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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2년05월19일 08시41분 ]
2년 만에 3억 올랐다…전세대란 ‘폭풍전야’
서울 6개 주요 아파트단지 계약갱신청구 전세 분석…"이자만 月100만원" 세입자 비명

오는 8월 계약갱신청구권이 끝나는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전세 세입자(전용면적 84㎡ 기준)는 최소 3억원 이상 올려줘야 계약 연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에서 계약갱신이 끝나는 전세 물량은 8월부터 1년간 월평균 6000가구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보다 1만1000가구 줄어든 새 아파트 입주 물량, 사상 최대로 벌어진 매매·전세 가격 격차까지 겹쳐 하반기 전세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월부터 月6000가구 계약만료…하반기 전세시장 큰 혼란 우려

5월12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핵심 주거지 6개 단지(반포자이, 은마,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헬리오시티,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우장산힐스테이트·전용 84㎡ 기준)의 최근 1년간 전세계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 갱신청구권 행사 전셋값과 일반계약의 차이는 평균 2억7000만원이었다. 갱신청구 기간이 끝나는 전세 세입자가 같은 집에 거주하기 위해 올려줘야 할 최소 인상폭인 셈이다.

강남권 대표 단지인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5㎡ 전세는 갱신청구권 전셋값(평균 13억8000만원)과 신규 전셋값(17억1900만원)의 격차가 평균 3억3800여만원으로 확인됐다. 신규 계약 최고가(22억원)와 갱신청구 최저가(11억5000만원)의 격차는 10억5000만원에 달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갱신청구 아파트(6억3200만원)와 신규(9억5000만원) 전세의 평균 가격 차가 3억1800만원이었다.

헬리오시티는 3억500만원,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각각 2억5300만원, 2억4500만원이 차이 났다. 최근의 금리 인상을 고려하면 계약 연장 시 최소 월 100만원 이상의 이자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2020년 7월 30일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은 올 8월부터 첫 만기가 도래한다. 8월부터 1년간 나올 갱신청구 전세계약은 7만1000건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공급 가뭄까지 겹친 상황이다. 올해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1년보다 1만1272가구 감소한 2만1417가구에 그친다. 2013년 이후 9년 만의 최저 규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격 차가 큰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상까지 겹쳐 세입자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포자이 같은 평형인데 계약갱신 전세는 11.5억, 신규는 22억
  임대차법이 부른 시장왜곡…세입자들 "오른 전셋값 마련 걱정…잔인한 8월"

단일 단지로 국내 최대 규모(9510가구)인 헬리오시티는 2018년 12월 입주 당시 전용면적 84㎡ 전셋값이 6억원대에 불과했다. 워낙 대단지라 주변 시세보다 전셋값이 낮았다. 입주 후 첫 재계약 시점을 앞둔 2020년 8월 임대차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되자 유난히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컸던 배경이다. 그 여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헬리오시티 전셋값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가격(평균 8억6400만원), 신규 가격(11억6900만원), 계약은 갱신했지만 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가격(9억6600만원)으로 삼중화됐다.

     
                    
 
 ●청구권 끝난 세입자 “걱정 태산”

오는 8월 계약갱신청구 소진 전세 물량 출회와 9년 만의 공급 가뭄, 매매·전세 가격 격차 등으로 서울 전세 시장이 유례없는 ‘3각 파도’를 동시에 맞게 됐다.5월12일 서울시에 따르면 8월부터 내년 7월까지 1년간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전세 물량 7만1000가구가 시장에 나온다. 서울 전체 거래량의 15%에 이른다.

한경이 2021년 6월부터 현재까지 국토교통부에 신고한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전셋값은 신규 전세 계약가(평균 17억1900만원), 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기존 일반계약(15억5800만원), 청구권을 사용한 전셋값(13억8000만원)으로 삼중화됐다.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신규 계약 시 평균 9억5000만원, 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으면 평균 7억1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청구권을 쓰면 평균 6억3200만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청구권을 소진한 세입자는 3억원가량의 자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비강남 지역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신규 계약(10억4600만원)과 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재계약(9억원), 5%만 인상한 계약(7억9300만원)으로 가격이 형성됐다.

