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정비창 ‘아시아 실리콘밸리’로…초고층 ‘랜드마크’ 조성
서울시, 국제업무지구 재추진…총 49만3000㎡ 여의도공원 2배…‘입지규제최소구역’ 지정도…
용도구분 없애 다양한 공간 창출…주택공급 계획 6000가구로 축소…2024년 착공, 10~15년 소요 전망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마지막 금싸라기 땅 용산 철도정비창 일대가 초고층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한 국제업무지구로 재탄생한다. 잠실 롯데월드타워 높이에 필적하는 랜드마크를 건설하고, 세계 첨단기술 기업들을 유치하는 등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를 위한 기반을 구축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7월26일 시청에서 이같은 내용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했다. 2013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이후 약 10년 만에 용산 정비창에 대한 새 청사진이 나온 것이다. 서울시 구상에 따르면 용산 정비창 일대는 초고층 빌딩을 중심한 업무지구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주거, 문화시설 등 도시의 모든 기능을 갖춘 융복합도시 형태로 조성된다. 최첨단 테크기업과 연구시설, 해외 글로벌 기업 등의 유치도 내걸었다.
서울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주변의 모습. 서울시의 구상에 따르면 이 일대는 초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공원과 녹지가 펼쳐지고, 일자리·주거·여가·문화생활 등이 모두 내부에서 이뤄지는 ‘직주혼합’ 도시로 조성된다.
사업구역은 철도정비창 부지와 선로, 용산변전소, 용산역 후면 부지를 포함한 약 49만3000㎡다. 여의도공원의 2배, 서울광장의 40배에 달하는 규모로, 부동산 업계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 사업’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 부지는 코레일 72%, 국토교통부 23%, 한국전력 등 5%를 소유하고 있다.
시는 정비창 부지 전체를 여러 개의 획지로 나누고, 획지마다 업무·주거·상업 등 여러 기능을 넣는 형태의 직주혼합 도시를 기획했다. 그 과정에서 주거, 상업, 녹지 등 용도 구분을 없애 다양한 도시공간이 창출되도록 하는 ‘비욘드조닝’(beyond zoning·복합용도지역) 개념을 적용한다.
국내 최대 높이 건물인 롯데월드타워(123층·554m)를 뛰어넘는 용산의 초고층 랜드마크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용산 정비창 일대를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법적 상한 용적률 1500%를 뛰어넘는 초고층건물이 들어서도록 하기로 했다. 입지규제최소구역은 용도지역에 따른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용적률, 높이 등을 별도로 정하는 규제특례다. 최진석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초고층 건물은) 롯데월드타워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지만 사업성 부분이 있어 정확한 수치는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재인정부 당시 8·4대책에 담긴 용산 정비창 일대 1만가구 주택 공급 계획은 대폭 축소됐다. 시는 주택 수를 6000가구(임대주택 1250가구) 규모로 줄이고 상업·업무 등 비주거용도 비중을 전체 7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국제업무지구 전체의 50% 이상은 공원 등 녹지로 조성한다. 대신 지하에 강변북로·한강대로·청파로 등 주요 간선도로와 직접 연결하는 루프형 지하도로를 만들고, 용산역 인근에 미래항공교통(UAM),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지하철, 도로교통 등으로 바로 환승할 수 있는 1호 ‘모빌리티 허브’를 조성해 교통 기능을 강화한다. 시는 2025년 UAM 기체 상용화 계획에 맞춰 김포공항과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연결하는 시범노선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용산 정비창 개발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토지 소유자인 코레일이 공동사업시행자(지분율 코레일 70%, SH 30%)를 맡는다. 공공이 마중물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면 민간이 개발에 참여하는 순서로 사업이 이뤄진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시개발계획을 확정하고 2024년 기반시설, 2025년 앵커부지 착공에 나선다. 시는 전체 사업기간을 착공 후 10∼15년으로 예상하고 총사업비는 약 12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오 시장은 “용산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회를 극대화하고 변화된 여건과 미래환경에 부합하는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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