 사업자의 보증 가입을 법률로 의무화하고 있다.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발급 업무와 더불어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경기 변동에 민감한 건설업의 특성 때문에 주택분양보증 사고는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위기 시점에 집중 발생한다. 위기 전 호황기에 시장에서 쌓아올린 ‘버블’(거품)은 위기 때 피해 규모를 확대시킨다. 주택분양보증을 운영하려면 건설 및 금융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고도의 리스크 관리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HUG에 따르면 2006~2007년 2년간 HUG가 수취한 주택분양보증의 보증료는 약 8330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곧이어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건설경기가 악화되고 미분양이 속출해 2008~2010년 HUG는 2조3639억원을 주택분양보증의 보증 이행에 지출했다. 1993년 주택분양보증이 생긴 이후 27년간 이행한 전체 금액(4조2684억원)의 55%를 3년 동안 사용한 것이다.

그동안 쌓은 전문성과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HUG 관계자는 “주택분양보증은 국민의 필수재인 주택을 건설사 부도 등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국민경제를 지키는 사회안전망”이라며 “예금자 보호 및 금융제도의 안정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예금보험과 경제위기 등에 대비하는 안전기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HUG는 2000년 초반 적립한 준비금을 활용, 미분양주택 매입 등 건설사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3조4141억원을 사용했다. 주택분양보증의 보증 이행을 통해 서민경제를 보호하고 건설사 금융지원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화라는 공적 역할까지 수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HUG는 현재도 6조7546억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분양보증은 다양한 주택공급방안 뒷받침하는 보증생태계의 플랫폼으로서 성장해야

뿐만 아니라 한국은 주택보급률이 100%를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어 주거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부응해 정부는 2·4부동산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서울 32만호, 전국 83만호를 추가 공급하는 등 획기적인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이같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는데도 주택시장은 왜 불안정하고 주택공급 방향과 논의는 여전히 중요한가. 주택시장의 안정과 균형은 경제 및 금융시장의 변동, 가구분화, 자가보유율, 지역특성, 심리지수 및 정책 신뢰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누가 어떤 상품을 공급하고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되어야 하는지는 관점에 따라 해법도 다르게 제시된다. 그런데, 주택공급을 시장에만 맡기게 되면 미국의 생태학자 개릿 하딘이 주창한 ‘공유지의 비극’과 같이 시장이 실패하여 공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효율성, 공정성 및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정책을 통해 변동성을 줄이는 적절한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은 확실하다.

197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주택이 부족하게 되자 정부는 주택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선분양제, 주택분양보증, 청약저축, 주택기금 등을 도입하여 주택공급을 확대했다. 특히, 정보 비대칭적인 부동산시장에서 건설사, 금융기관 및 분양계약자 간의 금융시스템이 적절하게 작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주택분양보증의 덕분이다. 물론 과거에 시행착오로 인해 수업료도 톡톡히 치르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주택건설업계는 말뚝만 박으면 분양이 되던 시절의 후유증으로 대규모 미분양과 건설사 도산이 속출하는 등 손실이 심각하게 발생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택분양보증을 전담하던 주택사업공제조합의 부실로 이어져 결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출자하여 공공기관으로 전환했다.

지난 27년간 1034조원의 보증공급을 통해 국민의 주거안정에 기여해온 주택분양보증은 현재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주택시장은 주택수급 불안, 저성장시대, 양극화 심화, 노후주택 증가 등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또한, 한국형 주택분양보증을 벤치마킹하여 주택공급을 확대하고자 하는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아·태(亞太)지역 국가들로부터 주택분양보증의 경험과 제도를 전수해달라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이에 따라 주택분양보증은 정책보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신도시, 도시정비사업, 리모델링사업 등 다양한 주택공급방안을 뒷받침하는 보증생태계의 플랫폼으로서 성장해야 한다.

주택이 부족한 지역에 필요로 하는 수요자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건설사와 분양계약자, 금융기관 등 시장참여자에게 보다 많은 신용을 지원해야 한다. 주택금융과 주택보증의 연계, 공공성과 경쟁력 확보, 제도개선 등도 정책수요자인 국민의 관점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 또한, ‘보증은 비 올 때 튼튼한 우산이 되어야 한다’는 포용성도 중시돼야 한다.

이를 위한 변화의 해법은 ‘보증서비스 혁신’이다. 심사의 전문화 강화 및 투명성 확보, 적정 보증료 산정체계 구축,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보증 확대 등 기술과 서비스 융합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해외주택사업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 건설사 지원방안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주택분양보증의 혁신과 공공성 확보가 주택금융산업을 선진화하고 국민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토양이 될 것으로 본다. 

    한국부동산신문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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