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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2년01월17일 21시03분 ]

두 대선후보의 운명, 가족과 배우자가 결정한다
·尹 후보부인 의혹과 논란판세 큰 영향국민 75% “·尹 가족 리스크’ 영향”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인물론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차기 대통령을 선택할 때 후보의 공약보다는 능력·도덕성 등 자질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가족 리스크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대장동 의혹을 두고 특검법 협상에 돌입했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에는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의 책임이 더 크다는 여론이 높았다.

세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 투표한다면 후보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을 가장 많이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39.6%가 ‘인물·능력·도덕성’이라고 답했다. ‘정책·공약’(31.5%)을 택한 응답자 비율보다 오차범위 밖으로 높았다. 이어 ‘소속 정당’(9.6%), ‘정치 경력’(7.5%), ‘주위 평가’(2.4%), ‘출신 지역’(1.0%), ‘학연·지연’ 등의 ‘개인적 연고’(0.8%) 순이었다. 다만 인물론은 이번 대선 핵심 유권자층으로 떠오른 2030보다는 40대 이상의 기성세대에게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18∼29세·30대는 인물·능력·도덕성보다 정책·공약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지만, 40대·50대·60세 이상에선 반대 양상이 펼쳐졌다. 지역별로는 유일하게 충청권(대전·세종·충청)에서만 인물·능력·도덕성(25.8%)보다 정책·공약(43.5%)을 택한 비율이 높았다.

지지 후보별로도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는 인물·능력·도덕성과 정책·공약 선택 비율이 각각 38.3%, 36.6%로 비슷했다. 반면 윤 후보 지지자 사이에서는 정책·공약(20.6%)보다 인물·능력·도덕성(40.8%)을 꼽은 응답자가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 후보 핵심 정치철학인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이 후보 지지자들과 문재인정부의 대척점에서 ‘윤석열식 공정·정의’를 외치는 윤 후보 지지자들의 성향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결과 이번 대선에 ‘비호감’ 꼬리표가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인물론 중시에 이어 이(李)·윤(尹) 두 후보의 가족 리스크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 응답자가 75%에 달해서다. “매우 영향을 미친다”는 30.7%, “대체로 영향을 미친다”는 44.3%였다.지지 정당별로 가족 리스크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8명 이상(83.1%)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응답은 13.6%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지지층도 “영향을 미친다”(66.7%)는 응답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28.6%)는 응답보다 높았지만, 민주당보다는 그 격차가 작았다.

부메랑이 된 가족 리스크·尹 뒤바뀐 아킬레스건’ 

정치권에선 대선 승패를 가를 핵심은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이·윤 후보는 그간 상대방에 펼친 최대 공격 포인트를 고스란히 되돌려받는 등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대선 정국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을 거치며 문재인정부 민심 이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내로남불’ 프레임에 휩싸였다. 윤 후보가 김씨의 허위 경력 의혹을 감싸는 모습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비리 관련 재판 내내 ‘입시 현실과 관행’을 강조했던 모습과 겹치면서다. 검찰총장 재직 당시 조 전 장관 자녀 허위 스펙 의혹을 수사하며 쌓은 ‘윤석열식 공정’에 균열이 생겼다.

결국 윤 후보는 12월17일 공식 사과에서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를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해야만 한다”고 언급했다. 김씨도 26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김씨 허위 경력 의혹은 ‘집안싸움’으로도 이어졌다.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전 공보단장이 김씨 의혹 관련 당 차원의 대응 방침을 놓고 충돌해 둘 다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은 데 이어, 당 안팎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 대표를 저격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당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졌다. 최근 김종인 총괄선대원장 전격 사퇴로 선대위 전면 개편을 하고 윤 후보와 이 대표가 극적인 화합을 이뤄냄으로써 추락하던 윤 후보의 지지율은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 후보는 장남 동호씨의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의혹이 불거지면서 ‘본부장(본인·부인·장모)’으로 대표됐던 윤 후보의 ‘가족 리스크’를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그간 형수 욕설, 혜경궁 김씨 등 또 다른 가족 리스크들은 앞서 이 후보가 치른 세 차례의 지방선거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을 거치며 풍화를 겪었지만, 장남 관련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후보는 발 빠른 사실인정과 공개 사과로 윤 후보와 차별화된 대응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선대위 안팎에선 “사과와 파장은 별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장남 관련 의혹에 대해 “성 관련 의혹, 수신제가(修身齊家) 등 야당의 공세로 형성된 이 후보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증폭될 수 있다”며 “사과 외엔 별다른 대응 전략이 없다는 것 또한 문제”라는 우려를 내놓았다.

