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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4년05월13일 08시21분 ]
水鏡칼럼-민주 '1주택 종부세 폐지론' 점화…부동산 민심잡기 나섰나
  野 핵심정책 수정 가능성에 파장 주목…스윙보터 겨냥 장기포석 해석도…與는 진정성에  의구심…"'국정 발목잡기' 이미지 해소용" 평가절하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실거주용 1주택에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폐지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면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론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박 원내대표는 5월9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종부세와 관련해서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며 종부세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 때 종부세 세율과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올려 실거주 1주택자까지 과도한 세금 부담을 지게 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종부세가 민주당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조건부라 하더라도 박 원내대표의 언급은 적잖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5월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


그동안 민주당 내에선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1주택을 오래 보유한 저소득층과 노인 가구의 종부세 납부를 연기해주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실거주 1주택자를 아예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현재 1주택자는 공시가격 12억원 이상 주택을 보유하면 종부세 대상이 된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인 박 원내대표의 이번 발언은 결국 대선까지 염두에 둔 이 대표의 장기적인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지지층 외에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표심(票心)이 바뀌는 '스윙 보터'(swing voter: 선거 등의 투표행위에서 특별히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이 정해지지 않았거나 바뀌는 유권자)의 향배가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해 실용적 관점에서 정책 방향 수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정책적으로도 그간 가파르게 상승한 집값을 반영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친명계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원래 초고가주택에 부과하는 게 종부세의 취지였는데 아파트 가격이 워낙 올라가다 보니 대상 기준이 많아졌다"며 "조정의 필요성은 늘 있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 이 문제를 놓고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경우 크고 작은 진통도 예상된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그 문제와 관련된 정책적 검토는 없었다"며 "현재로서는 박 원내대표의 개인적 견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종부세 부담 완화를 주장해 온 여당도 박 원내대표의 발언에 신중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의 언급에 전향적이라는 평가를 하면서도 진정성에는 의구심을 비췄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1주택자 종부세 폐지 주제는 논의해볼 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 때의 일이므로 결자해지(結者解之)하려는 의도 같아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야당이 '국정 발목잡기', '여의도 독재' 같은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종부세 혼선, 민주당의 진짜 입장은 뭔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며 1주택 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 비과세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자 하루 만에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의 개인적 견해”라며 “당내에서 그 문제와 관련된 정책적 검토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2005년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대표적인 ‘정치 세금’으로 꼽힌다. 도입 목적으로 내세운 부동산 투기억제 효과는 달성하지 못한 채 ‘부자세’로 남아 민주당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세금으로 집값 잡겠다며 공시가격과 종부세율을 마구 올려 2021년 종부세 대상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특히 투기와 상관없는 실거주 1주택 종부세 납세자가 문재인 정부 5년간 6.5배 늘었고, 이들의 납부 금액은 17배나 증가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과세 기준을 완화했지만 여전히 1주택자가 전체 종부세 과세자의 27%를 차지한다. 투기와 무관하게 한 집에서 살고 있는 실거주자에게 고통을 주는 이런 징벌적 종부세는 손보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실거주 1주택자는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종부세를 모두 면제해 주자는 박찬대 원내대표 제안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 낮은 가격의 집 2채를 갖고 있는 사람과의 과세 형평성도 문제가 되고,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투기가 몰리는 부동산 쏠림 현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세금 제도는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해서는 안 된다. 선의의 피해자를 줄이는 제도 보완은 필요하지만 세제의 예측 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주택 실거주자 비과세를 제안한 박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 때에는 종부세를 가리켜 “반도체와 조선, BTS와 기생충, 오징어 게임처럼 세계가 부러워할 K세금”이라고 미화한 글을 공유했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에도 일시적 2주택자 등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덜어주는 공약을 내놓았지만 그 이후 윤석열 정부가 종부세 부담 완화 대책을 내놓자 “부자 감세”라며 반대했다. 종부세에 대한 입장이 이렇게 오락가락하니 진의(眞意)를 알 수가 없다. 민주당의 정확한 입장이 무언지 밝혀야 국민적 혼란도 줄어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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