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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2년02월18일 08시04분 ]
  대선공약-주택공급, 李‘공공’ 尹‘민간’…임대차법 ‘유지’vs‘개정’
대출규제-부동산 세제 완화는 비슷… 전문가 “구체적 실행안 빠져” 지적

3월9일 실시되는 대선은 ‘부동산 대선(不動産 大選)’으로 불릴 정도로 부동산 공약에 관심이 높다. 동아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2월6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차기 정부가 바꿔야 할 현 정부 정책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의 49.6%로 가장 많았다.대선을 한 달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 양대 후보의 부동산 공약을 중간 점검했다.

이들의 공약(公約)은 주택공급 확대와 대출·세금 규제 완화 등 큰 그림에서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하지만 공급 주체가 공공이냐 민간이냐 등의 공급 실현 방식이나 대출·세금 규제 완화의 속도나 폭에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이들은 ‘공급 폭탄’에 가까운 물량을 내걸었지만 재원 마련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숫자 경쟁’에 몰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 후보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만큼 부동산 공약을 놓고 정치권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李, 공급 약속한 주택 311만채 중… 100만채 이상 공공 기본주택 구상   
尹, 250만채 중 200만채 민간 공급…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적극적

   ●“공급 확대” 한목소리… ‘민간 vs 공공’ 갈려

이 후보는 311만 채, 윤 후보는 250만 채로 모두 대규모 공급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당초 ‘250만 채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윤 후보가 250만 채를 내세우자 기존 계획에 61만 채를 추가해 목표치를 올려 잡았다.누가 당선되든 공약이 실현될 경우 현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한 물량(206만 채)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경기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약 30만 채)의 10배 안팎의 물량이 된다.

‘역대급 공급’이지만 공급 주도 주체는 차이 난다. 이 후보는 주택 공급량의 3분의 1이 넘는 100만 채 이상을 공공이 주도하는 기본주택으로 공급하려 한다. 기본주택 공급처로 △김포공항 주변 9만 채 △용산공원 및 주변 10만 채 △국공유지 2만 채 △1호선 지하화 8만 채 등을 발표했다.

반면 윤 후보의 공공 주도 공급물량은 역세권 첫 집(20만 채)과 청년원가주택(30만 채) 등 총 50만 채다. 나머지 200만 채는 민간 주도로 짓는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해 200만 채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대폭 완화,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 정밀안전진단 면제 등을 공약했다.전문가들은 두 후보가 공급 확대를 내건 것은 긍정적이지만 공급 방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용적률 규제 완화가 대표적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역세권은 500% 이상 용적률이 가능하겠지만 재건축 단지에 500%를 적용하면 주거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두 후보 모두 숫자는 화려하지만 구체적 실행 방안이 언급되지 않았다”며 “3기 신도시에서 보듯 공급 계획이 현실화되려면 (주민 동의 등) 여러 절차가 필요해 임기 내 실현이 될지는 미지수다”라고 했다.

 ●‘대출규제·부동산 세제 완화’ 한목소리

부동산 세제는 두 후보 모두 문재인 정부보다 규제를 완화하는 공약을 내놨다. 다만 속도와 폭에서 차이가 난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이 후보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1년, 윤 후보는 2년을 각각 유예하겠다고 했다. 공시가격도 이 후보는 올해 보유세 산정에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겠다고 밝혔고, 윤 후보는 2020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임대차법 개정을 두고서도 의견이 갈린다. 이 후보는 유보를, 윤 후보는 개정을 주장한다. 이 후보는 임대차법은 세입자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초기 혼란은 일시적 문제라는 입장인 반면에 윤 후보는 당선시 가장 먼저 손볼 부동산 정책으로 임대차법을 꼽았다.



크게보기전문가들은 시장에서 매물이 풀리고 거래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내려면 규제 완화의 폭과 속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세 부담을 강화해 누가 당선되든 지금보다는 세 부담을 완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보유세가 대폭 오른 만큼 거래세를 더 확실하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정부가 다주택자의 양도세를 중과했다가 다시 완화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을 해친다”며 “다주택자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것인지 근본적으로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세제 개편이 필요한데 현 공약들에선 이런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수도권 표심=부동산”…李 311만호 공급폭탄 통할까 

설 연휴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수도권에 `올인`했다. 그 중 전국 311만호 주택공급과 LTV(주택담보대출비율) 90% 완화를 핵심으로 한 부동산 공약 발표는 이 후보의 최후의 카드 중 한 장이었다. 부동산은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이면서도 정면승부 해야 할 난제이기 때문이다.