배우자의 자질후보 선택에 영향 준다’ 68.3%배우자 호감도후보 선택에 영향” 55%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의 정권교체 여론이 부각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선거에서 후보자가 견인해야 하는 지지율은 3가지 요소(3P)에 달렸다. 이념(Philosophy), 사람(People), 정책(Policy)이다. 이를 통해 후보의 지지층을 견인하고 중간 유권자층인 부동층(Swing Voter)의 마음을 얻는다. 정권교체 여론과 관련해 이념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의 지지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사람(People)이다. 윤 후보는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정치 신인이다. 단 한 번의 국회 경험도 없이 단숨에 유력 대선후보 자리에 올랐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 관련한 불협화음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김종인 전 선대위 총괄상임위원장이 영입되기 전에 갈등이 있었고, 이준석 대표와 2차 갈등 이후 다시 봉합됐다. 또 연이어 배우자 김건희씨 리스크가 터졌지만 사과와 해명에 미적거리느라 지지율에 추가 부담이 됐다. 그런 데다 한 인터넷 매체 기자와 김건희 7시간 대화 녹취파일 일부 방송(1월17일 MBC ‘스트레이트’) 논란, 윤 후보 부부와 친분 있는 한 무속인(정재계에서 ‘건진 법사’로 알려짐)이 선대본에서 ‘고문’으로 활동 의혹 등 배우자 리스크가 줄지 않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12월17~18일 실시한 조사에서 ‘대선후보 배우자의 자질이 후보 선택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물었다. ‘영향을 준다’는 의견이 68.3%로 압도적이었다. MZ세대, 여성, 중도층도 60% 이상 영향이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특히 여성 유권자는 10명 중 7명 가량이 배우자의 자질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다. 배우자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에 이준석 당 대표와 2차 갈등이 초래되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되면서 윤 후보 지지율에 추가적으로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결국 사람과 관련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권교체 여론에 올라타지 못하는 상태가 발생한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후보 배우자에 대한 호감 여부가 지지할 대선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다. 전체적으로 절반이 넘는 55%가 ‘영향이 있다’는 응답이었고, ‘영향이 없다’는 의견은 37.7%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후보 간 대결 구도의 분수령이 될 50대에서 ‘영향이 있다’는 의견이 62.9%로 ‘영향이 없다’는 응답의 거의 2배 가까이 된다. 여성과 중도층은 각각 56.3%, 56.2%가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재명과 윤석열 두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사업과 고발 사주 의혹 등 굵직굵직한 논란이 있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은 배우자에게 쏠리고 있다.

김건희김혜경보다 비호감도 18%p 높아

이번 대선은 이념 투표와 이익 투표가 혼재된 선거다. 진보층과 보수층이 두 유력 후보 중심으로 나뉘어 치열한 대결을 펼치지만, 동시에 2030세대와 여성, 중도층에서는 이념보다 더 많은 이익과 혜택을 주는 후보를 선택하려는 속성이 나타난다. 우선 발견되는 추세는 ‘여성 유권자의 접전 양상’이다. 그래서 모든 유권자가 중요하지만 여성 유권자 표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를 받아 매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최종 본선 후보로 결정된 시점인 11월5~6일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는 여성 유권자층에서 40.5%를, 이재명 후보는 31.4%를 각각 얻어 윤 후보가 약 9%포인트 앞서는 결과였다. 그러나 가장 최근인 12월10~11일 조사에서 윤 후보는 42.8%, 이 후보는 38.1%로 불과 4.7%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김종인 총괄위원장, 이준석 당 대표와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했지만 시너지 효과는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배우자 김혜경씨와 동반 선거유세를 진행하고 있는 이 후보와 비교할 때 윤 후보에 대한 여성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후보의 배우자와 관련해 두 번째로 발견되는 사실은 ‘배우자의 높은 비호감’이다. 이번 대선은 후보 중심으로 판세가 전개되고 있다. 유력 후보인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각 분야의 정책·비전·공약을 내놓지만, 그다지 유권자의 관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선이 이겨야만 하는 프레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정책보다 후보자의 신상 평가에 대해 유권자의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 좋은 평가보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까닭이다. 후보만큼이나 비호감이 부풀어 오른 대상은 배우자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채널A의 의뢰를 받아 2021년 11월27~29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후보 배우자에 대해 호감이 가는지 아니면 호감이 가지 않는지’ 물어보았다. 전체적으로 이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씨는 비호감도가 38.7%이고,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비호감도는 56.7%로 나타났다. 김건희씨의 비호감도가 18%포인트 더 높은 결과다. 특히 김건희씨는 40대에서 비호감이 79.3%나 되고 50대에서 63.2%였다. 그리고 여성에서 56.1%, 중도층에서 56.2%나 된다.

대선후보의 배우자에 대해 세 번째로 분석되는 여론은 ‘이번 대선판에 대한 높은 영향’이다. 대통령 당선자의 배우자들은 선거에 눈에 보이지 않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이희호 여사는 여성 평등과 인권 신장을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장인의 색깔 논란에 대해 “그럼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는 발언으로 반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윤옥 여사는 활동적인 모습으로 긍정적 이미지를 전달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는 외향적인 모습으로 득표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삼경(四書三經) 중 하나인 『대학(大學)』의 마지막 장(章)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에 관한 것이다. 결국 『대학』이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평천하(平天下)다. 『대학』에 나오는 수기치인(修己治人)하는 8가지 조목(八條目)인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에서 그 최종목표는 ‘평천하’를 위한 것이다. ‘평천하’를 하기 위해서는 앞에 7가지 조목의 실천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 이번 대선의 두 유력 후보는 특히 ‘제가’ 부분이 잘 안된 것 같다. 이것이 안되고서 어떻게 ‘치국’으로 나아갈 수 있겠는가.

대선의 가족 리스크, 그 중에 배우자 문제는 ‘여성 유권자 접전 양상’ ‘배우자의 높은 비호감’ ‘대선판에 대한 높은 영향’을 볼 때 후보 배우자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가족과 배우자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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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윤홍대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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