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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3년03월28일 13시42분 ]
'시한폭탄' 2금융권 부동산PF 사상 최대…5년새 카드사 4.3배로
-저축은행 2.5배, 보험사 2배, 증권사 1.7배…연체율도 '껑충'…5대 은행 부동산PF 대출도 2년 새 60%↑
…'연쇄부실' 우려로 PF시장에 잇단 유동성 공급-

부동산 시장의 부진과 함께 현재 우리나라 금융·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히는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대출·보증 등 위험노출액)가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업권(業圈)에 따라서는 약 5년 사이 익스포저 규모가 4배로 불거나, 관련 연체율이 9개월 만에 2.2배로 치솟는 등 잠재 부실 징후가 갈수록 뚜렷해지는 상황이다. 은행의 경우 그나마 아직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괜찮다고 하지만, 2년새 부동산PF 대출액이 60% 가까이 급증한 만큼 위험 사전 관리 차원에서 앞다퉈 부동산PF 시장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있다. 

   

                   
  ●2금융권 부동산PF 익스포저 115조5000억원

3월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9월말 현재 보험·증권·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캐피탈사)·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권(2금융권) 금융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 규모는 115조5000억원(대출 91조2000억원+채무보증 24조3000억원)에 이른다.

2017년 말 익스포저 수준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현재 업권별 익스포저를 지수로 환산하면 ▲여신전문금융사 432.6 ▲저축은행 249.8 ▲보험사 204.8 ▲증권사 167.0으로 집계됐다. 5년 전보다 익스포저가 각 4.33배, 2.50배. 2.05배, 1.67배로 급증했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4배 이상 늘어난 여전사뿐 아니라 거의 모든 2금융권의 익스포저가 현재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등 여전사 부동산PF 연체율 8% 넘어…저축은행도 4년만에 '최고’

단순히 위험 노출 규모가 불어난 것뿐 아니라, 2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3.7%에서 작년 9월 말 2.2배가 넘는 8.2%로 뛰었고, 같은 기간 여신전문금융사(0.5→1.1%), 저축은행(1.2→2.4%), 보험사(0.1→0.4%)의 연체율도 급등했다.
앞서 2011년 PF 관련 부실이 터져 무더기 영업정지를 맞은 저축은행의 경우, 현재 연체율(2.4%)은 2018년 12월(5.5%)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권 부동산PF 익스포저 규모(2022년 9월 기준)
 


비은행권 부동산PF 연체율 추이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직전 2010년 12월 말께 저축은행의 전체 여신 가운데 부동산PF 대출 비중은 19%에 이르렀지만, 2022년 9월 현재는 9.1%(전체 여신 116조원 중 10조6000억원) 수준"이라며 "더구나 저축은행은 다른 업권과 달리 PF 사업자금의 2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할 수 있는 차주에 대해서만 PF대출을 취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현재 저축은행업계의 PF대출 규모는 아직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되지만, 미래 리스크(위험)에 대비해 PF 대출 관련 건전성 관리와 손실흡수 능력 제고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처럼 업계는 "아직 감당 가능하다"는 입장지만, 2금융권 부동산PF 관련 부실에 대한 한은과 금융당국 등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PF대출과 대출유동화증권이 부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은행권의 부동산PF 리스크 관리에 한층 더 유의해야 한다"며 "민간 중심의 원활한 구조조정 여건을 마련해 부실 우려 PF사업장의 정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3월24일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부동산PF와 관련해) 너무 쏠림이 생기거나 일시에 리스크가 발생해 특정 기업·건설사의 '트리거 포인트'로 작용하지 않도록 리스크 분산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5대은행 부동산PF대출 14조6645억원…"분양률 등 현장실사로 모니터링 강화“

은행권의 부동산PF 대출도 2020년 이후 부동산 시장 활황과 저금리 환경 속에서 크게 불어난 상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22년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14조6645억원에 달한다. 2020년 말(9조2532)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사이 58.5%나 늘었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PF 대출 담당자는 "주로 2년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증부 대출 위주로 잔액이 증가했다"며 "관련 연체율이 0%에 가깝고, 대부분 선순위 보증을 바탕으로 대출이 이뤄졌기 때문에, 당행뿐 아니라 주요 은행의 경우 PF 관련 부실 위험이 당장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 2금융권과는 상황이 좀 다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은행권 역시 만일의 부동산PF발 금융 위기를 막기 위해 선제적 관리 프로그램 가동에 들어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많이 올라 작년 하반기부터 사업장에 은행 직원들이 현장 실사도 나가고, 분양률도 현장에서 점검하는 등 모니터링 강도를 높였다"며 "아울러 부동산PF 시장에 적극적으로 유동성도 지원하고 있다. 부동산PF 시장 안정에 협조해달라는 금융당국의 요청도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KB금융그룹은 3월13일 약 5000억원 규모의 부채담보부증권(CDO) 발행을 통한 부동산PF 시장 유동성 지원 방안을 내놨다. CDO는 금융사 대출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유동화) 파생상품으로, 이번 CDO 발행에는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다.

발행으로 조성된 자금은 대형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한 부동산 사업장의 3∼6개월 만기 단기 브릿지대출을 1년 만기의 시장금리 수준 브릿지대출로 차환하는 데 사용된다.

