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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3년02월08일 10시44분 ]
 <守岩칼럼>규제 풀어도 ‘부동산 경착륙’ 경고음 더 커진다
전국 미분양 9년4개월 만에 최대 물량…서울 아파트매매가 2.1% 하락, 외환위기 후 25년만에 최대 낙폭 
수암(守岩)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정부가 1월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을 규제 지역에서 해제하고 전매 제한, 실거주 의무 규제도 대거 완화하기로 했지만, 부동산 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들어 분양한 아파트 11곳 중 8곳이 경쟁률 1대1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1월 서울 아파트 값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민간 통계도 나왔다.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는 실거래 가격이 직전 최고가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 노력에도 금리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수요가 회복되긴 어렵다”며 “당분간은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분양 단지 11곳 중 8곳 청약 미달

2023년 청약시장은 혹한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월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월 청약을 진행한 단지 11곳(공공·민간) 중 8곳의 경쟁률이 1대1에도 못 미쳤다. 충남 서산 ‘서산 해미 이아에듀타운’은 80가구를 모집하는데 1순위에서 단 1명만 신청했고 2순위까지 더해도 신청자가 3명에 그쳤다. 인천 미추홀구 ‘인천석정 한신더휴’도 139가구 모집에 2순위까지 총 36명만 신청했다. 2886가구 규모 대단지인 경기 안양시 ‘평촌 센텀퍼스트’도 일반 분양 1150가구에 청약 신청은 350명뿐이었다. 2022년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 7.7대1에 비춰보면 심각한 상황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분양권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나오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나왔다. 2024년 1월 입주를 앞둔 서울 송파구 ‘송파 더플래티넘’ 전용 65㎡ 분양권은 분양가(14억5140만원)보다 1억5000만원 낮은 13억14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이 단지는 작년 1월 분양 당시 29가구 모집에 7만5000여 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급락하면서 주변 대단지 신축 아파트의 시세가 이 아파트 분양가 밑으로 떨어지자 매도를 고민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전국 미분양 6만8107가구…‘위험선’ 넘었다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6만8000가구를 넘어서며 약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내부적으로 위험 수위로 정해 관리하던 6만2000가구를 넘어선 수치다. 국토교통부가 1월31일 발표한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6만8107가구로 한 달 만에 17.4%(1만80가구) 늘었다. 2013년 8월(6만8119가구) 이후 9년4개월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다.

2020년말 1만9005가구, 2021년 말 1만7710가구였던 미분양 물량은 불과 1년 사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2022년 하반기 들어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의 영향으로 증가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12월 미분양 증가분의 93.4%가 지방에 쏠렸다. 수도권은 미분양 1만1035가구로 전월 대비 6.4%(662가구) 늘었고, 지방은 5만7072가구로 19.8%(9418가구) 증가했다.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 이후에도 수도권 분양 물량이 우선 수혜를 받고 있어서 지방의 미분양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7518가구로, 전월 대비 5.7% 늘어났다.




정부는 미분양 물량이 가파르게 늘어난 것은 맞지만,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30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일반 미분양이 늘어난다고 해서 주택시장에 위기가 온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미분양 물량을 정부가 떠안을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주택건설 업계에서는 미분양이 쌓인 데 따른 주택경기 침체가 국가경제 전반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미분양이 나면, 낙인효과로 입주자를 모집하는 게 더욱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업계의 미공개 물량을 감안하면 실제 미분양 물량은 이미 10만가구를 넘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유동성 지원과 규제 추가 완화 등 시장개입을 통해 주택경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아파트값, 25년來 최대 하락

1월30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주택 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16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2.09% 하락했다. 규제지역 해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12월(-1.43%)보다 낙폭이 더 커진 것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였던 2008년 12월(-1.64%)을 넘어 외환 위기 충격에 집값이 폭락한 1998년 5월(-3.72%) 이후 가장 폭이 큰 하락세다.
              
1월5일부터 서울 21구와 경기 4곳(과천·성남·광명·하남)이 규제 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집값 급락세가 진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주간 통계에서는 서울 아파트값 하락 폭이 1월2일 -0.67%에서 23일 -0.26%로 축소됐다. 하지만 KB가 집계한 월간 통계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규제 완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요즘처럼 주택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는 기관별로 통계값에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시장 전반의 침체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수도권 일부 단지에선 직전 최고가의 절반 수준에 거래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현대’ 전용면적 84㎡는 1월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9월 거래됐던 최고가(11억50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경기 화성시 ‘동탄2하우스디더레이크’ 59㎡는 2021년 10월 매매가(8억9000만원)의 절반 수준인 4억5000만원에 이달 거래됐고, 인천 연수구 ‘송도 SK뷰’ 84㎡도 최고가(11억원)보다 46% 떨어진 5억9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전셋값도 최대 하락폭···깡통전세·역전세난 우려

2022년 아파트값의 연간 하락률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면서 깡통전세와 역전세난 등의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1월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2년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월 주택 매매가는 -1.98%로 전월 대비 1.37% 하락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통계를 산출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아파트만 떼놓고 보면 1998년 외환 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다.         
       
