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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4년07월03일 22시24분 ]
헌법재판소, 친족상도례 규정…71년 만에 '헌법 불합치' 결정....."이혼 후 혼인무효 가능". 대법원 , 40년 판례 바꿨다. 

헌법재판소는 친족 사이에서 일어난 재산 범죄를 처벌하지 않고 있는 형법상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규정에 대해 6월27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2025년 12월31일까지 국회는 법을 개정하고, 그때까지 처벌을 면해주는 현행 규정을 중지하라고 해 사실상 위헌 결정을 내린 셈이다.

형법 328조 1항이 규정하는 친족상도례는 직계 혈족과 배우자, 함께 사는 8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동거 친족) 사이에서 발생한 절도와 사기, 횡령·배임 등 재산 범죄를 처벌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1953년 형법 제정 때, 가족 간 재산 문제는 국가가 개입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이날 판결로 친족상도례는 도입 후 71년 만에 바뀌게 됐다.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6월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친족상도례' 형법 328조 위헌소원 심판에 대한 선고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헌재는 이날 “현행 규정은 친족의 실질적 관계나 피해자의 처벌 의사,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처벌을 면해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이는 입법 재량을 일탈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다. 형사 피해자의 재판 참여 기회와 재판 절차에서의 진술권을 침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농경시대 대가족 사회와 달리, 핵가족과 1인 가구가 급격히 늘고 경제활동 양상도 변하면서 친족 간 경제적 유대 관계도 바뀌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변화한 가족 형태와 문화 등이 반영된 결정이다” “가족 간 재산 분쟁이 급증할 것이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한편, 헌재는 먼 친척이 재산 범죄를 저질렀을 때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친고죄 조항(형법 328조 2항)에 대해선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친고죄 조항은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국가형벌권 행사가 가능하게 한 것으로,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했다.

 “나쁜 가족도 처벌 면제…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침해”
헌재, 위헌 취지 판단 의미…직계혈족·배우자, 동거 안해도 적용 “친족상도례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친족간 폭행·공갈·특수절도도 특례 “피해·관계회복 더 쉽다고 할 수 없어…사회적 합의 거쳐 대안입법 강구를”…“상속회복청구권, 10년 제한은 위헌”

헌법재판소가 6월27일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데에는 일률적인 형(刑) 면제가 범죄피해자의 재판진술권이라는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만 가족 사이 발생한 범죄를 ‘특별히 취급’할 필요성도 있다며 이들의 관계나 피해 정도, 회복가능성 같은 구체적 사정을 반영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이날 헌재는 우리나라의 역사·문화적 특징을 고려할 때 친족상도례 규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긍정했다. “경제적 이해를 같이하거나 정서적으로 친밀한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수인 가능한 수준의 재산범죄에 대한 형사소추 내지 처벌에 관한 특례의 필요성은 수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재산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 친족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획일적으로 형을 면제해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형을 면제한다고 해서 가해자를 재판에 넘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무상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사건은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 처분을 하도록 하고 있어 피해자로선 진술 기회를 박탈당한다.

헌재는 우선 친족상도례 조항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고 지적했다. 직계혈족이나 배우자에 대해선 실질적 동거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고, 8촌 이내 혈족이나 4촌 이내 인척은 동거를 요건으로 한다. 각각의 배우자도 포함된다. 헌재는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할 경우, 경우에 따라 형사피해자인 가족 구성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것이 돼 본래의 제도적 취지와는 어긋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친족 간 범죄라고 해서 불법성이 경미하다거나 피해나 관계 회복이 더 쉽다고 할 수도 없다. 예컨대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에서 범죄수익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하는 데 이 역시 친족 간 발생한 범죄라면 형이 면제된다. 친족 간 폭행·공갈·특수절도도 마찬가지로 특례 대상이다. 헌재는 피해자 혼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능력이 결여된 경우도 본래 법률 취지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번 헌법소원의 청구인 중 한 명인 A씨도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작은아버지 부부로부터 퇴직금, 상속재산 등 약 2억3600만원을 빼앗긴 경우였다. A씨는 1993년부터 2014년 11월까지 20여년 동안 경남 창원시 소재 돼지농장에서 일했다. 그러던 중 부친이 사망하자 장례식장에서 만난 작은아버지 부부의 권유로 돼지농장을 떠나 동거하기 시작했다. 작은아버지 부부는 A씨와 4년 동안 동거하면서 A씨의 재산을 가져갔다.

