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9호선 타고 환승없이 인천공항 간다
오세훈·유정복, 9호선·공항철도 직결 합의…공항철도~서울 9호선 연결 서울 출퇴근 영종 주민 등 혜택…인천시, 오세훈 내놓은 기후동행카드에도 합류
앞으로 서울 강남권 주민들은 인천공항을 갈 때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타고 한 번에 이동하고, 인천시민들은 서울 강남으로 출근할 때 공항철도로 한 번에 갈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김포공항역에서 환승해야 했지만, 서울시와 인천시는 이런 불편이 없도록 서울 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를 직결 운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향후 3~4년 내에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가 인천공항까지 직통으로 연결된다. 서울시와 인천시가 24년간 답보상태였던 ‘공항철도-서울 지하철 9호선 직결사업’에 전격 합의해서다.
서울시가 2024년에 도입하는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 혜택 기후동행카드는 인천시로 확대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이 11월17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서울-인천 교통현안 해결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은 11월17일 서울시청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교통 현안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 시장은 “2004년 수도권 통합환승제 완성 이후 수도권 교통 역사에 새 획을 긋는 매우 의미 있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은 강서구 개화역부터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을 잇는 노선이다. 모든 역이 한강 남쪽에 있어 강남권으로 이동할 때 유용하다. 공항철도는 서울역부터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노선이다. 계양역에서 인천 지하철 1호선, 검암역에서 인천 지하철 2호선과 환승할 수 있고, 청라국제도시역도 있다. 서울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도시 접근성은 우수하지만, 강남권으로 가려면 서울 지하철 9호선과 김포공향역에서 환승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각각 운영되던 공항철도와 9호선은 ‘Y’자 형태로 이어진다. 공항철도와 9호선의 연결은 영종·청라·계양 등 인천 서북부 신도시 주민의 숙원이었다. 9호선 사업이 한창 진행되던 1999년부터 서울 지하철 9호선 서쪽 종점을 지금의 ‘개화역’이 아니라 인천공항까지 연결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직결 운행을 할 수 있도록 두 노선 건설 단계에서 연결 선로도 미리 건설해 뒀다.
당초 직결사업은 2012년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비용 분담 문제 때문에 지연돼 왔다. 서울시는 공항철도가 인천을 지나는 광역철도 성격이 있어 인천시도 비용을 일정 부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인천시는 분담금을 낼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해 왔다.
오 시장과 유 시장은 전날 서울 지하철 9호선 직결 후 운영비는 서울시가 전액 부담하고, 인천시민도 교통 수혜를 입는 점을 고려해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시설비 절반을 인천시가 분담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서울시는 9호선 라인과 공항철도 구간을 모두 달릴 수 있는 직·교류 겸용 열차 8편성을 새로 구입할 예정이다. 공항철도는 교류, 9호선은 직류 방식이어서 기존 열차는 호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2015년 국토교통부 용역에서 4편성 투입을 기준으로 열차 비용이 556억원으로 추산됐다. 증차량이 8편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1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직결 운행을 하려면 전기·신호 시설을 개량해야 한다. 또 서울 지하철 9호선은 직류를 사용하고 공항철도는 교류를 사용해 교직류 겸용 전동차를 도입해야 한다. 열차 구입비는 총 556억원으로 서울시는 이중 국비 222억원을 2018년에 확보한 상태다. 서울시는 인천시와 합의사항을 토대로 국토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와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조속한 기간 내 직결 운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직결 운행이 시작되면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 혼잡도가 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서울 강남권을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게 돼 인천·서울 시민의 철도 서비스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며 “영종·청라·계양 등 인천 서북부 시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를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2024년 1월부터 월 6만5000원에 지하철·버스와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한다. 대중교통망이 얽혀 있는 인천시·경기도에도 합류를 제안했고, 인천시는 이번에 참여하기로 했다. 유 시장은 전날 오세훈 서울시장·김동연 경기지사·유정복 인천시장 3자 회동 후 브리핑에서 “주민 편의 차원에서 좋은 방향이라면 수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후동행카드는 기본요금이 비싼 광역버스는 이용할 수 없다. 오 시장이 당초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지하철 탑승도 제한된다. 인천시는 광역버스 기후동행카드 사업에 2024년부터 참여하고,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은 수도권 운송기관 등과 협의 후 발표할 예정이다. 일반 지하철과 버스 참여는 전문기관 연구와 수도권 실무협의를 거쳐 검토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기후동행카드로 광역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매월 1만4000여명의 인천시민이 최소 3만원 이상 교통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시와 함께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 협의를 진행해 온 경기도는 이번에 참여하지 않는다. 인천시는 서울시와 같은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경기도는 그렇지 않아 개별 버스회사와 협상을 해야 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당초 버스 준공영제를 임기 내 도입하기로 했으나, 2022년 도입 시기를 2027년까지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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