 ●전세 물량은 줄고 거래는 최고가 속출

공급 가뭄까지 겹쳐 최근 전세 최고가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반포센트럴자이 전용 114㎡ 전세는 지난 5일 보증금 21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역대 최고가로, 직전 전셋값(19억원)보다 2억원이나 올랐다.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2차’는 3월 말 전용 146㎡ 전세가 역대 최고가인 16억원에 계약됐다.

동작구 G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이달 들어 전셋값을 5000만원씩 올렸다”며 “전세 물량은 나오는 대로 소진돼 거의 없다”고 말했다.대출 규제 정상화로 전셋값 인상분을 대출받기는 수월해졌지만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 현재 3~4%대인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 연말 5%대까지 오를 전망이다. 1억원당 월 40만원, 3억원이면 월 120만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9억원 초과 1주택자는 여전히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없어 본인 집 전셋값을 올려 전셋값 인상분을 충당해야 하는 만큼 연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수급 최악…입주 가뭄 지속

향후 전셋값을 자극하는 요인은 한둘이 아니다. 수급 모두 최악이다. 2021년 서울지역 입주 물량은 9년 내 최저 규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물량은 2만1417가구로 추정된다. 2013년(2만768가구)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고 작년(3만2689가구)에 비해선 1만 가구 이상(34%) 감소했다. 2023년(2만3975가구)과 2024년(1만1181가구)에도 입주가뭄은 지속된다.전셋값과 매매가 차이가 6억원 이상 벌어진 것도 자극 요인으로 꼽힌다. 집값 급등으로 매매로 갈아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7722만원으로, 전셋값 평균 6억7570만원과 차이가 6억원에 달한다. 5년 전 전세·매매 차이는 1억9000만원 수준이었다.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투자 수요가 포함된 매매와 달리 전세 시장은 철저히 실수요로 움직이기 때문에 공급과 수요에 민감한데 수급 상황이 악화일로”라고 우려했다.

 지방에선 '깡통전세' 속출…보증금 사고액 사상 최대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지방 중소도시에서 깡통전세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 지방 아파트값이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전세가가 매매가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올 들어 4월까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금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전세가 급등 부작용이 지방에서부터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월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 중소도시의 전세가율은 지난해 11월(76.9%)부터 올해 3월(77.1%)까지 상승세다. 반면 수도권은 같은 기간 0.2%포인트(63.8%→63.6%) 감소했다. 지방은 4~5월에도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지방 중소도시 매매가격지수는 4월 첫째주 106.1에서 5월 첫째주 106.2로 0.1포인트 올랐다. 충남, 전남 등지의 전세가격지수도 0.2포인트(104.9→105.1) 상승했다.

이로 인해 일부 지방 단지에서는 전세가가 매매가를 앞서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경남 김해시 대청동 ‘갑오마을4단지부영’(2002년 준공·760가구)의 전용면적 80㎡(4층)는 3월 1억7850만원에 매매된 뒤 다음달 보증금 1억9500만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1650만원의 마이너스 갭이 발생한 셈이다. 경북 구미시 옥계동 ‘대동한마음타운’(1995년 준공·690가구)의 전용 59㎡(8층)는 2월 7700만원에 팔린 뒤 4월 1500만원 높은 92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마이너스 갭 거래가 나오면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깡통전세가 증가하면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전세금반환보증보험 사고액도 증가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1~4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액수는 2018억원이다. 사고액이 연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1556억원)에 비해 22.8%(462억원) 증가한 규모다.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방의 매매가는 고점이 지나 상승세가 잠잠해졌지만, 전셋값은 아직 억눌려 있어 오는 8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이 종료된 매물이 등장하면서 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암(守岩)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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