A씨는 여러 기관의 도움으로 공공후견인을 선임해 작은아버지 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다만 검찰은 A씨가 동거하지 않았던 기간에 빼앗긴 1400여만원에 대해서만 피해를 인정했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이들 부부가 ‘동거친족’으로 인정돼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이런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법관으로 하여금 형 면제 판결을 선고하도록 획일적으로 규정했다”고 꼬집었다.

헌재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대안 입법을 강구하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현실적 가족·친족 관계와 피해의 정도 및 가족·친족 사이 신뢰와 유대의 회복가능성 등을 고려한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의 의사표시를 소추조건으로 하는 등 여러 가지 선택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헌재는 상속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안 사람이 다른 공동 상속인에게 상속분 가액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을 10년으로 제한하는 민법 조항도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민법 999조 2항의 ‘상속권의 침해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 중 민법 1014조에 관한 부분으로, 헌재는 “‘가액반환의 방식’이라는 우회적·절충적 형태를 통해서라도 상속권을 뒤늦게나마 보상해 주겠다는 입법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권리구제의 실효성을 완전히 박탈한다”고 지적했다.

 '가족이라고 못 봐줘'… 유류분 이어 친족상도례도 손질
핵가족화·경제 성장 등 사회 환경 크게 변해…자정 노력으론 친족 간 재산 범죄 해결 난항…가족 간 재산 문제에 국가 개입 필요성 열어

‘법은 가정의 문턱을 넘지 않는다.’
국회가 1953년 형법에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를 제정하면서 따른 로마법 격언이다. 국가가 가족 간 재산 문제에 개입했다가 오히려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한국의 공동체 가족주의 정서가 입법 취지에 반영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법 제정 후 70여 년이 흐르는 동안 한국 사회는 핵가족화했고, 이제는 1인 가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5촌 이상의 친족 또는 인척 간 교류도 축소됐다. 사회가 변화하는 동안 경제는 크게 성장했다. 1953년 477억 원이었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023년 2,401조 원(이달 집계 기준)까지 늘어났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면죄부'를 주기엔 재산 범죄로 인한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얘기다.

헌재가 6월27일 친족상도례를 규정한 형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도 이처럼 변화한 사회상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족 간 자정(自淨) 노력만으로는 친족 간 재산 범죄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 실제 방송인 박수홍의 친형 부부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박씨의 출연료 등 거액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자 박수홍 부친은 큰아들이 아닌 자신이 횡령을 했다고 주장해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부친이 횡령한 경우 친족상도례 대상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 조항을 악용하려는 의도로 비쳤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날 "생명, 신체,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해를 포함하지 않은 재산범죄의 경우, 가족과 친족 사회 내에서 자율적으로 손해를 회복하고 화해와 용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효율적 분쟁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친족상도례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다만, "현행법은 넓은 범위의 친족에 대해, 재산범죄 불법성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묻지 않고, 피해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형 면제'를 하고 있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 진술권이 형해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족상도례의 기초가 된 로마법 체계를 받아들인 국가들과 비교해도 현행법은 처벌이 너무 어렵다는 점도 위헌 판단의 근거가 됐다. 프랑스는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물품에 대한 경우나 가해자가 후견인 등이면 친족상도례를 적용하지 않는 등 친족 간 재산범죄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자정적 변화만 기대해선 안 돼”

