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형(新類型) 장기 임대주택' 입법 추진…기업이 임대료 수익 얻도록 지원…임대시장 기업 위주로 재편 구상
‘자가나 전셋집이나 사실상 은행이 집주인인데 자가 소유자는 가격 하락 위험성을, 세입자는 전세사기 위험을 오롯이 가졌다. 앞으로는 기업이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를 활용해 집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 좋겠다고 기대한다.’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국토부가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기업이 중산층용 임대주택을 장기간 운영하도록 임대료 규제를 완화하고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장기적으로는 해외처럼 기업 중심의 임대시장을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2월18일 국토부에 따르면 2월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안이 논의되도록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날에는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하는 토론회를 국회에서 열었다. 토론회에는 박 장관을 비롯해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권영진 의원이 참석했다.
정부는 2015년에도 ‘뉴스테이’라는 이름으로 기업형 임대주택을 도입했으나 임대료 규제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현행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도 비슷한 상황이다. 기업도 임대 수익보다는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났을 때 해당 주택을 매각해 수익을 거두기를 기대한다. 임대주택 품질을 높이거나 노인 요양 등 부대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어렵다.
장기임대주택사업 도입/출처: 국토부 참고 자료
개정안은 ‘신유형 장기임대주택’ 도입에 초점을 맞췄다. 부동산 투자회사가 100호 이상 단지를 20년 이상 운영하도록 유인책을 제공했다. 새롭게 도입하는 임대주택 유형 가운데 자율형은 초기 임대료를 시세의 95%로 제한한 규정은 물론, 신규 임대차 계약 시 임대료 상승률 상한까지 폐지했다.
기업이 임대료로 수익을 내는 환경을 조성해 품질과 서비스를 모두 혁신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은 세계 주요 도시에 비해 연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이 너무 높아 가계가 내 집 마련을 위해 삶의 질을 상당 부분 포기한 상황"이라며 "장기 거주가 가능한 임대주택 유형, 즉 신유형 장기 임대주택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업이 집주인이 되더라도 전세사기나 보증금 반환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현행법은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할 때 반드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상품에 가입하도록 강제하지만 보증금을 돌려받기까지 주거 불안정 등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건설사가 보증제도 허점을 악용하면 금전적 피해가 실제 발생할 우려도 있다. 강원 춘천시에서는 최근 시행사가 일부 계약자의 계약금·중도금을 HUG 계좌에 예치하지 않고 공사비로 써 버렸다. HUG는 사용검사 전 임대보증금 보증 약관에 따라 미예치 금액은 보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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