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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2년10월25일 11시13분 ]
      금리 인상 ‘칼바람’에… 얼어붙는 글로벌 부동산시장
동서양 침체기조 뚜렷…코로나 유동성 잔치 끝나자 거품 빠져…美 부동산 체감경기 10년 만에 최저…
中, 모기지 규모 전년보다 54% 줄고 미분양도 급증…감세안 발표 英도 부동산 시장 급랭…“2008년 금융위기 같은 침체 올 수도”


전세계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정점을 찍었던 유동성 잔치가 막을 내리면서 주택시장 호황이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부동산시장 침체 기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각국에서 뚜렷하다. 세계 최대 경제 미국이나 부동산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감세안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어 놓은 영국도 마찬가지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상에 상환 부담이 커진 대출자는 빚에 허덕이고, 부동산 중개시장에서는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붕괴가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모기지업체 감원 칼바람

금리 인상이 부동산시장을 직격했다. 미국의 주택건설업자들의 부동산 체감경기는 사실상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국 주택건설업협회(NAHB)와 웰스파고가 발표한 10월 주택시장지수(HMI: 50 이하 악화, 50 이상 개선 전망)는 전월보다 8포인트 하락한 38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전방위 봉쇄 시기를 제외하면 2012년 8월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 4월 77이었음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반 토막 났다.전미(全美)부동산협회에 따르면 8월 주택 매매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기존 주택 판매 건수는 8월 기준 480만채로 7개월 연속 감소했다. 30년 만기 고정 주택 담보 대출 금리는 6.66%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에 한파(寒波)가 몰려오면서 관련 업계에는 매서운 구조조정 바람이 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전역의 부동산중개업자, 모기지 중개업자 등이 감원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4대 메이저 상업은행인 웰스파고는 4월 200명에 달하는 대출관리자 등을 해고했다. 이후 또 다른 4대 메이저 상업은행인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와 함께 미군·군무원전문 금융기관인 USAA도 모기지 대출인력을 줄인다고 밝혔다.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 금리 인상 후 매출액이 80% 줄었다고 말한다. 모기지브로커협회 린다 맥코이 이사장은 “부동산 시장은 축제에서 이제 기근으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2021년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었을 때 부동산 중개업자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150만명을 기록했다. 재작년과 2021년 2년간 중개사협회 신규 가입 회원은 15만6000여명으로 직전 2년(2018~2020년)보다 60% 증가했다. 플로리다애틀랜틱대 켄 존슨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2년 내 현재 150만 부동산업자의 20%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올해 말까지 주택 판매 가격 하락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주택 공급이 제한돼 있어 가파른 하락은 막을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흔들리는 중국

미국과 함께 G2인 중국 부동산 시장은 2021년부터 침체에 빠졌다. 당국이 투기 거품을 우려해 단속의 고삐를 죄기 시작하면서다. 2022년은 상황이 더 안 좋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1~8월 중국의 신규 주택 판매 면적은 8억8000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주택 구매를 위한 모기지 규모도 1~8월 기준 1조9700억위안(39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줄었다.미분양 빈집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최근 중국에 약 280㎢ 규모의 빈집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2.9㎢)에 약 95배에 달한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창 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31년 기준으로 수요를 맞추려면 현재 주택의 25%가 감소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산업은 중국 GDP(국내총생산)의 25%를 차지하는 핵심축이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던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중국 부동산 업체의 절반가량이 빚을 못 갚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6일 자체분석을 통해 중국 부동산개발 업체의 45%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또 전체 부동산 업체의 20%는 미분양 아파트 등으로 재고 자산평가액을 재조정하면 파산에 내몰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둔화에 대비해 모기지 조기상환에 나서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거시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커지면 리스크도 더 높게 평가돼 이자율이 올라갈 수 있어 채무규모를 줄이려는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알려진 앱 샤오홍슈에서 최근 인기 검색어로 ‘모기지 조기상환’이 유행하고 있다고 했다. 기준 모기지 상환에 관한 댓글은 1만6000개(5일 기준)를 넘어섰다.주요 국제기구는 부동산 경기둔화를 근거로 중국의 올해 GDP 성장률이 3%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IMF가 3.2%, 세계은행(WB)이 2.8%를 제시해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 평균(5.3%)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통계국은 18일 예정됐던 3분기 GDP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를 전날 연기했다. 발표 예정 경제지표 공개가 취소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중국공산당 총서기 3연임이 결정되는 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기간에 낮은 경제성장률이 발표돼 잔치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는 것을 피하는 분위기다.