법조계에선 국가가 사회 변화에 따라 가족 간의 재산 문제에 좀 더 깊숙이 개입할 필요성을 헌재가 인정한 대목을 특히 주목한다. 앞서 헌재는 지난 4월 유류분(배우자·자녀·부모·형제 등에게 보장된 최소한의 유산 상속분) 관련 민법 조항에 대해 46년 만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는데 당시에도 가족 간 재산분쟁 격화 추세와 핵가족의 일반화 등 사회 변화를 주요한 판단 기준으로 내세웠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가족에서 개인주의화하는 사회 분위기와 실질적인 가족의 의미를 따지는 결정이 이어지고 있다"며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하는 형사소송법 조항 등도 헌재의 심판 대상이 되면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결정으로 친족상도례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종결하는 종전의 수사와 재판 관행에도 변화가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상속 전문인 박수홍의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가족 간 범죄는 은밀하고 계속적으로 죄책감이 결여된 상태로 발생해 결과가 참혹한 경우가 많은데도 처벌하기 어려웠다"며 "수사기관이 이제는 적극 수사를 해야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박씨의 친형 사건 1심 재판부가 '가족회사'라는 이유로 형량을 감경했던 것도 항소심에서부터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헌재가 친족상도례 관련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만큼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친족상도례 적용 대상 ▲범죄 피해 규모에 따른 친족상도례 적용 여부 등이 향후 개정법안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패륜자식 상속 배제, 딸도 제사…시대 따라가는 法 
헌재·대법, 가족관계 변화 반영…기존 판례 잇따라 뒤집는 판단

6월27일 헌법재판소가 ‘친족상도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을 비롯해, 과거와 달라진 가족 관계와 문화를 반영해 기존 판례를 뒤집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헌재는 4월25일 ‘유류분’ 제도에 대해서도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고인(故人)의 뜻과 관계없이 특정 가족에게 법정 상속분의 일정 비율을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1977년 민법에 유류분 제도가 도입된 지 47년 만에 나온 위헌 결정이다.

헌재는 고인의 형제 자매에게도 유류분을 인정하는 민법 제1112조 4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또 유류분 제도에 상실 사유를 규정하지 않고 있는 조항(민법 1112조 1~3호)과 부모 부양과 재산 형성 기여분에 대한 고려가 없는 민법 1118조에 대해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하는 패륜적 행위를 일삼은 상속인에게도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국민 법 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작년 5월 부모의 제사에 대한 권리를 갖는 ‘제사 주재자’는 성별과 관계 없이 연장자가 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장남에게 제사 주재자 우선권을 줬던 대법원 판례가 15년 만에 깨진 것이다. 대법원은 “현대사회의 제사에서 부계 혈족인 남성 중심의 가계 계승 의미는 상당 부분 퇴색했고, 남성이 여성에 비해 제사 주재자로 더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성별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개인 존엄과 양성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 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친족의 범위를 새로 판단한 판례도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0년 6월 독립유공자 유족 자격을 구하는 소송(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소송을 낸 독립유공자의 증손자에게 소송 당사자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8촌 이내 혈족은 소송 자격이 있다’는 기존 판례를 40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은 당시 “2005년 호주제가 폐지되면서 부부와 자녀를 중심으로 한 가족 제도로 재편되고 우리 사회 가족 형태도 이미 핵가족화됐다”며 “민법 777조의 ‘친족’이 밀접한 신분적 이해관계를 가진다고 볼 법률적·사회적 근거가 약해졌다”고 했다.

가족간 재산 분쟁, 어떻게 달라지나
박세리 울린 가족 재산 분쟁…처벌 어떻게 달라지나 Q&A

헌법재판소가 6월27일 ‘친족상도례’’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가족 간 재산 범죄 사건이 부쩍 늘어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부모와 자녀 등 직계혈족과 배우자, 함께 사는 친족(8촌 이내의 혈족·4촌 이내의 인척) 등이 사기·절도·횡령 범죄를 저질렀을 때 검찰은 대부분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했다.

