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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2년01월31일 06시46분 ]
  집값 하락세…새 정부 규제완화가 변수, 호시우보(虎視牛步)해야
 설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대선후보들 규제완화 한목소리…집값 상승세 반전 재료 적잖아 

주택시장 침체의 터널 앞길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거래절벽’이 심해지고 가격 하락폭이 커지며 시장 온도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는 거대한 아파트 밀집촌이다. 2006~2008년 입주한 엘스 등 재건축 아파트 2만4000여 가구가 들어서 있다. 새해 들어 한 달이 지나가지만 28일까지 거래 신고된 건수가 단 한 건에 불과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부동산거래현황 분석 결과, 1월 들어 계약 건수가 1000건 정도로 예상된다. 2021년 1월 5700여 건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1000건은 통계를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적다. 거래가 2021년 10월부터 감소하더니 12월부터 2008년 금융위기 직후보다도 줄었다.

거래보다 늦게 움직이는 가격도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가격이 내린 하락 거래가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앞서 2021년 11월부터 전국·수도권·서울에서 모두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가 약세로 돌아섰다.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76㎡(이하 전용면적)가 11일 2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주택형의 2021년 최고가는 같은해 11월 26억3500만원이었다. 2개월 새 1억5000만원가량 빠졌다.

2021년 서울에서 아파트값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노원구도 상계동 노원현대 84㎡가 올 1월 초 지난해 최고가보다 1억원 가까이 내려간 금액에 거래됐다. 실거래가·중개업소 거래동향 등을 기준으로 한 한국부동산원 시세 통계도 이번 주 하락세를 나타냈다. 2020년 5월 넷째 주 이후 1년8개월만이다. KB국민은행 시세 통계는 아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세 통계도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하락세가 본격화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일시적 하락에 그칠 것이냐, 상승기를 마감하고 중·장기 하락장으로 들어서느냐다. 정부는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고 ‘중장기적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시장 일부에서도 ‘폭락’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후 영혼까지 끌어 모으듯 무리하게 자금을 동원해 집을 산 ‘영끌’ 30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집값 하락 불안감과 금리 상승으로 늘어난 대출 이자 부담 때문이다.

당장 가격을 다시 밀어 올릴 재료보다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악재가 두드러진다. 당장 집값을 떠받치는 유동성이 줄어든다. 새해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졌고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만만찮아졌다. 2021년 8월부터 1월 말까지 3차례 오른 기준금리는 올해 추가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7월 2.75%이던 신한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현재 3.89%로 1% 포인트 넘게 뛰었다. 신용등급별 최고 금리도 3%대에서 5%대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6~7%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미국 등 세계경제도 불안하다.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경제 충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공급과잉을 우려할 정도’라며 주택공급을 밀어붙이고 있다. 도심 공공주택복합사업·공공재개발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서울시도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계획만 요란한 게 아니라 실제 분양 물량도 쏟아진다. 정부는 올해 사전청약 7만 가구를 포함해 46만 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38만8000가구보다 20%가량 는 수치다. 특히 ‘분양 쓰나미’였던 2015~2016년 수준이다. 여기에 여야(與野) 대선후보들 모두 대대적인 주택공급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반전할 재료도 적지 않게 숨어있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다. 여야 대선 후보는 한목소리로 세제·대출·재건축 등 규제 완화를 외치고 있다. 1주택자 규제 완화는 확실하고, 다주택자 규제도 한시적이든 부분적이든 풀릴 것 같다. 대선 이후 새 정부의 규제 완화가 본격화하면 집값 상승 기대감을 되살릴 수 있다. GTX 등 지역 개발 공약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8월부터 돌아오기 시작하는 임대차 3법에 따른 전세계약 만기도 다소 잠잠해진 전세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매매시장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
     
          
직전 계약 대비 5% 오른 금액으로 살던 세입자가 수억 원씩 오른 전세 대신 매매로 돌아서면서 집값을 밀어 올릴 수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몇 개월새 시장 환경이 빠르게, 많이 달라지고 있어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막연한 기대나 불안을 버리고 섣부르게 나서기보다 시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호랑이 같이 예리하게 살피고 소처럼 신중하게 행동하는 호시우보(虎視牛步)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 5人 "집값, 대선 이후 다시 오르겠지만…상승폭 크지 않아" 
  공급난 여전한데 개발 공약까지…"서울 등 상승세 이어갈 것" 우세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서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아파트값 조정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1% 내려 1년8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하지만 부동산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설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공급 부족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선(3월)과 지방선거(6월) 과정에서 나온 개발 공약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택 매수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가능한 한 빨리’라는 의견과 ‘조급해하면 안 된다’는 신중론이 엇갈렸다.설문에 참여한 5명 중 3명은 설 이후 주택 매매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만성적인 공급 부족, 전세시장 불안 등 지난해 집값 상승을 일으켰던 시장 환경이 올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겠지만 대선 후 집값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란 응답도 한 명 있었다.



올해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줄어 3%를 밑돌 것이란 예측이 대부분이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만 서울 아파트값이 10% 이상(지방은 7%) 오를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서울 진입을 원하는 대기 수요는 여전히 풍부한 데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작년 같은 급등은 없겠지만 여전히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했다.2020년 7월31일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담은 새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되는 하반기 전셋값이 크게 올라 매매시장을 자극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전셋값이 상승하면 매매로 눈을 돌리는 실수요자가 늘 수밖에 없다”며 “최근 집값 조정세가 두드러진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의 6억원 안팎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일하게 집값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지난 2~3년간 집값이 너무 올라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고 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최근 하향 안정세가 뚜렷한 전셋값도 설 이후 매매가격 상승률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5명 중 3명이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년간 전·월세상한제(5% 룰)에 갇혀 있던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하면 시세와의 ‘키 맞추기’가 이뤄지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주택 매수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고 교수와 이 연구원은 “가능한 한 빨리”라고 했지만, 나머지 전문가들은 “집을 살 때가 아니다”(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서두를 필요 없다”(함 랩장) 등의 답을 내놨다. 심 교수는 “3기 신도시 등에 청약을 넣는 것은 괜찮지만, 대출을 끼고 기존 주택을 매수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유망 투자처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 제각각이 달랐다. 고 교수와 고 원장은 자영업 침체에도 투자 열기가 높은 ‘꼬마빌딩’을 추천했다. 이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으면서 교통망이 개선되고 있는 지역을 꼽았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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