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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1년10월01일 05시55분 ]
    성남시의 환수 대장동 배당금 중 1830억은 서민택지 매각수익
   2018년 은수미 시장 당시 임대→분양 용도 변경…권은희 “서민 주거안정, 돈으로 바꿔”


경기도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받은 배당금 1830억원이 무주택 저소득층을 위한 1421세대 규모의 국민임대 주택부지를 팔아 마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국민임대주택 용도로는 땅이 팔리지 않자 공공분양 용도로 바꾼 뒤 매각했고, 이에 따른 수익이 성남시에 배당금으로 지급됐다. 정치권에서는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돈으로 바꿔 먹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9월27일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입수해 공개한 2020년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의 ‘판교 대장지구 임대아파트용지 처리 방안’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은수미 시장이 취임한 뒤인 2018년 6~7월 ‘대장동 배당수익 확보 방안’을 보고했다. 2017년 8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임대주택용지 매각공고를 9번 냈지만 모두 유찰되자 대책 마련을 강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8년 11월까지 일반분양 전환 등을 검토하며, 시장 비서실과 업무회의를 이어갔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8년 11월27일 ‘공사 개발사업 추진현황 및 개선방안 보고’를 통해 A10BL(60㎡ 이하 1200세대 규모) 부지를 분양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에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시행사 성남의뜰에 매각해 1830억 받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9년 2월14일 PFV(Project Financing Vehicle: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로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설립하는 서류형태로 존재하는 명목 회사(페이퍼 컴퍼니)) 주주협약 및 정관을 변경해 해당 부지의 매각대금이 애초 목표한 1822억원을 초과할 경우 그 전액의 배당 우선권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보유하도록 했다.

이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같은해 3월26일에는 PFV 현금배당으로 배당금 1830억원을 수령했다. 2019년 6~9월 사이에 토지 용도를 ‘임대’에서 ‘분양’으로 변경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국민임대용’이어서 수익성이 낮은 해당 부지가 좀처럼 팔리지 않자 아파트를 분양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조치한 것이다.

이와 관련, 성남시 측은 “유찰이 계속돼 6개월 이상 매각되지 않으면 분양방법을 전환할 수 있다”며 “애초 사업시행자(성남의뜰)가 해당 부지를 민간 분양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으나 공공분양과 공공임대를 함께 해 공공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당초 1200가구 국민임대 주택이 들어설 계획이었던 A10 부지에는 공공분양 749가구, 공공임대 374가구가 들어서게 됐다.
    
   ●공공환수 총 5511억 중 1830억…공원조성 기부채납 빼면 가장 커 

성남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그동안 대장동 개발로 모두 5511억 원을 공공 환수했다고 밝혔다. 이 중 부지사업 배당금은 1830억원으로 제1공단 공원 조성비(2561억 원) 다음으로 많다. 그러나 이마저도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빼앗아 마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 의원은 이와 관련 “저소득층의 주거안정과 ‘개발이익’을 바꿔 먹은 것”이라며 “민간업자에게 더 많은 특혜가 돌아가도록 설계한 것이 대장동 사업의 실체”라고 말했다.

사업기간 10년→3년 대폭 축소 대장동 개발…일대 땅값 단기간 '요동'
사업추진 본격화한 시점부터 대장동 지가변동률 '혼란'…서판교터널 개통 호재 선반영 되며 프리미엄만 10억원

대장동 개발사업(성남 판교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민관협동 방식으로 사업 기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일대 지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10년가량 내다보고 추진되는 택지개발에 성남시가 개입해 3년 정도 만에 추진되면서 특정인에게 과도하게 개발이익이 돌아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9월28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지가변동률은 2015년까지 1% 미만에 그쳤으나 2016년 대장지구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2.57% ▲2017년 3.58% ▲2018년 9.73% ▲2019년 6.98% ▲2020년 3.59% 등이다. 경기도 전체 지가변동률은 물론 성남 분당구 지가변동률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일원 92만481㎡ 부지에 5903가구, 인구 1만5938명을 수용하도록 계획된 1조5000억원 규모 대형 사업이다. 한 차례 부침을 겪었으나 2014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단기간 대장동 지가가 급등한 데에는 알짜 입지인 대장지구 개발이 여타 택지개발사업과 비교해 이례적으로 빨리 추진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5년 해당 지구를 미니신도시로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그해 7월 시행사 '성남의뜰'(SPC)을 설립했다. 이후 토지보상 등 인허가 절차 등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은 2017년 첫삽을 떴다.

불과 3년 정도만에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2021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됐다.대장지구와 인접한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일원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는 대장지구와 고기동 지가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대장동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갭이 커졌다"며 "현재 고기동은 3.3㎡(평)당 1400만원 정도지만 대장지구 내 필지는 평당 300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장지구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4평 기준 당시 분양가가 7억~8억원 수준이었는데 몇 년 새 프리미엄만 10억원이 붙었다"며 "서판교터널이 올해 개통하고 앞으로 인프라가 더 좋아질 거란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집값이 천정부지 올랐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에 민간 천문학적 이익…"민간 단독으론 불가능했을 사업"

문제는 이처럼 사업이 빨리 추진되면서 발생한 막대한 개발이익이 특정 투자자에게 집중됐
다는 점이다. 성남의뜰 보통주 지분을 들고 있는 AMC(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와 SK증권은 10%에도 못 미치는 지분을 들고 최근 3년간 4040억원의 배당이익을 챙겼다.