피해자가 처벌해 달라고 해도 경찰이나 검찰은 합의를 종용하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법조인은 “사실상 위헌으로 판단된 이 조항이 국회에서 개정되면,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고소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로골퍼 출신 박세리(왼쪽)씨가 6월18일 아버지 박준철씨를 고소한 것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앞서 박씨는 6월11일 박세리희망재단의 법인 도장을 몰래 제작해 사용한 아버지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고소했다. 친형을 횡령 혐의로 고소한 방송인 박수홍(오른쪽)씨가 지난해 3월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헌법불합치 결정된 핵심 이유는

헌재가 형법 328조 1항이 규정한 친족상도례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본 이유는 가족의 재산 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는 것은 피해자의 기본권을 크게 침해한다는 취지다. 헌재는 또 가족의 형태가 핵가족화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먼 친척의 범죄까지 처벌을 면해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헌재는 “넓은 친족 관계에서 일률적으로 형(刑)을 면제하는 것은 형사 피해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고, 가족·친족 제도의 형식적 면만 유지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 금액이 크고 불법성이 중대한 경우에도 일괄적으로 처벌을 면제해 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50억원이 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사건에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돼 가족이라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박수홍 형, 박세리 아버지는 처벌될까

친족상도례는 유명인들이 가족에게 거액의 돈을 뜯겼다고 주장하는 사건에서도 늘 논란이 됐다.

방송인 박수홍씨는 2021년 4월 친형이 자신의 출연료 등 61억여 원을 빼돌렸다고 고소했고, 이듬해 10월 검찰은 박씨의 친형을 구속 기소했다. 그즈음 갑자기 박씨의 아버지가 나서 “(박수홍의) 재산을 내가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씨 측은 ‘아버지가 친족상도례 조항으로 형의 처벌을 막아주려고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그렇게 인정됐으면, 아버지는 불기소되고, 형도 처벌을 면할 수 있었다. 박씨의 형은 같이 살지 않는 친족이기 때문에 처벌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프로 골퍼 출신 박세리씨도 최근 아버지와 금전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아버지가 박세리씨가 운영하는 재단의 도장을 위조해 개인 사업에 몰래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박씨의 아버지는 사문서 위조 혐의를 받고 있어서 친족상도례와 상관없이 혐의가 확인되면 처벌받게 된다.

-참았던 가족 범죄, 처벌로 이어질까

헌재가 이날 심리한 사건 중에는 치매 노모의 예금을 자녀가 몰래 빼돌린 사건이 있었다. 아들 A씨는 치매에 걸린 노모를 돌보며 예금 계좌를 관리해 왔는데, 어머니가 사망하자 이를 자기 돈처럼 썼다는 의심을 받았다. 딸 B씨가 A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횡령이 인정돼도 처벌할 수 없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다. 이 밖에 의붓아버지가 횡령을 저질렀다며 소송을 낸 딸의 사건도 모두 불기소 처분됐다.

이처럼 그동안 처벌이 면제됐던 가족 간 재산 범죄가 줄줄이 재판으로 넘겨지게 됐다는 게 법조계의 전망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당장 친족상도례가 중지된 만큼 그동안 참았던 가족 간 고소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이고, 수사 기관도 적극 수사해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공소시효가 남은 범죄의 경우, 불기소 처분이 됐더라도 항고, 재항고 등으로 다시 수사가 진행되는 일도 벌어질 것 같다”고 했다.

-친족상도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5년 12월까지 새로운 법을 만들어야 한다. 법조계에선 “가족 간 친밀도나 범죄 피해 정도에 따라 처벌 대상이나 규정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수홍씨를 대리했던 노종언 변호사는 “친족 간 재산 범죄는 다른 범죄보다 은밀하고 잔인하게 장기간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친족을 살해하거나 추행하는 범죄는 가중 처벌하면서, 재산 범죄는 면해주거나 감경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벌 범위를 대폭 넓혀야 한다”고 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가족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인 유대 관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따라 재산 범죄의 처벌 여부를 달리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