●영국 감세안→금리상승→시장급랭 직격탄

영국 왕립감정평가사협회(RICS)는 최근 보고서에서 치솟는 금리로 영국의 부동산 호황 13년에 마침표가 찍혔다고 했다. 특히 리즈 트러스 총리 내각이 지난달 발표한 감세안은 내리막길에 접어든 영국 부동산 시장이 가속 페달을 밟게 했다.영국의 주택구매자 문의 건수가 9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영국 최대 주택 건설 업체인 배럿에 따르면 7월1일부터 10월9일까지 신규주택 구매자 문의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2021년 9월 영국 런던 남부지역 길가에 부동산 매매와 임대 표지판들이 늘어서 있다.

지난 9월 출범한 트러스 내각의 감세안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중앙은행인 영란(英蘭)은행(BOE)의 금리인상 기조를 굳히게 했고, 이에 따라 모기지 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커졌다. 금융정보 업체 머니팩츠에 따르면 12일 기준 2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평균 6.46%, 5년 평균은 6.32%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모기지 금리상승에 가계는 채무상환 압박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FT는 5년 전 23만9950파운드(약 3억9000만원)에 주택을 구매한 페르난데스(32) 부부 사례를 들어 모기지로 집을 산 사람들이 느끼는 곤경을 설명했다.페르난데스는 5년 전만 해도 금리 1.5%가 적용돼 월 828파운드(134만원)를 냈지만, 현재는 3.73%가 적용돼 1104파운드(179만원)를 내게 됐다. 무려 3분의 1이 늘어난 금액이다. 그는 “아내가 임신했는데도 한 달에 276파운드(45만원)를 더 벌기 위해 모든 비용을 줄여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부동산중개업체 햄프턴스는 영국에서 45세 미만의 주택 소유자의 경우 현재처럼 높은 모기지 금리는 처음 경험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영국 부동산 전문가인 아드리안 앤더슨은 “코로나19 호황기에 부동산 자산 사다리에 오르기 위해 대출 능력을 확장한 구매자들이 인플레이션과 함께 이제 더 높은 금리 부담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높아진 금리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면서 임대료 인상이라는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종합부동산그룹 새빌스에 따르면 지난 9월 런던 최고급 주택 그룹의 임대료 인상률은 전년 대비 14%를 기록했다. 이는 새빌스가 인상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 팬데믹 부동산버블 14개국 중 하나…경기침체·시장 충격 대비해야

부동산 시장 거품…금리인상에 집값 상승 둔화·하락 “이자상환 부담·실물시장 충격 대비해야”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요국 통화 완화 기조로 부동산시장이 급등한 가운데 한국도 부동산 버블 현상이 나타난 대표적인 나라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실물 경제 충격에 대비해 정부가 연착륙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0월21일 경제동향 보고서에 실린 ‘최근 금리인상과 주요국의 부동산시장 동향’에서 2019년 이후 주요국의 부동산 시장 흐름과 최근 가격 변화에 따른 시장 전망과 정부 대응 방안을 분석하고 이렇게 밝혔다. 김상미 경제분석관은 “2019년 이후 주택수요 증가와 공급단가 상승 등으로 주택가격은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저금리, 정부의 정책지원, 재택근무 확대 등 주택 수요가 증대된 가운데 공급망 붕괴로 인해 건설비용이 상승하면서 주택가격이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과 금리 하락 등으로 주택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반면, 주택 매물은 증가하지 않고 건설자재 가격 상승과 신규주택 건설이 늘지 않으면서 공급은 둔화했다. 이는 급격한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실질 주택가격지수는 2016년 3분기 148.2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인 2007년 4월(144.8) 수준을 회복한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2021년 4분기 176.1에 달했다.김 경제분석관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해 “팬데믹 기간 동안 주요 25개국 가운데 14개국의 집값이 버블현상을 보인다”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연구진의 분석을 인용했다.

댈러스 연준은 올해 미국의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다른 나라들에도 거품이 있다고 주장했다. 버블현상을 보인 국가로 미국 이외에 캐나다,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과 한국을 꼽았다. 최근 2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명목 주택가격 상승률은 평균 23.6% 수준이다.

미국과 호주는 28%를 초과해 OECD 평균을 넘어섰다. 이 기간 한국은 15.8% 상승해 OECD 평균을 하회했지만 아파트 가격 상승률만 놓고 보면 22.7%로 평균에 근접했다.팬데믹 기간 지속된 부동산 시장 상승세는 2021년 말부터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산에 따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제동이 걸렸다. 팬데믹 우려가 완화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산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주요국 주택가격 상승세는 둔화 또는 하락 전환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김 경제분석관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 수요가 위축되고 세계 각국에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급격한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경기 침체 가속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계 자산의 핵심인 주택 가격 하락은 가계의 순자산 감소로 이어져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손실 확대로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로 확산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주택담보 가치 하락과 임대소득 감소 등으로 대출자의 연체율을 높이고 가계대출 건전성 저하와 건설투자 감소 등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는 연쇄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인상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 증가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실물시장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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