신한은행도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재건축 사업장 등에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지원은 신규 자금 2500억원에 브릿지대출 만기 연장 3000억원을 더해 5500억원 규모로 이뤄진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등은 지난 2월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관련 사업비를 공동 주선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역시 부동산PF 관련 정부 유동성 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해 시장에 유동성을 계속 공급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대전 도안지구 도시개발사업 관련 건설사 보증 브릿지론 4000억원을 토지담보대출로 전환해줬다. NH농협은행 역시 부동산시장 경착륙에 대비, 부동산PF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을 통해 기존 대출 위주였던 유동성 공급 채널을 확대, 2022년 말부터 현재까지 4000여억원의 유동성을 부동산 시장에 지원했다.

 한국은행 첫 경고 "부실 건설·금융사 정리" 
 이례적 위기대응 강조…非은행 PF 위험노출액 115兆

한국은행이 금융안정상황 설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건설사 구조 조정’과 ‘부실 금융기관 정리’ 등 구체적인 위기 대응 방안을 강조하고 나섰다. 부동산 경기가 연착륙하지 않으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 같은 갑작스러운 위기 국면이 전개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3월23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상황 설명회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시장 상황에 맞춘 시점·단계별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위축 정도에 따라 유동성 지원, 부실 채권 정리 건설사 구조 조정, 부실 금융기관 정리 등 순차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달 9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PF 구조 조정이 지연되면 관련 비용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 데서 한 발 더 나아간 경고이다.



한은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기관의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는 115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장 건설사 72곳 중 44곳은 부동산 PF와 중도금 대출 보증 등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다. 한은은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 SVB 파산 등 대외 요인이 국내 경기 둔화, 부동산시장 부진 등과 맞물리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뿐 아니라 대출 부실, 외국인 자금 유출 등으로도 파급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부동산 PF의 단계별 대응책은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수단 등은 관계 기관 등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대외 요인 불안으로 금융불안지수(FSI)도 5개월째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표준화한 FSI는 올 1월과 2월 각각 22.7(22 이상은 위기 단계), 21.8로 집계됐다.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로 지난해 10월(23.5) 이후 고공 행진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부동산PF' 뇌관 터지면 시스템리스크 전이…"선제 구조조정" 독한 해법 내놔
한은 '부동산 연착륙' 방안 제시…당국 이미 28조 유동성 지원했지만 건설사 5곳 우발채무 자기자본 5배

한국은행이 3월23일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대응 방안으로 ‘건설사 구조조정’과 ‘부실 금융기관 정리’를 콕 짚어 언급한 것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SVB 사태에서 드러나듯 위기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건설사와 금융사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부동산 PF 특성상 지역 사업장에서 발생한 작은 문제가 삽시간에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해부터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부동산 경기를 들며 경계감을 자주 피력해왔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3월23일 서울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상황 설명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인구 금융안정국장.
 
일단 이번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부동산 PF 리스크와 관련해 “시장 상황에 맞춘 시점·단계별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이다. 부동산 시장의 위축 정도에 따라 유동성 지원→부실채권 정리 및 건설사 구조 조정→부실 금융기관 정리 등으로 순차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이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의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사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관가의 한 관계자는 “통화 당국(한은)과 정부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직후부터 부동산 연착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번 보고서에 담긴 방안과 같은 시나리오별 로드맵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미 1단계 유동성 지원에 착수한 상태이다. 금융위원회는 3월6일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부동산 PF와 건설사 관련 신용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28조 4000억 원 규모의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따라서 남은 2단계 건설사 구조 조정과 3단계 부실 금융기관 정리도 순차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은의 금융안정상황 분석도 부동산 PF와 관련된 건설사와 비은행 금융기관의 리스크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부동산 경기 위축과 함께 미분양주택 증가로 건설 기업의 부실 위험이 커졌다고 봤다. 국내 상장 건설사 72곳의 재무 건전성을 분석한 결과 상환 능력, 유동성, 안정성 등이 일제히 저하됐다.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우발채무다.
 
한은의 분석 결과 72곳 중 44곳이 부동산 PF와 기타 채무보증 등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곳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규모가 5배를 넘었다. 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면 부실 위험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 건설 기업은 재무비율이 양호하더라도 부동산 PF 관련 유동성 충격에 노출될 경우 급격히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부도가 발생한 중소 건설사인 우석건설과 동원건설산업은 각각 부채비율이 90.5%, 170.9%로 재무 상태가 양호했지만 파국을 맞았다. 이런 사례가 또다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당국도 긴장하고 있지만 사전 예측과 방지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비은행권의 PF 관련 익스포저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한은이 주시하는 포인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비은행권 전체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115조 5000억 원에 이른다. 이마저도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은 물론 미분양주택 증가로 인한 PF 대출의 상환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한은의 점검 결과 비은행권이 참여하고 있는 PF 사업장의 종합 리스크 점수는 2020년 말 53.7에서 2021년 말 58.0, 지난해 9월 67.0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점수가 100에 가까울수록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인한 사업 중단이나 지연 가능성이 크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부동산 경기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 진행이 중단되거나 부실화되는 PF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일부 비은행권의 자본비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 중심의 원활한 구조 조정 여건을 마련해 부실 우려 PF 사업장의 정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SVB 사태 등으로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이 나타나면서 금융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위험 회피 성향이 강화될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국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채권 자금은 94억 3000만 달러 순유출된 상황이다. 주식 자금도 SVB 사태의 여파로 이달 들어서만 13억 5000만 달러 순유출됐다. 임광규 한은 안정총괄팀장은 “대외 부문에서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도 있지만 SVB 사태 등이 미칠 영향도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암(守岩)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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