친족 간 재산 범죄의 처벌을 면해주는 특례 규정으로, 형법 328조에 명시돼 있다. 직계 혈족이나 배우자, 동거 친족(8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 등) 등이 사기·배임·횡령 등 재산 범죄에 대한 형이 면제되고 그 외 친족은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를 적용하고 있다. 1953년 형법이 제정될 때, 가까운 친족 내부 문제에 국가가 간섭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佛·獨, 가족 刑면제 범위 좁아…英·美, 일반 범죄로 처벌
'가족간 재산 범죄' 각국 법 규정은…대륙법계 佛·獨·日은 친족상도례와 비슷 

친족상도례를 직역(直譯)하면 ‘친족 간 도둑질에 대한 특례’이다. 이 제도의 역사는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법은 가정의 문턱을 넘지 않는다’는 로마법에서 유래됐고, 이후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국의 형법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일본을 거쳐 1953년 한국에는 형법이 만들어질 때 함께 도입됐다. 대륙법계 국가인 프랑스와 독일, 일본 등도 친족상도례와 비슷한 법 규정을 갖고 있지만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영미법계 국가인 영국, 미국 등은 가족 간 재산 범죄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친족상도례 조항의 개정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형법전에 친족상도례가 처음 명문화된 것은 1810년 프랑스 형법이었다. 프랑스는 부모, 조부모, 자녀, 손주, 배우자만을 대상으로 강요‧공갈‧사기 등 재산 범죄를 형사소추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친족상도례의 가족 관계 적용 범위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좁은 편이다.

독일은 ‘친족’ 개념에 친·인척, 배우자, 생활동반자(동성 배우자), 약혼자, 형제자매, 양부모자녀 관계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혼인 관계에 있지 않더라도 친족상도례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용 범위가 상당히 넓다. ‘가족’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이들 범죄는 피해자가 고소를 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로 규정돼 있다. 대상 범죄는 절도·횡령·사기·배임 등이다.

일본의 경우 배우자와 직계혈족, 함께 사는 친족의 절도죄, 부동산침탈죄의 형을 면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 외 친족 범죄는 ‘친고죄’로 다룬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구조이지만 민법상 친족 범위가 한국보다 좁아 실제로는 이 특례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영국과 미국 등 영미법계 국가는 친족상도례 조항을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가족 간 범죄라도 일반 범죄와 다를 바 없이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이혼 후 혼인무효 가능”…대법원, 40년 판례 바꿨다
기존 “실익 없어 무효 안 돼” 판결 뒤집어…조희대 대법원 체제 첫 전원합의체 선고…결혼 결속 기능 약화 우려 목소리 나와

이미 이혼했더라도 당사자 간에 혼인에 대한 실질적 합의가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미 이혼한 부부의 혼인을 무효로 돌려야 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본 1984년 대법원 판례를 40년 만에 깬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첫 전원합의체 판결이기도 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조희대 대법원장, 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5월23일 A씨가 전(前)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 청구소송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원심의 각하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판례 변경 이유에 대해 “혼인 관계를 전제로 수많은 법률관계가 형성돼, 그 자체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이 관련된 분쟁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일 수 있다”며 “이혼으로 혼인 관계가 이미 해소된 이후라고 하더라도 혼인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당사자가 이미 이혼했다는 이유로 혼인무효 필요성에 대한 구체적 판단을 하지 않는 것은 “법원의 판단을 구할 방법을 미리 막아버림으로써 국민이 온전히 권리구제를 받을 수 없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례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5월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서 임석해 있다.
     
A씨와 B씨는 2001년 12월 결혼해 자녀 한 명을 뒀다. 이들은 3년 뒤인 2004년 10월 이혼조정을 통해 이혼신고를 했다. A씨는 이후 15년 뒤인 2019년 “혼인신고 당시 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극도의 혼란과 불안, 강박 상태에서 실질적 합의 없이 혼인신고를 했다”며 B씨를 상대로 혼인을 무효로 해 달라는 소송을 추가로 냈다.