●서울에 48만호, 경기·인천에 28만호…수도권에만 258만호 대규모 공급 폭탄

이 후보는 1월23일 경기 의왕 어울림센터에서 `부동산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인할 수 없는 실패”라고 진단하며 또다시 고개 숙여 사과했다.이 후보는 “`공급 과잉`이라는 말을 하더라도 반드시 내 집 마련 꿈을 위해 대량 공급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기존 서울 지역 주택 공급을 48만호 늘리는 등 문 정부의 주택 공급계획보다 무려 105만호를 추가로 짓는 대규모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문 정부의 206만호 주택 공급 정책에 더해 총 311만호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이 중 공공택지는 정부계획 12만호에 △김포공항 주변(공항존치) 총 20만호 중 8만호 △용산공원 일부 부지와 주변 반환부지 10만호 △태릉·홍릉·창동 등 국공유지 2만호 △1호선 지하화로 8만호 등 신규택지 28만호를 추가해 총 40만호가 공급될 예정이다. 기존택지 재정비에 의한 공급은 기존 계획 21만호에 재개발·재건축과 리모델링 규제 완화로 10만호, 노후 영구임대단지 재건축으로 10만호를 추가해 총 41만호의 공급이 이뤄진다.경기도와 인천에는 정부계획 123만호에 28만호를 추가해 151만호를 공급, 그 외 지역에는 정부계획 24만호에 29만호를 추가해 총 53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반값 아파트·LTV 90% 완화까지…`부동산 의제` 선점

분양원가 공개제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통해 인근 시세의 절반 정도인 `반값 아파트`의 공급도 약속했다. 원가가 평당 1000만원 수준이기에 현재 분양되고 있는 평당 2000만원 수준보다 절반 정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LTV는 최대 90%까지 늘린다. 이 후보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지역·면적·가격 등을 고려해 LTV를 최대 90%까지 인정하는 등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취득세 부담도 3억원 이하 주택은 면제해주고 6억원 이하는 절반으로 경감할 계획이다.

더불어 청년층의 주택 구매를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신규공급 물량의 30%를 무주택 청년들에게 우선 배정하며 특히 용산공원 인근 주택은 전량 청년기본주택으로 공급할 방침이다.앞서 1주택 고령층 종합부동산세 유예·일시적 2주택자의 종부세 완화·올해 재산세 동결·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 등 부동산 세제 감세를 공약한바 이 후보는 준비한 모든 부동산 카드를 다 꺼내놓은 셈이다.

●오히려 하향세인 수도권…전문가 “단순 부동산 문제만은 아냐”

사과에 이은 `대규모 공급`과 `금융대책`까지 제시했지만 여전히 수도권 민심잡기는 난항이다.이미 26번이나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가격을 잠재우지 못한 민주당에 대한 불신이 이미 민심에 자리 잡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LTV 90% 완화는 또 다른 투기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부작용도 있어 이 후보의 회심의 부동산 정책이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250만호 대규모 공급 정책에 원가주택·역세권 인근 첫 집 공약·종부세 전면 재검토 방침 등을 내세우자 양당 후보 간 큰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민은 더 이상 몇 만호를 건설하는데 그렇게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지금으로선 세제를 강조한 `시장 친화적`인 모습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 또한 단순 이 후보의 부동산 정책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며 “대장동 이슈와 더불어 가족 문제 등으로 인해 굳은 이미지 형성이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 설명했다.

 尹 "용적률 등 규제 풀어 민간 공급 확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집권 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을 높여 민간 주택 공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2월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가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품질, 원하는 형태의 집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안정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주도로 200만호, 공공주도로 50만호, 총 250만호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민간공급을 늘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푸는 것을 검토한다. 윤 후보는 “박원순 시장 때 부동산 공급을 억제하다 보니 서울의 집값이 상승했고, 이것이 수도권ㆍ전국의 집값 상승을 리드했다”며 “주택 공급은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데, 재건축·재개발 요건을 완화하고 용적률을 높여주면서 지속적인 민간 공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세보다 싼 ‘원가주택’, 공공분양주택 ‘역세권 첫 집’으로 공공성을 높인다. 원가주택은 시세보다 싼 원가로 주택을 분양한 뒤 5년 이상 거주하면 국가에 매각해 시세 차익의 70% 이상을 보장받도록 한 주택이고, 역세권 첫 집은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 무주택 가구를 위한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윤 후보는 “서울의 미활용 국공유지와 신도시·수도권의 광역철도·지하철역 인근에 짓게 될 것”이라며 “1인·2인·다인용 등 주택 수요에 맞게 공공주택을 공급하고, 분양할 때 젊은 세대에는 주택담보 대출시 담보인정비율(LTV)도 올려주겠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부동산 공급 확대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주면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집에 대한 수요함수는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커지는 그런 식의 함수가 아니다”라며 “가격 상승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집값 자체가 높아도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면 수요가 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급을 꾸준히 늘려준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던지면, 집값이 진정될 거라는 판단이 들것이고, 그만큼 수요도 줄게 된다”라고 덧  붙였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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