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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3년03월20일 07시01분 ]
     부동산 거래절벽인데…‘취득세 완화’ 국회서 막혔다 
   법개정, 野반대로 계류 중…정부, 소급적용 약속했는데 집 산 다주택자들 '뒤통수'

정부의 취득세 완화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미궁’에 빠졌다. 정부안이 나온 지 3개월이 다 되도록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언제 통과될지, 어떻게 통과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2022년 12월21일 주택 취득분부터 취득세를 깎아주겠다는 정부의 말을 믿고 집을 산 사람만 뒤통수를 맞게 됐다. 여야(與野)가 어떤 식으로든 법안 처리를 매듭지어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월13일 정치권에 따르면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취득세율을 인하하는 정부의 지방세법 개정안은 국회 첫 관문인 행정안전위원회 산하 법안심사1소위원회조차 넘지 못했다. 지난 2월9일과 15일 두 차례 논의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측이 “여야 원내대표가 논의한 이후 처리하겠다”고 하면서 3월 국회로 논의가 미뤄졌지만 여전히 법안심사1소위 단계에 막혀 있다. 지난달 15일 소위 이후 여야 원내대표는 취득세 완화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득세 완화안이 공전하는 것은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다주택자의 세(稅)부담 완화에 반대하는 영향이 크다. 국민의힘이 당대표 선거에 몰두하느라 민생 법안에 소홀했던 점, 정부가 거대 야당과 사전·사후 협의를 충분히 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찰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 이후 증폭된 여야 갈등도 법안 처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문제는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정책 불신이 커지고,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2022년 12월21일 주택 취득분부터 징벌적 취득세(취득세 중과)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주택 구매자 사이에서 “취득세 환급이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취득세 완화' 野 반대, 與는 방치…"稅환급 못받나" 속타는 다주택자…국회에 막힌 취득세 중과 폐지…정쟁에 법안처리 '하세월'

1주택자였던 A씨는 2023년초 서울 용산에 15억원짜리 주택을 한 채 더 구입한 뒤 세금 걱정이 커졌다. 정부가 2022년 12월21일부터 조정대상지역(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2주택자의 취득세를 8%에서 1~3%로 깎아준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감감무소식이어서다.

A씨는 새집을 사면서 취득세(농어촌특별세·지방교육세 포함)로 1억3500만원을 냈다. 정부의 취득세 완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 중 825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정안은 국회에 막혀 언제 통과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국회 小委도 못 넘은 취득세 완화법

3월13일 정부에 따르면 2020년 8월 이전 취득세율은 주택가액에 따라 1~3%였다. 4주택자 이상만 4%를 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취득세율을 올렸다. 그 결과 현재 취득세율은 조정지역 2주택자와 비조정지역 3주택자는 8%, 조정지역 3주택자와 조정·비조정지역 4주택 이상, 그리고 법인은 12%로 높아졌다.

당시에도 취득세 중과는 ‘징벌적 세금’이란 비판이 많았다. 보유세를 올리더라도 거래세(취득세)는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세 원칙에 어긋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취득세 중과는 시장을 짓누르는 요인이 됐다.

이에 현 정부는 지난해 12월 21일 ‘2023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취득세 완화안을 발표했다. 2주택자에 대해선 중과세율(8%)을 폐지해 1주택자와 마찬가지로 기본세율(1~3%)을 적용하고 3·4주택자와 법인의 취득세율도 깎아주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취득세 완화안은 3개월째 국회 상임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는 물론 행안위 법안심사1소위원회조차 못 넘고 있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세율 인하를 수용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다. 소위 위원장인 김교흥 의원은 “3주택 이상은 부동산 투기”라며 “이에 대한 세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주택 정책 철학이 바뀌는 것”이란 입장이다.

이해식 의원 등 일부 민주당 의원은 2주택자 중과 폐지도 반대했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전당대회 등 당내 정치 일정 때문에 취득세 완화안 처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법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문제로 여야 갈등이 심해진 데다 정부가 남는 쌀을 의무수매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하청 근로자와 원청 사업자의 직접 교섭을 가능하게 하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등으로 여야 갈등이 증폭되면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다주택자의 취득세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에 야당이 협조해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황에서 법안 처리가 아예 무산되거나 취득세율 인하 폭이 정부안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정부가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취득세율을 인하하겠다고 발표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정책 불신과 주택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다주택자 세무상담을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부동산 시장은 계속 꽁꽁 얼어붙어

법안 처리가 하염없이 늘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선 ‘거래절벽’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두 달 연속 2000건을 밑돌았다. 월평균 6700건이 매매된 2020년에 한참 못 미친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41주 연속 하락세다.

서울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 발표 직후 주택 추가 취득 문의가 많았는데 최근엔 줄어드는 추세”라며 “취득세 인하 이슈가 주택 매수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 국회에 막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 정책에 시장의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부동산 포털엔 “연초에 낸 취득세를 돌려받는 걸 거의 포기한 상태다” “법안이 아예 처리되지 않으면 중과 폐지가 물 건너가는 게 아니냐”는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거래절벽’ 벗어나지 않았지만 급매물 위주 거래 늘어…서울 아파트거래량, 1년4개월 만에 2000건 넘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00건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21년 하반기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으로, 정부의 전방위적 부동산 규제완화에 급매물 거래가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3월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계약일 기준)는 총 2166건으로 2021년 10월(2198건) 이후 1년4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 거래량 2000건을 돌파했다. 2월 거래 신고일은 2월말까지인 만큼 최종 거래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평년 수준의 거래량보다는 여전히 적어 ‘거래절벽’을 벗어났다고 판단할 수준은 아니지만 거래 절벽이 극심했던 지난해 2월(820건) 대비 164.1% 늘어난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증가한 것은 정부의 1.3대책으로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풀리면서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 광진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학군 중심지에 있는 A아파트는 전용 72㎡ 저층 시세(12억5000만원)보다 7000만원 저렴한 11억8000만원 매물이 나오자 마자 계약금을 걸겠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가격하락을 기대하는 대기수요들은 계속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별로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였다. 현재까지 신고된 2월 거래량은 221건으로 1월(148건)보다 49.3% 많다. 송파구는 지난해 말 가격이 직전 최고가 대비 6억∼7억원씩 급락하면서 올해 들어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송파구는 지난주(3월6~12일) 서울에서 처음으로 아파트 거래가격이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어 강동구의 거래량이 183건으로 1월(122건)보다 50% 늘었고, 노원구는 163건으로 1월(133건)보다 22.6% 증가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도 일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는 지난 9일 전용면적 93㎡(중층)가 29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29억3000만원)보다 높은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도곡렉슬 전용 85㎡도 최근 25억원(고층)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거래가(23~24억원)보다 거래가가 상승했다. 2022년말 22억원대에 팔렸던 잠실 주공5단지 전용 82㎡는 2월28일과 3월4일 실거래가가 각각 25억7600만원으로 2억원 이상 올랐다.

다만 현재와 같은 거래량 회복과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여전히 시장에 급매물이 나오고는 있지만 당장 시급한 초급매물은 대부분 소진됐다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매수자들은 종전 거래가보다 낮은 금액으로는 살 수 없게 되면 다시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
                     
수암(守岩)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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