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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3년01월27일 07시13분 ]
<守岩칼럼>기준금리 올랐는데 대출금리는 왜 내릴까 
 기준금리는 올렸는데 치솟던 대출금리, 오히려 내림세…지나친 개입은 毒 될 수 있어
수암(守岩)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한국은행이 1월13일 기준금리를 3.5%로 올렸지만, 은행권 대출금리는 당분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0.25%포인트 인상이 ‘고점’일 것이란 인식이 확산하면서 이미 낮아진 시장(채권)금리와 수신(예금)금리가 대출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여기에 2022년 10월 레고랜드발(發) ‘돈맥경화’가 해소되면서 채권시장이 안정화되는 추세란 점도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은행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들이 무리하게 예금금리를 올려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어지자 예금금리 인상에도 뜸을 들이고 있다.
 
자료: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1월15일 금융권에 따르면 13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4.78~7.41% 수준이다. 하지만 16일 발표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2월 예금금리 하락을 반영해 낮아졌다. 코픽스는 전월(前月)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들인 비용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예·적금이다.

기준금리, 시장금리 상승으로 2022년 11월 5%를 넘어섰던 예금금리는 금융당국의 수신 경쟁 완화 권고 이후인 최근 3%대 후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체 추산 결과 코픽스가 약 0.15%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13일 기준 4.63~6.96%)도 0.3%포인트 안팎 하락할 전망이다. 신용대출의 준거(準據)금리인 은행채 1년물도 같은 기간 0.186%포인트(4.104% → 3.918%) 내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기준금리가 고점이라고 인식하는 순간부터 시중금리는 떨어져 왔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압박도 대출금리 상승세를 억누르는 요소다. 금융당국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시장에 대부분 선(先)반영됐다고 보고 은행들의 대출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이 작년 순이자 이익 등 규모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미 고금리 시대에 접어든 만큼, 은행권에서 추가로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커질 대로 커졌다. 한국은행 추산에 따르면 지난 1년 5개월 동안 3.0%포인트 오른 기준금리만큼 대출금리가 오른 것으로 가정했을 때 가계 이자 부담은 산술적으로 39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가계 대출자의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액은 198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변수다. 2022년 12월 기준 물가상승률(5%)이 한국은행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월31일~2월1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코픽스 11개월만에 0.05%포인트 하락…주담대 변동금리 내릴 듯
수신금리 3%대 후반까지 내린 영향…주담대 금리 1월17일 일제히 하락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가 내릴 전망이다. 대출금리 지표인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가 하락하면서다. 최근 은행권은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낮춰 왔는데, 코픽스에 이런 흐름이 반영됐다.

1월16일 은행연합회는 2022년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4.29%로 집계했다고 공시했다. 11월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코픽스가 전월보다 낮아진 것은 2022년 1월(-0.05%포인트) 이후 11개월 만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한국씨티)이 얼마의 비용을 들여 자금을 조달했는지를 나타낸다. 코픽스가 내렸다는 것은 은행이 돈을 모은 ‘원가’가 낮아졌다는 뜻으로, 대출 금리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다. 2022년 11월까지만 해도 연 5%를 넘어섰던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최근 3%대 후반까지 내려앉은 영향이다.

시중은행은 1월17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변동된 코픽스를 반영할 예정이다. 기존 금리에서 0.05%포인트를 그대로 내리는 식이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1월16일 연(年) 5.78~7.48%(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에서 17일 5.73~7.43%로 낮췄다. 우리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도 연 6.41~7.41%에서 6.36~7.36%로 내린다. 마찬가지로 KB국민은행 전세자금대출도 16일 기준 연 5.54~6.94%에서 17일 5.49~6.89%로 낮췄다.

신규 고정(혼합형)금리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도 하강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담대 혼합형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신용등급 AAA)은 1월 9~13일 일주일새 0.122%포인트 내렸고, 신용대출의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 역시 같은 기간 0.24%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도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속속 낮아질 전망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1월13일부터 급여 이체나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각종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금리를 최대 연 0.9%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내놨다. NH농협은행은 1월20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0.8%포인트 내렸다. 은행권은 “자금조달 비용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금융당국과 여당에서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압박이 이어지자 은행권이 손을 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최근 가계 대출 금리를 조금씩 내려왔다. 은행권은 다음 달에도 코픽스가 내리면 대출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만 그대로…저신용자 대출 갈수록 막막
 제2금융권 자금조달 비용 느는데 최고금리 20% 묶여 대출 아예 중단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저신용·저소득자의 대출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출금리가 법정 최고금리(연 20%)로 묶여 있는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제2금융권 자금조달 비용이 더 높아질 수 있어서다.

