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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2년05월06일 09시10분 ]
 한국, 주담대 금리 13년만에 7%대 진입 가능성 
미국 금리 빅스텝 시작…한국, 인상압박 커졌다…금리인상기 재테크는? 

볼커식(式) ‘거인의 발걸음’은 없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며 빅스텝을 밟았지만 볼커를 따르지는 않았다. 

파월은 한동안 전 Fed 의장이자 전설적인 인플레이션 파이터인 ‘폴 볼커’를 자주 소환했다. 파월이 볼커의 길을 선택할까 봐 시장이 두려워했던 이유다. 하지만 긴축의 강도는 시장이 긴장했던 것보다는 약했다. 특히 파월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명확하게 선을 그으며 볼커의 길은 일단 보류했다는 평가다.

Fed는 5월3~4일(현지시간) 열린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1.0%로 0.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재임하던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이다. 여기에 더해 Fed는 6월부터 대차대조표(B/S)를 축소하는 양적긴축(QT)을 시작한다.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재투자하지 않는 대신 소멸시키는 방식으로 시장에 풀어 있는 돈을 거둬들인다. 국채 시장의 ‘큰손’이었던 Fed가 발을 빼며 유동성이 마르면 긴축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Fed의 계획에 따르면 6월부터 3개월간 국채와 MBS를 각각 300억 달러와 175억 달러씩 매달 총 475억 달러의 자산을 줄여 나간다. 3개월 뒤인 9월부터는 그 규모를 매달 각각 600억 달러, 350억 달러씩 총 950억 달러로 늘린다. 파월은 “QT를 계획대로 진행하면 1년간 기준금리를0.25%포인트 인상하는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은 한동안 전 Fed 의장이자 전설적인 인플레이션 파이터인 ‘폴 볼커’를 자주 소환했다. 파월이 볼커의 길을 선택할까 봐 시장이 두려워했던 이유다. 하지만 긴축의 강도는 시장이 긴장했던 것보다는 약했다. 특히 파월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명확하게 선을 그으며 볼커의 길은 일단 보류했다는 평가다.

 ●현재 6% 중반 주담대 더 오를 듯…美 4월 소비자물가지수 안잡히면 Fed 금리인상 보폭 더 넓힐 수도

Fed의 빅스텝에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Fed의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이 시간문제인 데다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도 커진다. 게다가 미국의 긴축에 따른 원화 약세 등으로 인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취임 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를 것이기 때문에 격차가 줄거나 역전될 가능성은 당연히 있다”며 “자본 유출은 금리뿐 아니라 환율 변화에 대한 기대 심리, 경제 전체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등 여러 변수에 달려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금방 유출이 일어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 가치 절하가 물가에 주는 영향을 조금 더 우려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한국 기준금리 인상→국내 은행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대출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금융업계에서는 2021년 말 4.9%대에서 현재 6% 중반까지 오른 혼합형(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상단 기준)가 조만간 7%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이렇게 되면 이 금리는 2009년 이후 13년 만에 7%대에 진입하게 된다.

파월은 긴축의 채찍을 휘두르면서도 시장에 ‘당근’도 제시했다. 자이언트 스텝 여부를 묻는 말에 “FOMC는 0.75%포인트 인상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추후 몇 차례 회의에서 0.5%포인트 추가 인상을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게 FOMC의 대체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이언트 스텝’ 대신 ‘점보 스텝’(0.5%포인트씩 두 번 이상 인상)을 밟겠다는 것이다. 파월의 발언대로면 오는 7월 미국의 기준금리는 1.75~2.0% 수준에 이른다. 지난 3월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1.9%)상의 전망치보다는 빠르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6·7월 FOMC가 각각 0.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하며 2022년 6월까지 기준금리가 3.0~3.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경기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가계와 기업의 재정 상태가 양호하고 초과 저축이 존재하며, 노동시장은 매우 강력해 경기 침체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연착륙할 좋은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도 거들었다. 옐런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시장의 우려와 다르게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의 자신감과 ‘볼커 노선 포기’에 대한 전문가와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WSJ은 이날 사설에서 파월이 “볼커의 길을 접어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볼커의 교훈은 Fed가 인플레이션 타개를 결정했을 때 그걸 하는 게 낫다는 것”이라며 “기다리면 더 나빠진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월가의 경기 전망도 비관적이다. 5월3일(현지시간) CNBC가 경제학자와 펀드매니저, 투자전략가 등 시장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7%가 Fed가 물가를 잡는 동시에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는 ‘연착륙’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본 응답자는 33%에 불과했다.

특히 Fed가 직면한 난제는 물가다. 길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봉쇄정책이 공급망 문제를 심화시켜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첫 번째 변수는 오는 1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6~7월 자이언트 스텝이나 오는 9월 FOMC부터 베이비스텝(0.25% 인상) 회귀 여부는 향후 물가 전개 방향에 달려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3월 정점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나면 어느 시점에나 0.75%포인트 인상을 본격적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천천히 올리면 韓·美금리 역전…빅스텝 땐 경제침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추격전에 불이 붙었다. Fed가 22년 만에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미국이 긴축의 보폭을 키우며, 한은이 5월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더 커졌다.