앞선 1심 법원은 A씨의 청구를 각하했고, 2심은 기각했다. 민법 815조는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었거나 근친혼일 경우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이미 이혼한 부부의 혼인은 사후에 무효로 돌릴 수 없다는 1984년 대법원 판례를 유지해 왔다. 당사자가 이미 이혼에 의해 혼인관계가 해소됐으므로 혼인취소 소송을 통해 얻을 실익이 없다는 이유였다.

당시 판례는 “단순히 여성이 혼인했다가 이혼한 것처럼 호적상 기재돼 있어 불명예스럽다는 사유만으로는 (혼인무효)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례 변경에 대해 “당사자의 신분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무효인 혼인 전력이 잘못 기재된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을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등 국민의 법률생활과 관련된 분쟁을 실질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당사자의 권리구제방법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혼 기록을 지우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가짜 혼인무효 소송’ 제기가 남발하거나, 결혼 결속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혼인전제 법률분쟁 일괄 해결…이혼기록 삭제 악용 가능성도 
40년 만에 이혼판례 변경 의미…혼인무효·이혼은 법률적 실익 달라…무효 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가능…자녀 민법상 ‘혼인 외 출생자’ 판단…일상 가사채무 연대책임도 못 물어…법조계 안팎선 “합리적 판결” 환영…소송 남발 땐 ‘재판 지연’ 심화 우려

대법원이 대법관 전원 일치 의견의 전원합의체 선고로 “이혼했더라도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다”고 기존 판례를 40년 만에 변경하며 혼인 관계를 전제로 한 법률 분쟁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법조계 일각에선 단순히 혼인 기록을 지우려 소송하는 경우가 많아지면 악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5월23일 A씨가 전 배우자 B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확인 소송을 파기자판(破棄自判: 상고 법원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한 경우, 환송還送 또는 이송移送하지 않고 피고 사건에 대해 직접 판결하는 재판)하며 이혼신고를 마친 A씨에게 혼인무효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무효인 혼인과 이혼은 법적 효과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무효인 혼인은 처음부터 혼인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즉, 당사자들은 애초에 부부가 아니었던 상태가 된다. 혼인이 무효라면 민법상 인척간 혼인 금지와 형법상 친족상도례(친족 간 재산 관련 범죄는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기소할 수 있는 특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민법상 일상의 가사 관련 법률행위 채무에 대한 연대책임도 물을 수 없다.

반면 이혼의 효력은 장래에 대해서만 발생한다. 이혼한 뒤에도 이혼 전 혼인을 전제로 한 법률관계는 여전히 유효하다. 대법원은 “무효인 혼인 전력(前歷)이 잘못 기재된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 요구를 위한 객관적 증빙 자료를 확보하려면 혼인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국가나 지자체에서 미혼모 가족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의 혜택을 받지 못해 혼인무효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한부모가족 중 미혼모 가정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지원 요건과 필요성에 따라 혜택이 일부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할 뿐, 구체적인 권리·의무에 변동을 초래한다고 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5월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판결을 내리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미 이혼한 부부의 혼인도 무효로 할 수 있다고 판결하며, 40년 만에 기존 판례를 뒤집었다.


