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누적' 무궁화신탁에 적기시정조치 사전 통보…저축銀 1~2곳도 12월 검토…'파장 확산될라' 업계 초긴장…내수 진작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 커져
국내 6위 부동산신탁회사인 무궁화신탁이 손실 누적과 자산 부실을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됐다. 11월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사전 통보받았으며, 이번 주(11월25~30일) 금융위원회에서 적기시정조치 수위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적기시정조치는 당국이 자산 건전성이나 자본 적정성 지표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내리는 경영 개선책이다. 재무 상태에 따라 권고·요구·명령 3단계 처분이 내려지며, 요구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영업정지를 명령할 수 있고 종국에는 퇴출될 수 있다.
무궁화신탁 외에도 지방 소재 저축은행 1~2곳이 12월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다. 현행 금융투자업 규정에는 금융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150% 미만이면 금융당국이 경영개선 권고를 내려야 한다.
무궁화신탁은 지난 3분기 말 NCR 125%를 공시했다.무궁화신탁의 재무 상태 악화는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와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손실과 부실이 누적됐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무궁화신탁은 현재 대주주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분 일부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매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손실과 부실 누적은 부동산업계 전반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사안으로, 무궁화신탁에 내려진 적기시정조치는 신호탄의 수순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부동산업계의 부실이 더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은 무궁화신탁에서 저축은행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적기시정조치가 자칫 금융시장 불안으로 파급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가 금융권 부실 문제로 옮겨붙으면서 내수 진작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규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면 과거 사업에서 발생한 부실을 희석하고 갈 수 있는데, 내수경기가 이 모양이니 부실은 부실대로 커지고 신규 영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다 다 죽어”…적자 늪에 빠진 부동산 신탁사들, 경제위기 뇌관 됐나
약속한 기간에 공사 못마치면 신탁사가 떠안는 ‘책임준공’…수익형 부동산 대부분에 적용…2022년 하반기 시장 침체되며…건설사 위기가 신탁사로 번져…신한·교보자산·KB부동산 등 2024년 상반기 줄줄이 ‘적자 늪’
‘위험하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수익형 부동산 사업이 결국 국내 6위 부동산신탁사 무궁화신탁의 발목을 잡았다. 지속되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악화된 재무건전성을 금융당국은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결국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11월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시장이 좋을 때 벌인 ‘책임준공형 관리형(책준형)’ 토지신탁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이 사업은 건설사나 시행사가 자금난 등으로 약속한 기간 안에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신탁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 구조다. 활황 때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 이같은 방식으로 많이 지어졌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장이 침체되며 수익형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았고 그 불똥이 부동산신탁사로 튀었다. 무궁화신탁은 책준형 토지신탁 관련 채권을 어떻게든 회수하기 위해 최근 채권관리팀을 별도로 설치했다.
이같은 어려움이 무궁화신탁만의 문제가 아니다. 책준형 토지신탁 부실이 커지는 것은 여타 부동산 신탁사들도 마찬가지다. 한 신탁사 임원은 “아무래도 동종업계가 어려우면 다같이 도매급으로 취급받지 않냐”며 “신탁업계 전반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은행권에서 신탁업계에 대한 여신심사를 까다롭게 하면 자금난은 더 악화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신탁사 14곳의 2024년 상반기(1~6월) 영업손실이 총 252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에 영업이익 3326억원을 낸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대목이다. 이들 신탁사 14곳은 작년 상반기에 당기순이익 2574억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 상반기에는 2472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또 다른 부동산업체 임원은 “과거에 했던 사업으로 손실이 났으면 신규 영업이라도 해야 만회가 될텐데 불확실성이 크다보니 새로운 영업을 할 수가 없다. 이 침체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당분간 신탁사들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무궁화신탁의 경우 부동산 활황 때 몸집을 키우기 위해 전방위 인수전에 나섰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2020년 인수한 현대자산운용 등 자회사와 케이리츠투자운용 등 관계사 실적이 대부분 좋지 않다. 2024년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은 43억원, 케이리츠투자운용은 34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무궁화신탁 재무 부담을 가중시켰다.
무궁화신탁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165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 같은 기간 순이익이 64억원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3분기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125%로 떨어졌다. NCR(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X100)은 신탁사의 재무상태를 보여주는 수치로 낮을수록 위험하다. 현행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사 NCR이 150% 미만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권고를 내려야 한다. 2021년 3분기에 695%였던 무궁화신탁 NCR은 2022년 398%, 2023년 253%로 떨어졌다.
