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사고 원인은 버드스트라이크…항공기에는 '폭탄=조류'…경기국제공항 추진 안전성 검토 정책토론회 2월24일 국회의원회관서 열려…송옥주 의원 "공항 반경 13km 내 철새 서식지 문제…위험성 안고 공항 이전해선 안된다“
2024년 12월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추락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원인은 복합적인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 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피해 등이 주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기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조류 충돌 사고는 무엇이고 왜 위험한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버드스트라이크는 항공기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무게 1.8㎏의 새가 시속 960㎞로 비행 중인 항공기와 충돌하면 약 64톤의 충격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다만 순항(順航) 고도에서는 조류 충돌 가능성이 작다.
문제는 이륙과 착륙 과정이다. 공항 주변에 서식하는 새 떼와 마주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시속 370㎞로 이륙하는 항공기가 1㎏ 이하의 새와 부딪히면 약 5톤의 충격이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버드스트라이크로 파손된 항공기를 보면 조종석이 찌그러지거나 새가 조종석 유리창을 뚫고 들어온 사례도 있다.
사고 항공기가 버드스트라이크를 겪었다면 엔진이나 착륙 장치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 위험이 크다. 엔진을 손상하거나 심하면 태워버릴 수 있다. 버드스트라이크의 약 5%는 심각한 사고로 이어진다.
2월24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경기국제공항 추진 안전성 검토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송옥주 국회의원 사무실 제공
이러한 상황에서 철새 도래지에 무리하게 공항을 짓게다는 생각은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는 2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 간담회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주최한 '경기국제공항 추진 안전성 검토 정책토론회'에서 나왔다.
이번 토론회는 2024년 12월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철새도래지 인근 신규 공항 건설의 위험성과 관련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토론회에서는 손혁재 좋은정치좋은자치 연구소장이 좌장을 맡고 이후승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이 ‘공항 건설·운영과 항공기-조류충돌의 위험성’을, 나일 무어스(Nial Moores) 새와생명의터 대표가 ‘화성 간척지 조류 이동 및 현황’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토론회에서 “버드스트라이크존(Birdstrike Zone)은 공항 반경 약 13km에서 발생하고 비행고도 약 2000피트(약 610m) 이하에서 발생한다”며 “문제는 기존에 새들이 살고 있던 곳에 공항을 짓는다고 해서 새들이 떠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2월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경기국제공항 추진 안전성 검토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다 함께 반대 결의를 표시했다. /송옥주 국회의원 사무실 제공
토론회에 참석한 이준석 의원(화성을)은 “김포공항까지 30분이면 도착한다. 그리고 동부지역은 수도권 내륙선이 개통될 경우 청주공항까지 연계 교통망이 용이해질 전망“이라며 "따라서 화성시 관내에 굳이 버드스트라이크 등 여러 가지 위험성을 갖고 공항을 이전할 필요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송옥주 의원은 “조류 충돌은 오래전부터 발생해왔던 현실적인 문제”라며 “지역구에 제10전투비행단 이전이 연결되는 만큼 관련법 개정 및 환경영향 평가 등 관련 문제를 잘 풀어낼 수 있도록 충분히 검토하고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경기국제공항의 안전성 관련, 환경전문가, 변호사, 기자, 전 항공사 기장, 환경단체, 시민 등 경기국제공항 건설 문제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각계 전문가들이 다수 참석했다.
전문가·정치권, “습지 위 경기국제공항 건설계획 철회돼야”
전문가 “조류 충돌 방지 위해 공항 위치 신중해야”…ICAO 지침 어겼다는 주장도…공항 반경 13km 내 철새 서식지 문제 지적
“한국 공항들에는 (새 떼를 추적할) 레이더가 충분히 잘 돼 있어요. 우리나라의 문제는 새를 못 찾아서가 아닙니다. 이 보다 먼저 새를 찾은 뒤 이 새들을 어떻게 비행기로부터 멀리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2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경기국제공항 추진 안전성 검토 정책토론회’에서 한국환경연구원 이후승 연구위원은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 항공이 우수한 기술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철새도래지에 무리해서 공항을 짓는다는 것이 역설이라는 설명이다.
