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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1년06월07일 00시35분 ]
  1700兆 가계대출, 갈아타기 쉬워진다   
정부 주도 '대환대출 플랫폼' 10월부터 가동

은행 신용대출을 받은 소비자는 오는 10월부터 스마트폰 앱에서 다른 은행의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정부 주도로 ‘대출 갈아타기 프로세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기존 대출을 갈아탈 때 일일이 금융회사를 찾아다니며 한도와 금리를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이다. 1700조(兆)원에 달하는 국내 가계대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결제원 망 활용해 갈아타는 절차 모두 비대면 처리

 5월30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간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10월 은행 신용대출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연말까지는 제2금융권도 참여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결제원의 망을 활용해 갈아타는 절차를 자동화하기로 했다. 금융결제원은 이 프로세스를 은행과 핀테크업체 등이 비대면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소비자가 “기존 대출을 상환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응해야 한다. 소비자는 자신의 모든 대출을 조회하고 실시간으로 여러 금융사에서 금리를 제시받은 뒤 쉽게 갈아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금융사 간 금리 경쟁이 활성화되고 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 손쉽게 금리 비교…금융사간 경쟁 치열해질듯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금융사 가계대출 잔액은 3월말 기준 1765조원이다. 갈아타기 활성화를 통해 이자가 0.5%포인트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개인들은 연간 8조8000억원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다. 금융사가 전략적으로 대환대출 금리를 낮추고 업권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등 ‘머니무브(money move)’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장은 “대출 영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서비스”라고 말했다.핀테크사들은 반색하고 있지만 기존 금융사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종의 영업비밀인 대출 금리가 세세하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신용도에 따라 대출 금리 차이가 큰 제2금융권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앱으로 고금리 카드론을 싼 대출로…손품 팔면 이자 1~2%P 아낀다
모든 금융사 대출금리 한번에 비교…신용점수 맞게 대출 손쉽게 갈아타 금리부담 줄어들듯 

금융위원회가 7월 법정 최고금리 인하(연 24%→20%)와 8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본격 출범을 계기로 ‘대환대출 자동화 프로세스(일명 대출이동 서비스)’를 가동하기로 한 것은 금융회사의 금리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비자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개인은 플랫폼에서 각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금리와 한도를 비교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택하기만 하면 기존 대출상환과 새 상품으로의 갈아타기가 자동으로 이뤄지게 된다.

 
 ●대출 갈아타기 대중화시대 성큼

A은행에서 연 4%짜리 5000만원 신용대출을 쓰고 있는 직장인 K씨가 있다고 가정하자. 신용도가 올라 대출을 갈아타려는 김씨는 은행들을 돌며 대환 대출 금리를 알아보거나, A은행 측에 금리인하청구권을 사용한다고 통보해야 한다. 10월 대환 프로세스를 구현한 플랫폼이 출범하면 K씨는 손쉽게 여러 금융사의 대출을 비교한 뒤 최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금융사를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고, 대출을 갚는 절차도 기존 금융사와 새 금융사 간 가상계좌를 열어주고 돈을 갚는 것으로 자동으로 끝난다.개인 신용도별로 대출 상품을 비교해주는 서비스 자체는 새로운 게 아니다. 핀다, 토스, 페이코 등 13개 핀테크 업체가 대출 비교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각 핀테크 사업자와 제휴된 금융사 상품만 비교할 수 있고, 갈아타기 자동화 절차도 구현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금융결제원과 함께 갈아타기의 핵심 절차인 대출 확인과 상환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소비자는 신용점수에 맞춰 자유롭게 대출을 갈아탈 수 있고, 금융사 간 경쟁이 발생하면서 금리 부담도 한층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주도의 새 대환 프로세스는 시중은행은 물론 2금융업체들도 대부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의 모든 금융사가 제공하는 상품 중 가장 낮은 금리 상품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금융사와 소비자 간 ‘정보 비대칭성’ 때문에 소비자가 실제 신용도보다 높은 금리를 물어야 하는 ‘금리 단층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

