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개발됩니다” 기획부동산 주의보
국토부, 집중 신고기간(3월27~6월30일) 운영…허위 매물 광고도 기승
“○○ 후보가 말한 지역이 바로 옆이에요.” “철도 개통 호재가 있어 놓치기 아까운 땅이죠.”
이번 4.10 총선을 앞두고 지역개발 공약을 활용한 기획부동산 사기나 불법 부동산 광고가 기승을 부리면서 부동산 관련 이해도가 낮은 서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기획부동산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도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기획부동산이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처럼 개발이 어렵고, 맹지(盲地)나 임야 등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땅을 개발 가능성이 큰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업자나 거래 형태를 가리킨다. “총선 이후 본격 개발돼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투자 가치가 없는 땅을 비싸게 파는 식이다. 기획부동산은 일반적으로 서민들이 매수 가능한 1000만~5000만원 정도의 투자금에 맞춰 필지를 쪼개 판매하는데, 이 때문에 다수의 소액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흔하다.
2023년 전체 토지거래 중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서 면적의 10분의 1 이하 지분으로 토지를 쪼개 거래한 비율이 1.4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제한구역에서 이런 지분 거래는 2022년 전체 토지거래의 0.64%(4천198건)를 차지했으나, 2023년에는 비중이 0.74%(3561건)로 커졌다.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도 10분의 1 이하 지분 거래가 2022년 전체 거래의 0.49%(3227건)에서 2023년 0.50%(2401건)로 증가했다. 상수원보호구역에서는 0.13%(830건)에서 0.19%(914건)로 늘었다.
정상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토지를 안내한 뒤 실제 계약 때에는 개발가치가 없는 다른 토지로 계약하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분양이 어려운 토지에 분양금액만큼 근저당을 설정하고 향후 소유권 이전을 약속하는 기획부동산 사기도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기획부동산과 함께 '미끼 매물' 등 부동산 허위 과장 광고 관련 신고도 받는다. 국토부가 최근 허위 매물 신고 내용을 토대로 신축 빌라 분양 홈페이지 60곳을 확인했더니, 개업 공인중개사가 아닌 무자격자가 전세 광고 등을 올린 사례가 홈페이지 10곳에서 16건 확인됐다.
'전세도 가능', '전세 7천만원' 등의 광고를 분양 대행사 관계자 또는 중개보조원이 올리는 식이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개업 공인중개사가 아닌 분양 대행사는 분양 외 전세 매물을 표시·광고할 수 없다. '버팀목 hug', '모든 대출 가능'이라고 올린 광고 내용을 확인해봤더니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안심 대출과 버팀목 대출이 어려운 물건도 있었다.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국세청, 경찰청 등과 협조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부동산 허위·불법 광고, 기획부동산과 관련해 3월27일부터 6월30일까지 통합신고센터(www.budongsan24.kr.☎ 1644-9782)에서 위법 의심 사례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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