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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3년05월11일 08시46분 ]
    이젠 ‘역전세난' 파도 덮치나…서울 10건 중 3건 '역전세'
    역전세난 시기에 깡통전세·사기로부터 보증금 지키려면 세 가지 꼭 명심해야   


전세가격 급락으로 최근 3개월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역(逆)전세 비중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역전세는 전셋값이 하락해 전세를 갱신하거나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할 때 이전 계약보다 보증금이 낮아진 경우를 말한다.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만큼의 목돈이 없을 경우 깡통전세가 다발(多發)하는 대형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역전세 급증은 주택 가격의 하락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5월8일 프롭테크(부동산+기술) 기업 호갱노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근 3개월 사이 서울에서 역전세가 발생한 거래 건수는 1만1613건으로 집계됐다. 호갱노노는 2년 전 평균 전세가 대비 하락 거래가 이뤄진 경우를 역전세로 집계한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3만9340건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29.5%가 역전세 거래인 셈이다.
                         
자료:호갱노노, 5월8일 기준 최근 3개월 간 역전세 거래 건수.


자치구별로 보면 강동구가 1206건으로 가장 많았고 송파구 1139건, 강남구 1020건 순으로 나타났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강동구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전용 59㎡는 지난 3일 5억원에 전세 갱신계약이 체결됐다. 이전 보증금보다 2억원 깎인 금액으로, 2년 전 평균 전세가와 비교하면 2억500만원 낮다. 고덕롯데캐슬 베네루체 전용 84㎡는 지난달 6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2년 전보다 1억3600여만원 내린 가격이다.송파에서는 집주인이 보증금 일부를 다시 돌려주고 전세 갱신계약이 이뤄진 사례가 이어졌다.

송파구 장지동 위례신도시 송파푸르지오 전용 106㎡는 지난 3일 종전 전세 보증금 10억5000만원에서 1억원 내린 9억5000만원에 갱신계약이 체결됐다. 지난달에는 전용 106㎡가 기존 보증금 10억원에서 9억원으로, 전용 112㎡는 9억5000만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각각 1억원씩 깎아 갱신계약을 맺었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1억원을 임차인에게 돌려주는 조건으로 전세 계약이 이뤄진 셈이다.

전용 106㎡ 전세가는 2년 전보다 1억5000만~2억5000만원 저렴한 수준이다.전세가격은 부동산 가격 흐름과 동반하는 추세를 보인다. 보통 전세가격(전세가율) 상승은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전세가격 하락은 주택 가격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 정설이다. 전세가격 급락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주택시장에 또 다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금과 같은 부동산 침체기에 나타나는 역전세는 결국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시장은 임차인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자금의 연쇄고리가 형성돼 있는데, 전세가 하락으로 이 고리가 끊어지면 다수가 피해를 보는 구조"라며 "부동산 상승기에 성행했던 갭투자, 법인투자 등에서 문제가 시작될 경우 전세사기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시기는 전세가가 치솟은 지난해 1분기 이뤄진 전세계약이 만기를 맞이하는 내년 1분기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2022년 1분기가 서울 전세가격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 시기 신규 계약자들이 만기가 다가오는 2024년 1분기에 역전세로 고통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보증금을 돌려줄 여력이 안 되는 집주인이 임차인에게 시세 하락분만큼 월세를 내는 역월세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깡통전세·사기서 보증금 지키려면 세 가지 꼭 기억해야

  ●전세 계약·갱신 때 주의할 점

전세계약이 만료되면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이때 집주인이 제날짜에 돌려주지 않는 보증금을 보장하는 상품이 전세보증보험이다. 그동안 전세보증보험 보호 한도는 전세가율 100%였다. 전세로 살 주택의 집값에서 선순위 채권을 뺀 금액이 보증 대상이었다. 최대 한도는 서울·수도권이 7억원, 나머지 지역이 5억원이다.

그런데 해당 주택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보증금을 온전히 보호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개 경매는 주변 시세의 80% 안팎에 낙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5월 1일부터 보증 한도를 집값의 90%로 줄였다. 전세보증금과 선순위 채권을 더한 가격이 집값의 90%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자료:서울시


이는 자기 자본 없이 전세보증금만으로 집을 사서 세를 놓는 집주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집은 요즘 같은 집값 하락기에는 전셋값보다 집값이 싼 ‘깡통전세’가 될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금액은 지난 1분기 7974억원으로 2022년 4분기(5260억원)보다 52% 늘었다.

주택가격 산정방식도 엄격해졌다. 2022년까지는 공시가격의 150%를 집값으로 봤지만 5월1일부터 공시가격의 126%(공시가격 적용비율 140%×전세가율 90%)까지만 보호한다. 역시 ‘깡통전세’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바뀐 조건은 5월1일부터 신청하는 신규 계약에 적용되고, 이미 살고 있는 전셋집에 대한 재가입은 2024년 1월1일부터 적용된다.
                
자료:주택도시


신축 빌라처럼 공시가격이나 실거래가격이 없는 주택은 감정평가액을 주택가격으로 보는데 빌라의 경우 감정가액의 81%보다 낮아야 가입할 수 있다. 보증보험은 서울보증보험(SGI)과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가입할 수 있다. 필요한 서류는 주민등록등본, 전세계약자 신분증, 전세계약서(사본), 전세보증금 이체 내역, 전입세대 열람 내역, 부동산 등기부등본(원본), 건축물 대장 등이다.

전세보증보험은 가입 기간이 정해져 있다. 신규 계약이라면 전입신고일과 계약서 잔금지급일 중 늦은 날을 기준으로 계약 기간의 50%가 지나기 전까지 가입할 수 있다. 계약을 갱신한다면 계약 기간의 50%가 지나기 전까지는 신청해야 한다. 예컨대 전세계약 기간이 2년이라면 1년 안에는 가입해야 한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했어도 보증금을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는 가입 기간 동안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HUG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 9월까지 지급 이행 거절 건수는 97건이다. 지급 이행 거절 보증금액도 2020년 23억3900만원, 2021년 68억8200만원, 2023년(9월까지) 99억800만원으로 늘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사 당일 전입신고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입신고 다음 날 0시부터 보험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효력 발생 전 집주인이 변경됐다면 새 집주인과 반드시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한다. 특히 이삿날 집주인이 바뀌는 경우를 유의해야 하는데 전세사기의 가장 흔한 수법이다.

현재 전셋집의 보증금을 올려줬다면 계약서를 다시 쓰고 해당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집주인과 묵시적 갱신이 이뤄졌더라도 보험을 연장하거나 재가입해야 보호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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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윤홍대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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