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웃돈’ 붙는 아파트분양권 시장…“실거주 의무폐지까지 신중해야”
분양가보다 4~5억 붙은 ‘프리미엄’ 거래 활발…실거주 의무 폐지 안되면 사더라도 입주못해…“거주목적이라면 입주날짜 등 기간 넉넉하게 잡아야”
전매제한이 풀린 이후 수억원씩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서울 분양·입주권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이 사실상 연내 논의가 불투명해지면서 시장에선 혼선이 여전해 분양권 전매에 신중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전용 112.9918㎡ 입주권은 지난 4일 39억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달성했다. 같은 전용면적의 직전 거래(35억1538만원)보다 4억6462만원 뛰었다. 이 단지의 비슷한 크기인 전용 112.8548㎡ 입주권도 7월 40억297만원에 거래되면서 직전거래(36억5297만원)보다 3억5000만원 더 올라 거래된 바 있다.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신고가 행진은 서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전용면적 84㎡ 입주권은 지난 7월 19억655만원에 신고가 거래되며 20억원을 넘보고 있다. 분양가는 12억~13억원 수준으로 5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중이다.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 전용 84㎡ 분양권도 2019년 분양가 8억3100만원에서 올해 5월 14억1485만원에 거래됐다. 서울 반포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분양권도 지난달 45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분양·입주권 거래량도 계속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분양·입주권 전매 건수는 지난해 한자릿수를 유지하다 올해 1월부터 20건대 기록했다. 전매제한이 풀린 4월에는 56건으로 훌쩍 뛰어 6월에는 86건까지 기록했다. 7월은 아직 신고기간이 남아있지만 벌써 68건을 기록 중이다.
분양권 거래시장은 활발하지만 관련 법안은 시장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 통과가 국회에서 지지부진하면서 시장 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정부는 최대 10년이던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3년으로 완화하면서 실거주 의무 폐지도 함께 발표했다. 그러나 실거주 의무 폐지 내용이 담긴 주택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지난 2월 발의된 이후 반년이 지나도록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지 않으면 청약 당첨자들은 분양권을 팔더라도 2년을 꼼짝없이 거주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회에서는 깡통전세와 갭투자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정책 엇박자에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중에는 실거주 의무 폐지가 될 거라고 보기도 한다. 폐지가 되지 않을 경우 분양권을 사고 아파트가 다 지어지더라도 들어가서 거주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수석위원은 “실거주 의무 폐지가 될 것이라고 보고 기대감에 분양권 매수가 늘었는데, 입주날짜가 넉넉하게 남은 것들이 아닌 분양권이라면 사더라도 청약당첨자가 입주해야하는 리스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형 아파트 박터지네…청약경쟁률 2010년 이후 역대 2번째
2023년 1~8월 1순위 경쟁률 13.6대 1…“수요 공급 불균형이 주요 원인”
2023년 청약시장에 공급된 전용 59㎡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2010년 이후 역대 2번째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와 2~3인 가구 증가로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줄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월25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청약접수일 기준 2010년부터 2023년(1~8월 18일)까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전국에서 청약을 받은 전용 59㎡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특별공급 제외, 일반공급 기준)을 조사한 결과, 2023년 전용 59㎡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3.64대 1(일반공급 5797가구/1순위 청약자 7만9045명)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동일면적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14.63대 1/일반공급 1만5237가구/1순위 청약자 22만2903명)에 이어 2010년 이후 역대 2번째로 가장 높은 수치다.
실제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2~3인 거주인수는 607만5045명으로 전체 거주인수의 절반 격인 49.5%에 이른다. 이는 2019년(48%), 2020년(48.56%), 2021년(49.09%)에 이어 연속 오름세를 보인 수치다. 이에 비해, 전용 59㎡ 아파트의 공급물량은 2015년 5만2855가구(일반공급 기준)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점차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2020년 3만6048가구를 기록했지만 이후 2021년 2만7347가구, 2022년 1만5237가구로 줄었다. 2023년(1~8월 18일 기준)에는 전년 대비 38.04% 감소한 5797가구에 그친다.
수요와 공급 불균형에 이어 분양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진입장벽 역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를 보면 지난달 7월 기준 전용 60㎡이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1651만6500원으로 전년 동월(1362만9000원)보다 21.18% 상승했다. 이는 전용 60㎡ 초과~85㎡ 이하 아파트의 분양가격(1606만4400원) 보다도 높다. 여기에다 남은 하반기 신규 분양 예정 물량까지 더한다면 전용 59㎡는 희소성에 기인해 올해 1순위 청약 경쟁률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전용 59㎡는 분양가, 취득세, 재산세 등 자금 부담이 비교적 덜하지만, 현재 가격 상승 추세를 감안할 때 내 집 마련 기회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현재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예고한 단지 가운데 전용면적 59㎡가 구성돼 있는 단지에 수요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 투시도 /사진 = DL이앤씨
DL이앤씨는 강원 원주시 판부면 서곡리 일원에서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의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지하 2층~지상 25층, 6개동 전용 59~102㎡ 총 572가구 중 350가구(전용 59㎡ 137가구·74㎡ 213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전용 59·74㎡ 모두 분양가가 3억원대로 책정됐다. 계약자에게는 계약금 분납(5%씩 2회) 및 2회차 계약금 5% 이자 지원, 중도금은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계약금 완납 후에는 분양권 전매도 가능하다.
원주시 원도심인 무실지구 내 각종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사업지 직선 2km 거리에 KTX중앙선을 이용할 수 있는 원주역이 있다. 여기에 향후 여주~원주 복선전철(2027년 완공 예정)과 수서~광주 복선전철(2030년 완공 예정)이 개통하면 교통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9월 부산시 남구 대연4구역에서 주택재건축을 통해 ‘더 비치 푸르지오 써밋’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상 3층~지상 최고 43층, 8개동 전용 59~114㎡ 총 1384가구로 조성되는 후분양 단지로 오는 12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일반분양물량은 전용 59~114㎡ 391가구다. 광안대교와 부산지하철 2호선 경성대, 부경대역, 남천역이 사업지와 인접해 있다.
비슷한 시기 GS건설도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2동 일원을 재개발하는 ‘안양자이 더 포레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6층, 5개동 총 483가구 중 212가구(전용 49㎡ 41가구·59㎡ 169가구·73㎡ 2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사업지 인근에 화창초교와 서울지하철 1호선 관악역이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봉천 제4-1-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에서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을 9월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8층, 9개동 총 997가구 중 전용 58~59㎡ 101가구가 일분분양분이다. 구암초·중·고와 서울 서부 경전철 현대시장역(예정)을 이용할 수 있다. 계룡건설 컨소시엄도 2023년 하반기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신촌 공공주택지구 A2블록에서 ‘엘리프 성남신촌’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용 59㎡, 총 320가구 규모로 지어지며, 헌릉IC 및 3호선 수서역, 8호선 복정역 등이 가깝다.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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