수도권(-1.77→-2.60%)과 지방(-1.01→-1.42%)에서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5대 광역시(-1.53→-2.05%), 8개도(-0.67→-0.96%) 모두 떨어졌다. 특히 세종은 12월 -2.33%에서 1월 -5.00%로 반토막 나면서 지난 1년간 총 17.12% 폭락했다

서울(-1.96%)은 25개 구에서 하락 폭이 확대한 가운데 강북 지역은 노원구(-4.28%), 도봉구(-2.98%), 성북구(-2.77%), 중구(-2.49%) 위주로 낙폭을 키웠다. 강남권은 송파구(-2.17%), 영등포구(-2.05%), 강동구(-1.82%), 동작구(-1.78%) 중심으로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수도권은 인천(-3.19%)과 경기(-2.88%) 모두 하락 폭이 컸다. 2021년 당시 아파트값이 각각 24.51%, 22.54% 뛰며 상승률 1·2위를 기록한 두 지역은 1년 만에 10% 이상 곤두박질치며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7연속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이유로 풀이된다. 계속된 매수심리 위축으로 관망세가 길어지면서 매물가격 내림세가 심화하고 있다.지방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으로 매물 적체가 심화하는 가운데 대구(-2.56%), 대전(-2.24%), 울산(-1.87%) 위주로 낙폭을 키우고 있다. 다만 각종 개발사업 영향으로 땅값 비중이 큰 단독주택은 2022년 전국 1.61%, 서울 2.07% 올라 아파트값 하락과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상승 폭은 전년 대비 전국 3.10%, 서울 4.70%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전국 전셋값도 2.42% 떨어지면서 전월(-1.55%)보다 낙폭이 확대했다.

2004년 -5.84%를 기록한 이후 최대 폭 하락이다. 아파트 전세는 전국 8.69%, 서울 10.11% 하락해 부동산원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수도권(-2.18→-3.40%)은 서울(-1.84→-3.08%), 경기(-3.57%), 인천(-3.61%) 모두 전셋값이 떨어졌다. 서울은 전국 전셋값 하락률과 마찬가지로 2004년(-7.80%)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지방은 -0.98에서 -1.53%로 하락 폭이 커진 가운데 5대 광역시(-1.64→-2.39%), 8개도(-0.55→-0.93%) 모두 하락했다.

세종은 매매가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2.47%에서 이달 -4.85%로 두 배 가까이 하락했다.고금리에 따른 전세대출 이자 부담 가중과 전월세 전환 물량 증가로  매물 적체가 심화한 이유다. 2020년 8월 전격 시행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 이후 급등했던 전셋값은 지난해 사상 첫 7회 연속 금리 인상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전월세 전환이 크게 늘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서울 강북 지역은 노원구(-4.83%), 성북구(-4.13%), (-3.30%), 성동구(-3.27%)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며 하락 폭이 확대됐다.

강남권은 강남구(-3.72%), 송파구(-3.61%), 서초구(-3.41%), 양천구(-3.32%) 중심으로 매물·실거래가 동반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지방은 대구(-3.29%), 울산(-2.32%), 대전(-2.28%)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전국 월간 주택종합 월세도 -0.28%로 전월(-0.11%) 대비 낙폭이 커졌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부담이 전월세 전환 비율을 부추겼다. 이로 인해 전체 월세 물량이 증가 하면서 월세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수도권(-0.21→-0.45%)은 서울(-0.27%), 경기(-0.59%), 인천(-0.38%)에서 하락했다. 지방은 대구(-0.67%), 대전(-0.31%), 광주(-0.27%) 등 5대 광역시(-0.17→-0.31%)와 8개도(0.06→-0.01%), 세종(-0.36→-0.54%) 모두 하락 폭이 확대했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주택시장 침체가 너무 가파르면 영끌족 투매나 깡통 전세, 건설사 도산이 이어지며 경제 전반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며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 남아있는 세금 중과나 토지거래허가구역,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시장 정상화를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푸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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