1월15일 토스 대출 비교 서비스에 입점한 금융사 52곳 중 13곳은 ‘점검’을 이유로 대출 조회 결과를 제공하지 않았다. 카카오페이도 58개 금융사 중 13개 업체가 대출 신청을 막아뒀다. 대부분 캐피탈·저축은행 등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제2금융권 업체다. 특히 DGB캐피탈·웰컴 캐피탈은 1월말까지 외부 플랫폼을 통한 대출신청을 제한했다. 

OK캐피탈 같이 3월까지 대출 신청을 받지 않는 곳도 있었다. 캐피탈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은 2022년 말부터 외부 대출 비교 서비스를 통한 신규 대출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예가람·대신·고려·DB저축은행 같이 ‘햇살론’ 신청마저 받지 않는 곳도 있었다. 햇살론은 신용등급 및 소득이 낮아 제도권 금융이 어려운 서민에게 서민금융진흥원이 대출 보증을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서민 대출의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체도 대출 조이기에 동참 중이다. 업계 1위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 앤 캐시)은 12월26일 신규 대출 중단을 선언했다. 업계 2위인 리드코프도 2022년 10월 신규 대출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현재 기존의 20% 수준으로 신규 대출을 내주고 있다. 이는 높아진 자금 확보 비용 때문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저축은행 같은 제2금융권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로 자금을 유치한 뒤, 여기에 이자를 더 붙여 대출해준다. 하지만 최근 예금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비싸지면서 대출 마진이 크게 줄었다. 또 햇살론 조달 금리도 2022년말 기준 5.22%로 1년 새 2.86%포인트 올랐다.

코픽스 11개월 만에 오히려 하락…금융당국 인상 자제 압박 먹혀…일각 ‘한은 통화정책 무력화’ 우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또 올렸다. 7차례 연속 인상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을 최대한 활용해 자산을 사들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에게는 숨이 턱 막힐 만한 소식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오르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그런데 시장은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히려 떨어졌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이다. 은행이 실제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자금을 조달할 때 적용한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굳이 대출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1월16일 발표된 2022년 12월 기준 코픽스는 4.29%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가 전월보다 낮아진 것은 2022년 1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시중은행들은 1월17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번에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가 기존 5.78∼7.48%에서 5.73∼7.43%로 낮아진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그만큼 떨어진다. 다른 은행도 상황은 비슷하다.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상승하는데, 이번에는 왜 다를까.

2022년 11월24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그날 “수신(예·적금) 금리 과당 경쟁에 따른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최소화되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해달라”고 말했다. 역머니무브 현상은 시중자금이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것을 뜻한다. 다음 날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이들이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금융권을 압박한 것은 자금 쏠림 현상과 주담대 금리 급등의 원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2022년 10월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마다 시중은행들은 당일 수신금리 인상을 발표했으나, 두 금융당국 수장의 압박 이후 태도가 바뀌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요구대로 예·적금 금리는 올리지 않았고, 이미 치솟은 대출금리는 그대로 뒀다. 예대(예금과 대출)금리차로 인한 수익은 더 커졌다.

서민은 대출 이자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은행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그러자 이번에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나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월10일 임원회의에서 “금리 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借主)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해서 점검·모니터링해달라”고 주문했다. 이틀 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금융당국에 “서민들이 예대(預貸) 이율 차이로 고통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합리적인 예대 이율을 설정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발표나 코픽스 발표 전부터 하나둘 대출금리를 내렸다.그동안의 흐름을 보면 금융당국의 압박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는 것 같다. 영끌족은 대출금리가 낮아지기만 한다면 대환영일 듯하다. 그런데 부작용은 없을까.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지금은 목표치인 2%를 확실하게 웃도는 ‘고물가’ 시대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조정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한다. 그런데 기준금리를 올려도 금융권 금리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정책 의도를 달성할 수 없다.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통화정책이 무용지물(無用之物0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시장은 균형을 찾아 스스로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 물론 과도한 쏠림이 나타날 때에는 인위적인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그게 정부의 역할이기도 하다. 하지만 뭐든 지나치면 독(毒)이 되는 법이다. 한 나라의 경제 전체 부문이 국가의 의사에 따라 통일적·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는 ‘계획경제’라고 한다. 금융당국의 수장들이 새겨 들어야 할 것 같다.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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