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세권 활성화 ‘주요 간선도로변’까지 확대
강남대로 등 노선형 상업지 포함 장기간 제한지역 개발 탄력 전망…관광숙박시설 도입 땐 용적률 혜택…“강남·서초 등 역세권 골목길은 용적률 최대 1100%로 상향”
서울시가 노후한 역세권에 용적률을 늘려 고밀·복합개발하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를 주요 간선도로변까지 확대한다. 침체된 간선도로변 노선형 상업지역 일대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번 개발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언한 ‘도시공간 대개조’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역세권 활성화 사업은 서울시내 지하철역 승강장 350m 내 가로구역에 해당하는 부지의 용도지역을 상향해 용적률을 높이고, 증가한 용적률의 50%를 공공기여로 받아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는 사업이다. 민간사업자는 사업성을 높일 수 있고, 공공은 동주민센터와 보건지소, 문화시설 등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공급할 수 있다.
서울시는 기존 역세권에 더해 간선도로변의 노선형 상업지역을 사업 대상지로 추가했다. 간선도로변에 띠 모양으로 지정된 노선형 상업지역은 양호한 개발 여건에도 불구하고 건축 규모와 배치 제한 등으로 오랜 기간 개발되지 않았다. 토지 이용의 효율성이 낮은 탓에 지역 환경을 낙후하게 만든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강남대로, 도산대로, 영등포로, 율곡로, 한강대로 등 94만9000㎡가 노선형 상업지역에 해당한다.
시는 둘 이상의 용도지역이 중첩된 노선형 상업지역을 하나의 용도지역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할 때에는 복합용도 도입을 의무화해 전체 용적률의 50% 이상에 업무시설이나 관광숙박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기존 역세권 사업 대상지인 지하철역 승강장 350m 내 지역에 대해서도 용도지역 변경 기준을 개편했다. 입지 특성에 따라 용도지역을 최대 2단계(위원회 인정시 3단계) 변경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입지 특성이 충족되거나 복합용도를 도입할 경우 최대 4단계까지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용적률 인센티브 항목을 추가로 도입했다. 우선 창의·혁신디자인으로 선정된 건축물이나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경우 최대 110%포인트 이내 상한 용적률을 가산한다. 노선형 상업지역 일대 용도지역 상향과 함께 관광숙박시설을 도입하는 경우 1.2배 이하 범위에서 용적률을 추가한다.
신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해 에너지를 충당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ZEB)이나, 지능형 빌딩시스템(IBS)을 도입할 경우 허용용적률의 15%를 추가로 가산할 수 있도록 했다.
●“강남·서초 등 역세권 골목길…용적률 최대 1100%로 상향”
서울시가 지하철역 주변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을 주요 간선도로변까지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강남, 서초 등 주변 골목길 일대 용적률이 최대 110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3월5일 40여 곳에서 진행 중인 역세권 활성화 사업의 인센티브를 대폭 강화하고 이 같은 내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간선도로변의 노선형 상업지역도 사업 대상지에 포함된다.
노선형 상업지역은 강남대로, 테헤란로, 한강대로, 도산대로, 사당로 등 역세권을 비롯해 인근 뒷골목까지 포함한다. 주거지역이 섞여 있고 환경 규제 등으로 개발에 제약이 많아 저층 빌딩 재건축 외에는 개발 방법이 딱히 없어 낙후 지역으로 전락한 곳이 많았다.
서울시는 이처럼 용도가 혼재돼 있는 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일원화해 개발을 쉽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용적률도 높아진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최고 250% 안팎인데, 상업지역으로 완화되면 주요 지역 기준 800%까지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창의적인 디자인을 더하면 110%포인트, 호텔 등 관광숙박시설을 조성하면 160%포인트, 친환경 건축물로 지으면 37%포인트까지 추가 용적률을 준다. 모두 해당되면 용적률을 최대 1100%까지 끌어올리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3월 안으로 이번 개정 사항과 그간 추진된 사업 사례를 공유하는 사업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시는 2019년 역세권 활성화 시범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40곳을 사업대상지로 선정했다. 첫 사례인 강북구 미아역세권이 2023년 1월 착공해 2026년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23년 8월에는 지하철역 승강장 경계로부터 250m 이내였던 역세권 사업 대상지 기준을 중심지 체계상 지역 중심 이상이거나 환승역에 해당할 경우 350m 이내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운영기준을 개정했다.
조남준 시 도시공간본부장은 “노선형 상업지역을 활용해 서울 대개조를 실현하고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