물가만큼이나 한은을 금리 인상으로 끌어당기는 건 한·미(韓美) 간 좁아지는 금리 차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몇 차례 회의에서 0.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하는 데 대한 광범위한 공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파월의 말처럼 Fed가 6월과 7월 두 차례 빅스텝을 밟으면 한·미 간 기준금리는 역전될 수 있다. 특히 한은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Fed가 6월 FOMC에서 0.5%포인트를 인상하면, 당장 다음 달에 한·미의 기준금리는 상단(1.5%)이 같아진다. 한국은 6월에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가 열리지 않는다.

한은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는 빅스텝을 밟는 Fed를 따돌리기 쉽지 않다. 미국이 6월과 7월 빅스텝을 밟고, 남은 9월·11월·12월 회의 때마다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면 올해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2.5~2.75% 수준이 된다.

만약 한은이 남은 5번의 금통위(5월·7월·8월·10월·11월) 때마다 금리를 매번 0.25%포인트씩 쉬지 않고 올려도 올해 말 기준금리는 연 2.75%로 미국과 기준금리 상단이 같아진다. 이런 상황 속 미국이 9월과 11월, 12월에 빅스텝을 한 번 이상 밟거나 한은이 남은 금통위에서 모두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는 역전된다.

한·미 간 기준금리가 좁혀지거나 역전되면 원화 약세(환율 상승)가 더 심화할 수 있다. 국내에 들어왔던 자금이 빠져나가며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어서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 등으로 사오는 유가나 수입품이 더 비싸지게 돼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자료:통계청,미노동부

금통위원들도 미국과 좁아지는 금리 차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난 3일 공개된 4월 금통위 회의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이 한두 달 전 예상했던 것보다 속도가 빠르고 조정 폭이 커질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은이 빅스텝을 밟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가계 빚이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862조원까지 불어났다. 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5월과 7월 소비와 수출이 괜찮으면 한은도 빅스텝을 밟을 여건은 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가계 부채가 지나치게 불어난 데다 경기 침체 등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치솟는 물가가 빅스텝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 교수는 “Fed가 계속 빅스텝을 밟을 경우 한은도 베이비 스텝을 계속 고수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빅스텝으로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확실히 누른 다음,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상환, 주식 줄여 빚 갚아야…정기예금은 3개월 단위 가입 바람직”

2020년 말 서울 동대문구의 아파트(6억원 상당)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해 산 직장인 K(32)씨는 속절없이 불어나는 이자 때문에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영끌’한 신용대출 금리(연 3.65%)가 조만간 5%를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전세금으로 3억5000만원을 마련한 그는 신용대출과 저축한 돈으로 차액을 메웠다. 매달 갚는 원리금(235만원)은 이미 월급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금리가 더 뛰면 이자 부담은 15만원 가량 더 늘어난다. K씨는 “이자를 내고 난 뒤 통장 잔액 0원에 맞춰 살고 있다”며 “앞으로 이자가 더 오르면 아르바이트라도 알아봐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영끌’족의 잠 못 드는 밤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 긴축의 가속페달을 세게 밟은 미 Fed발(發)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가 줄줄이 치솟으며 ‘이자 폭탄’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금리가 높은 대출은 조기에 상환하고, 이자 수익을 높일 예금 상품을 따져보는 등 자금 운용 계획을 조정할 필요성이 커진다.
          
자료:국민,우리,하나,신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대로 근접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4대 시중은행(국민·하나·신한·우리)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02~6.52%를 기록했다. 2021년 8월 말(연 2.92~4.42%)보다는 상·하단이 각각 2.1%포인트와 1.1%포인트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연 3.02~ 4.17%→3.50~4.94%)와 주담대 변동금리(연 2.62~4.19%→3.42~4.92%)도 큰 폭으로 오르며 연 5%대 수준을 코앞에 뒀다.

대출금리가 연일 치솟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대출 조달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말 연 2.259%에서 지난 4일 연 3.643%로 1.39%포인트 뛰었다. 주담대 변동금리 지표금리인 신규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는 지난해 말 연 1.55%에서 지난 3월 연 1.72%를 기록해 2019년 6월(1.78%) 이후 3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60조9000억원)이 2020년 말보다 3조2000억원 늘어난다. 대출자 1인당 연이자부담(305만8000원)은 16만1000원 늘어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가계는 연초보다 더 늘었다. 한은이 발표한 ‘2022년 3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 3월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 중 변동금리의 비중은 80.5%로 지난 1월(76.3%)보다 4.2%포인트 확대됐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강남금융센터PB는 “금리가 높고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 등 대출 상품은 일부 상환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다만 이후에 다시 돈을 빌리려 할 때는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자금계획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본부장도 “또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내외 시장 변동성이 클 때는 주식투자 비중을 줄여 대출을 갚는 데 활용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자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예금 상품도 눈여겨보는 게 좋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는 “금리 상승세를 예금 상품으로 누리려면 3개월 단위의 (회전식)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수암(守岩)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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