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매물증가 거래급감...집값 본격 조정 올까
서울 미분양 한달새 두배 증가…매수세 없어 매물 37% 늘어…청약 경쟁률도 4분의1로 하락
정부의 규제, 기준 금리와 원자재값 인상,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며 부동산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서울 미분양 가구와 매물은 빠르게 늘고 있고, 집값 역시 연초 이후 주춤하며 시장 관망세가 늘어 '거래절벽'이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시장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실수요자라면 청약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노릴 것을 조언하고 있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미분양 주택은 총 360가구로 전월(180건) 대비 2배 급증했다. 서울 미분양 주택은 1년 전인 2021년 4월 76가구를 기록한 후 올해 2월 47가구까지 급감했지만 아파트 매매시장이 올해 들어 침체기를 이어가자 그 여파가 전달되며 3월부터 급증하는 추세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1년 전만 해도 서울에서 아파트 분양을 하면 미분양을 걱정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입지나 주변 시설이 좋지 않은 곳들이나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분양가격이 높은 곳은 투자자들 외면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연초 이후 5월27일 현재 서울 아파트 청약 평균 경쟁률은 29.94대1을 기록했다. 2021년 같은 기간 115.63대1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4분의 1 정도로 줄어든 셈이다.서울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가격 또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연초 이후 이달 23일 현재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1.67%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로 확대해보면 작년 같은 기간에 5.28% 올랐지만 올해는 0.01% 떨어져 시장 상황이 급격하게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서울은 다주택자 매물 증가 등으로 외곽 지역이 먼저 떨어지는 전형적인 하락장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이달 23일 기준 서울 외곽인 성북 -0.71%, 은평 -0.4%, 도봉 -0.39%, 노원 -0.37%, 강북 -0.37%, 금천 -0.15%, 관악 -0.14% 등이 전년 대비 하락폭이 큰 가운데, 서초 0.51%, 강남 0.3% 등 강남권과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된 용산은 0.34%로 아직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물은 쌓이지만 거래량은 감소하는 '거래절벽' 현상 역시 부동산시장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연초 이후 5월29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5198건에서 6만1866건으로 36.8%나 증가했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방침을 밝힌 지난 3월31일 이후로는 서울 19.9%, 경기 19.3%, 인천 21.9% 등으로 늘었다.
향후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 심리로 매수세가 급감하자 전체 거래량 또한 역대 최소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2월 814건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한 후 3월(1435건)과 4월(1729건)에 조금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5월(884건)에는 시장 관망세가 커지며 다시 주춤하는 상황이다. 계약 후 30일 이내에 거래 신고를 하면 되기 때문에 5월 수치는 6월까지 늘어날 수 있지만 큰 회복세를 보이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토교통부는 6월 분양가상한제와 전세대책 등을 발표하며 시장 안정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값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정부가 적극적인 규제 완화책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당분간 부동산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주택거래 정체기 길어질 수도 무주택자, 청약 위주 공략해야"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금리 인상, 가격 고점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고,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서 고강도의 규제 완화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정체기가 연말이나 내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역시 "정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시작하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그동안 가격 상승 기간이 길었던 점을 감안할 때 하락 요인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반등에 대해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주택자들은 급매물이나 시세 대비 싸게 나오는 사전 청약,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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