 ●금리 경쟁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대환 대출 플랫폼이 가동되면 ‘이자 폭리’ 등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업체별, 업권별로 금리차가 컸던 2금융권의 영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파격적 금리를 제시하는 업체에 소비자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플랫폼 운영에 강점이 있는 빅테크 사업자들은 이 사업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금융위는 금융사와 갈아타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 간 수수료율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수수료율(대출액의 1.6~2.0%)의 절반 이하로 하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또 빅테크·핀테크는 금융사의 대출 정보를 이용하는 데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고, 이 수수료 총액만큼 기존 금융사의 회비(시스템 운영 비용)를 감면해주는 방안도 함께 추진 중이다.               


성공의 관건은 대환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금융사가 각종 금리 우대혜택을 포함한 실질 금리를 얼마나 제공할 것인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사들이 플랫폼에 참여하는 대신 대출 갈아타기를 막는 장치인 중도상환수수료율을 높여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2017년 이후 작년까지 4년간 받아간 중도상환 수수료 수입은 1조48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대출 경쟁의 무대가 영업점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함에 따라 앞으로 더 정확한 대출 데이터와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곳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경쟁사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던 대출 경쟁이 소비자 개인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우대혜택과 중도상환수수료 등을 알맞게 찾아주는 데이터 기반 개인화 서비스, 개인 재무 상태와 연계해 유불리를 따져주는 대출 컨설팅 서비스 등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부터 주택담보대출도 은행 안 가고 받을 수 있다
             베스트핀, 담보대출 플랫폼 '담비'…소득·담보 입력하면 금리 한눈에

뻐르면 오는 8월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도 온라인으로 여러 은행의 확정금리를 한 번에 비교하고 복잡한 대출 절차까지 앉아서 도움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담보물 확인, 근저당 설정 등 소비자가 ‘손품’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필수 대면 절차는 대출상담사가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도 나온다.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스타트업 베스트핀은 8월 부동산 담보대출 플랫폼 ‘담비’를 출시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은행을 직접 찾을 필요 없이 주담대와 전세대출의 금리 비교부터 상담, 신청, 관련 서류 제출까지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디지털화 바람에도 주담대는 비대면으로 100% 구현하기 어렵다. 신청 과정에서 대출금리를 온라인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정부 규제가 수시로 바뀌면서 대출 가능 여부나 정확한 한도를 산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담대 대부분이 주택 매매와 함께 이뤄져 소유권 이전, 근저당 설정, 임대차 확인 등 대면 절차가 반드시 필요했다.

 담비는 대출자 개인에게 맞는 은행별 대출 금리와 한도를 정확히 비교해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가 자신의 소득과 담보물, 변동·고정금리 여부 등을 입력하면 담비와 제휴한 은행들이 제시하는 실제 금리와 한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토스·핀다 등 주요 핀테크 플랫폼이 주담대 비교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공시된 상품의 평균적인 금리 정보만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 대면 확인이 꼭 필요한 절차는 대출상담사가 직접 소비자를 찾아가 대신 처리해준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담비는 해당 은행의 대출상담사를 소개해준다.
   
 ●대면 업무는 상담사가 대신 처리…비교 서비스 늘며 선택권도 확대

온라인 비교가 활성화하면 신용대출처럼 주담대도 은행 간 금리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 주은영 베스트핀 대표는 “신용대출은 다양한 비교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 5대 은행의 대출 점유율이 줄어드는 데 비해 주담대는 5대 은행이 8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주담대에도 온라인 비교가 활성화하면 소비자가 발품을 팔지 않아도 대출 상품을 고를 수 있어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10월 이후 정부가 구축한 대환 대출 프로세스가 다양한 플랫폼에 도입되고 마이데이터 서비스와도 결합하면 담비처럼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대출 서비스 업체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카카오처럼 이미 강력한 플랫폼을 갖춘 빅테크 기업들은 더 다양한 선택지가 열린다. 가령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 중인 네이버파이낸셜이 네이버 부동산과 손잡고 매물 검색과 대출 비교·대환대출 중개 등을 통합해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한국부동산신문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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