경영개선권고는 적지시정조치의 가장 낮은 단계다. NCR이 100% 아래로 떨어지면 경영개선명령이 내려지고 최악의 경우 영업정지도 가능하다. 현재 부동산신탁사 중 NCR이 가장 높은 우리자산신탁으로 3219%와 대조적이다. 무궁화신탁 측은 “연말까지 30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계열 신탁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 신한자산신탁 1751억원, KB부동산신탁 1058억원, 교보자산신탁 7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모회사인 금융지주회사가 탄탄해 유상증자 등 방법으로 자본 수혈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부동산 신탁사의 토지신탁 내실화’ 대책을 준비 중이다. 12월 중 책준형 토지신탁 모범규준을 새로 마련하고 2025년에 NCR 규제도 재정비할 방침이다. 자기자본 대비 토지신탁 한도를 정하는 규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위험하다” 소문이 현실로…시정조치 받은 국내 6위 부동산신탁사 무궁화신탁
국내 6위 부동산신탁회사인 무궁화신탁이 손실누적과 자산부실을 이유로 금융 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됐다. 11월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사전통보받았으며, 곧 금융위원회에서 적기시정조치 수위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무궁화신탁 외에도 지방 소재 저축은행 1~2곳이 내달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적기시정조치를 받을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했다.
적기시정조치는 자산 건전성이나 자본 적정성 지표가 기준치에 못 미치는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당국이 내리는 경영개선 처방책이다. 재무상태에 따라 권고·요구·명령의 3단계 처분을 하며 이후에도 요구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영업을 정지하거나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 현행 금융투자업 규정에는 금융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150% 미만이면 금융 당국이 경영개선권고를 내려야 한다. 무궁화신탁은 지난 3분기말 NCR 125%를 공시했다.
무궁화신탁의 재무상태 악화는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와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부동산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손실과 부실이 누적된 때문으로 판단된다. 무궁화신탁은 현재 대주주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분 일부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매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손실과 부실 누적은 부동산업계 전반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사안으로, 무궁화신탁 적기시정조치는 신호탄 수순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부동산업계 부실이 더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은 무궁화신탁에서 저축은행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적기시정조치가 자칫 금융시장 불안으로 파급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가 금융권 부실 문제로 옮겨붙으면서 내수진작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부동산신탁과 저축은행에 불거진 부실의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부실의 불씨가 언제든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규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면 과거 사업에서 발생한 부실을 희석하고 갈 수 있는데, 내수경기가 이 모양이니, 부실은 부실대로 커지고 신규 영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시장은 28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시작된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의 속도를 조정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주저하고 있지만, 심각한 내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리 이하 여부를 전향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궁화신탁 직원 PF대금 편취…내부통제 부실
금감원 ‘경영유의’ 조치, 교보자산신탁도 ‘위험관리 미흡’…지주 계열 신탁사 3곳 검사
무궁화신탁 직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금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금융감독원은 2024년 초 차입형 토지신탁이 많은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에 대한 검사를 벌여 대주주 및 임직원의 사익추구 행위 등을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다른 부동산신탁사에서도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11월20일 금감원에 따르면 무궁화신탁 직원 A씨는 2023년 2월부터 3월까지 근린생활시설 신축사업(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을 담당하면서 허위의 증빙서류를 작성해 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3차례에 걸쳐 8억9000만원의 PF대금을 편취했다.
금감원은 “무궁화신탁은 금융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신탁 업무 자금 집행에 대한 검증 절차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라”고 경영유의 제재를 결정했다. 또 무궁화신탁 내규인 ‘특별성과급 지급 지침’ 및 ‘평가 및 성과보상제도’에는 임원에 대한 특별성과급 산정방법을 ‘회사의업무성과 기여도에 따라 대표이사가 결정’한다고만 정하고 있어 ‘임원 특별성과급 산정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은 “무궁화신탁은 대표이사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특별성과급이 산정되지 않도록 임원에 대한 구체적인 특별성과급 산정기준을 마련하라”고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또 다른 부동산신탁사인 교보자산신탁은 이달 초 부수업무 신고의무 위반 등으로 2400만원의 과태료 부과 제재를 받았으며,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책준형)과 관련한 위험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감원은 “교보자산신탁은 업계 후발주자로 책준형 사업장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는 과정에서 신용(시공사)집중 위험 및 유동성 위험에 노출됐음에도 이를 적극 관리하지 않은 결과, 뒤늦게 시공사별 수주한도를 도입했으나 이미 특정 부실시공사에 대한 쏠림현상이 발생했다”며 “향후 책준형과 관련해 시공사 수주한도 체계화,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및 자금조달 방안 마련 등 세부방안을 마련해 신용 집중위험 및 유동성 위험 등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도 개선을 지도했다.
금감원은 2024년 초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검사를 통해 대주주 등이 시행사에 토지매입자금 등의 명목으로 계속적·반복적으로 1900억원 상당을 대여하고 평균 18% 수준의 고금리 이자를 수취한 혐의를 포착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 5월 신탁 자금관리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으로 기관주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금감원은 “한국자산신탁이 신탁 자금관리와 관련해 자금 집행 및 운용시 임직원이 준수해야 하는 출금 또는 집행 일반에 대한 절차가 포함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부실 PF사업장 증가로 부동산신탁사의 부실자산 규모가 1년 사이에 2배 가량 증가하면서 금감원은 금융지주 계열의 대형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특히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신탁사가 의무를 대신하는 책준형 신탁을 늘린 곳이 대상이다.
하반기에 신한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우리자산신탁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했으며 제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책준형과 관련한 위험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대주주와 임직원들의 사익추구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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