민법에 따라 혼인무효는 당사자들 간 혼인의 합의가 없거나 8촌 이내 근친혼 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직계인척이나 양부모계 직계혈족 관계인 경우에 국한된다. 판결로 확정되면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을 신청할 수 있다. 당사자들 사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외의 출생자’가 된다. 자녀 양육 문제는 당사자들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당사자 청구나 직권으로 법원이 정한다. 대법원은 “무효인 혼인 전력이 잘못 기재된 가족관계등록부 등으로 불이익을 받아 온 당사자의 실질적인 권리 구제가 가능하게 됐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현재 진행 중인 혼인무효 소송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법원 관계자는 “(일선 법원에서) 대체로 대법원 판례를 존중해 판단을 내려, 심리 중인 사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확정판결을 받았다면 다시 (혼인무효를) 청구하긴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 판례 변경은 재심 청구 사유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혼인무효 소송 자체가 많진 않다. 2022년 전국 법원에 접수된 혼인 무효 및 취소 소송은 1심 기준 643건에 그쳤다. 법조계 안팎에선 “합리적이고 전향적인 판결”이라며 환영하면서도 남용 우려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문혜정 법률사무소 정 변호사는 “이혼과 달리 혼인 무효는 혼인으로 발생한 가사 채무를 지지 않아도 되는 등 법률적 실익이 있다”며 “혼인 의사가 없었다면, ‘이혼했으니 헤어지는 건 똑같지 않으냐’는 게 아니라 (무효로) 되돌리고 싶을 테니 합리적 판결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승우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기존엔 하루빨리 혼인 관계를 해소하고 싶은 사람들이 요건이 까다로운 무효 소송 대신 울며 겨자 먹기로 이혼소송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이번 판결로 일단 이혼하고 차분히 무효 소송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단순히 혼인 기록을 지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무단히 무효 소송을 하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어, 가사사건 업무량이 늘어 사건 처리가 지체될 우려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외국인 여성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국적을 취득한 뒤 이혼하는 등 국제결혼 관련 혼인 무효 소송에 영향이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사회학)는 “이혼한 사람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관련해 불이익이 존재하고,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불이익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 이혼 뒤 혼인 무효 소송이 필요 없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별건구속 피고인도 국선변호인 선정”…대법 ‘구속’ 의미 넓게 해석, 판례 변경새 판례 또 뭐가 있나…담뱃세 인상 전 기준으로 부담금 부과…대법 “소급입법은 위헌” 원심 파기환송

대법원은 5월23일 혼인무효 판례 외에도 별건 구속 피고인이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 한다는 새 판례도 정립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으며 대법관 전원(법원행정처장 제외한 12명)으로 구성된다. 대법원은 상고심 사건 중에서 사회적 파급력이 큰 중요 사건이거나 기존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사건을 전합으로 회부한다. 이날 전합 선고는 2022년 12월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후 처음이기도 했다.

대법원은 이날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다른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피고인이 별도의 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변호인이 없으면 재판받을 수 없으므로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줘야 한다며 기존의 판례를 변경했다. 형사소송법 33조 1항은 구속된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없으면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고 정한다.

이때 이 규정을 ‘피고인이 재판받는 해당 사건으로 구속된 경우’에만 적용할지, ‘다른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채 별건으로 재판받는 경우’에도 적용할지가 쟁점이 됐다. 2009년 나온 기존 대법원 판례는 해당 사건으로 구속된 경우에만 이 규정을 적용하면 된다고 봤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 다수의견(10명)은 “피고인이 별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집행되거나 다른 형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이 확정돼 그 판결의 집행으로 구금 상태에 있는 경우도 포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동원·노태악·신숙희 대법관은 “별건으로 구속되거나 형 집행 중인 구금 상태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 문언 및 체계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입법자의 의사에도 반한다”는 반대의견을 남겼다.

대법원은 또 담배 폐기물부담금을 인상하면서 인상 전 반출된 담배에 대해서도 높은 부담금을 물린 시행령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2014년 11월 정부가 이듬해부터 담뱃값 인상을 예고한 시점으로 거슬러 간다. 정부는 2015년 2월 시행령을 개정해 담배 한 갑당 부과되는 폐기물부담금도 7원에서 24.4원으로 올렸다.

이 과정에서 부담금 인상의 적용 범위를 ‘2015년 1월1일부터 제조장·보세구역에서 반출된 담배’로 정한 게 문제가 됐다. 대법원은 ‘1월1일부터 2월2일까지’의 구간이 헌법이 금지하는 소급입법이라고 보고 기존 7원의 부담금을 물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처럼 대법원은 명령·규칙의 위헌 여부를 전합을 통해 판단할 수 있다.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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