대장동 원주민들은 이곳 택지개발에 앞서 논·밭의 경우 평당 200만원 수준의 보상액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대장지구 일대 지가가 평당 600만~700만원을 호가하던 것을 감안하면 1/3 가격에 그친다. 이 때문에 성남시가 공공개발을 명목으로 시세 대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토지를 수용한 뒤 민간에 과도한 이익을 몰아준 게 아니냐는 지적과 비판이 쏟아진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단지
        
  ●속도전으로 인허가 난 선례 없는 사업에 특정 집단 특혜 의혹

전문가들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관협동 방식이 아닌 민간이 단독으로 택지개발을 추진했더라면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민간이 홀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토지보상 절차부터 난항을 겪었을 것"이라며 "공공이 개입해 사업을 같이 진행했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가시화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 "민관협동 사업으로 대장지구 개발이 이뤄졌고 거기에 대한 개발이익이 많이 발생했다면 그 이익은 개인에게 돌릴 게 아니라 주거복지 측면에서 사용하도록 했어야 한다"며 "성남시에선 리스크를 언급하는데 사업에 앞서 그런 리스크를 예측하지 못한 것 자체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문재인정부 들어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면서 개발이익이 더 많이 발생했다는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개발이 빨리 추진된 것도 영향이 있다"며 "대장지구 개발로 성남시민들의 주거여건이 개선된 부분도 분명하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가 SPC 지분 절반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추가이익을 하나도 거둬들이지 않은 데 대해선 여전히 의문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공영개발 말 믿었는데 업자들 배만 불려"… 대장동 원주민도 입주민도 분통 
원주민 이전 택지 분양하면서 수용가의 6배 넘는 돈 요구해…주민들 “사실상 땅 강탈 당했다”

“원주민 이전을 위한 택지를 분양하면서 수용가의 6배 넘는 3.3㎡당 1300만원을 요구하더군요. 공영개발을 믿고 150년간 조상 때부터 지켜온 선산과 고향 땅을 내놓았는데 업자들 배만 불렸습니다.”(대장지구 원주민 L씨)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못해 주민 부담이 늘었어요.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지만 사기를 당한 기분입니다.”(대장지구 입주민 K씨)
9월28일 오후 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는 번잡한 모습이었다. 단지 안팎으로 입주 축하 현수막과 함께 사업을 주도한 자산관리회사(AMC) ‘화천대유’의 난개발을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상가 등 막바지 부대시설 공사가 진행되면서 단지 안에선 덤프트럭과 레미콘차량 등이 오갔다. 

  ●난개발에 출퇴근마다 교통지옥

판교신도시에서 남쪽으로 3㎞가량 떨어져 ‘남판교’로 불리는 이곳은 지난 5월 이후 4개 단지, 3500여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지난 6월 입주했다는 H(32)씨는 “당초 예정된 송전탑 지중화가 이뤄지지 않고 출퇴근 시간마다 도로가 꽉 막히는 등 교통지옥을 연상시킨다”며 “중간에서 초과 이익금을 빼돌려 주민에게 돌아와야 할 혜택이 사라진 건 아니냐”고 되물었다.

다른 입주민 G(42)씨도 “부당하게 쓰인 이익금을 환수해 교통 개발에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서판교에 위치한 주식회사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현판
 

이곳을 떠난 원주민들도 억울하긴 매한가지다. 인근 경기 용인시 고기동으로 이주한 Y(72)씨는 “당시 공익 목적으로 주택을 건설한다고 해서 토지수용을 받아들였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마지막까지 반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보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는 Y씨는 조만간 성남시를 상대로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앞서 2020년 8월과 12월 대장동 원주민 5명과 38명은 대장지구 사업 시행을 맡은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환수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대장지구 개발 초기부터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Y씨는 “성남의뜰이 소송 취하를 종용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개발회사인 ‘씨세븐’이 추진한 민간개발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드나들면서 백지화했다. ‘민간업자한테 안 준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수용권 발동에 찬성했는데, 결국 수천억원대 공영수익금만 먼저 챙긴 뒤 ‘화천대유’에 넘긴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천화동인’의 소유주들, 개발전부터 현장 자주 오가

Y씨는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의 소유주들이 빈번하게 현장을 오갔다는 얘기도 전했다. 그는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등은 공영개발 이전부터 동네를 자주 찾았다. 공영개발로 바뀐 뒤에도 그랬다”며 “이들은 공영개발로 전환되기 전부터 이미 큰 그림을 그려놓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원주민이었던 L씨는 “수용가격이 당시 실거래가(700만원)의 반도 안 됐다. 땅을 강탈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장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곳에서 경작하며 살던 사람 중 주어진 보상금으로 이곳에 재정착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이 지사의 약속보다 2배가량 비싼 가격에 분양됐다. 정상적인 분양 과정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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