●공항 반경 13km 새 없어야…'버드스트라이크' 문제 고려 안 됐나
이후승 연구위원은 토론회에서 “버드스트라이크존은 공항 반경 약 13km에서 발생하고 비행고도 약 2000피트(약 610m) 이하에서 발생한다”며 “문제는 기존에 새들이 살고 있던 곳에 공항을 짓는다고 해서 새들이 떠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들의 가장 큰 특징은 본능적으로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며 “이렇게 환경이 바뀌면서 당장은 새를 내쫓아도 그 새들이 언제 찾아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공항으로선 큰 리스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근거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자료를 들었다. 공항 건설 시 철새 서식지, 중간 기착지 및 이동 경로를 최대한 회피·이격하도록 규정하며 새들을 유인할 수 있는 저수지, 경작지, 양식장, 쓰레기 매립장 등의 시설물이 있는 곳을 최대한 지양하고 양립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2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경기국제공항 추진 안전성 검토 정책토론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이후승 박사의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ICAO는 유엔 산하의 전문기구로 국제 항공 운송에 필요한 원칙과 기술 및 안전에 대해 연구하고 질서 있는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 항공 운송의 계획과 개발을 촉진하는 국제기구이다.
또한 공항들도 버드스트라이크를 피하기 위해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 평가 모델을 세우고 조류 회피 모델(BAM)을 운영해 사전에 이를 최대한 예방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사고 위험성에 대한 심각성과 전문성이 결여돼 있고 토지 이용 방지에 대한 규제 주제와 사유재산 규제에 대한 규제방법이 명시돼 있지 않아 시행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공항 바깥 환경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하는 연계 구조를 만들고 공항 내부뿐만 아니라 바깥쪽 시설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리 협력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공항을 짓고 그냥 끝내는 것이 아니라 반경 13㎞ 내 위험물 요소에 대해서도 따져서 타당성과 적극성을 따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어필했다.
이날 토론 현장에는 실제로 보잉777 기종을 30여 년간 몰았던 이영호 전(前) 대한항공 기장도 나와 목소리를 냈다. 이 기장은 “제트엔진 항공기는 조류가 엔진 흡입구로 유입될 시 심각한 추력 손실이 발생한다”며 “특히 하천, 자연보호구역 또는 조류활동이 확인되거나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최소한의 엔진동력으로 하강하고 저고도 순항 비행을 피하도록 매뉴얼이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류 충돌 방지 대책들은 아직 완전한 충돌 위험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못한다”며 “생태적으로 새 떼는 공항과 비행기를 가려서 피해 다니지 않기 때문에 공항 위치 선정 단계에서 새의 서식지를 공항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두는 것이 (조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법적으로도 부지 후보 허점 있나…정치권도 주목
경기국제공항 부지 선정에 있어 법적 허점과 오류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조류가 무리지어 사는 곳에 공항을 지을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법의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2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경기국제공항 추진 안전성 검토 정책토론회’에서 나일 무어스(Nial Moores) 새와생명의터 대표가 행한 발제를 이준석 의원이 경청하고 있다.
나일 무어스(Nial Moores) 새와생명의터 대표는 “현재 유력 후보지로 꼽힌 화성시 인근에는 몸집이 큰 물새들이 무리 지어 살고 있고 이들이 활주로나 항공기 비행경로를 가로질러 이동할 시 조류 충돌 위험이 매우 높다”며 “중앙정부에도 올라가는 자료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 자료를 모를 수가 없고 현 위치는 무안국제공항이나 내륙 공항에서 예상되는 위험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ICAO 지침과 국토교통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무어스 대표가 제시한 경기 남부 국제공항 항공 수요 분석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국제공항이 들어설 예정인 위치는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습지 내에 위치해 있으며 ‘야생동물 보호구역’까지 설정됐을 정도로 생물 다양성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기재돼 있었다.
토론에 나선 법무법인 ‘자연’ 최재홍 변호사도 “전략 평가 단계에서 공항 이격거리만 검토할 뿐 조류 충돌 위험을 검토하는 과정은 입지 타당성을 따지는 단계에서 생략돼 있다”며 “도리어 높은 산이 있으면 감점하는 구조로 조류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법적으로 제외돼 있다”며 허점을 짚었다.
새만금 공항에서 ▲생태자연도 ▲상수원보호구역 ▲습지보호구역 ▲야생동물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구역 ▲취·정수장 ▲해양환경 ▲보호종 출현여부 등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가덕도 공항 역시 ▲사업비 ▲부등침하 안전성 ▲최대 성토고 ▲토지이용 가용성 ▲해사안전(비행 접근절차-가덕수도와의 고도분리) ▲촌치 수평·원추표면 장애 물량 등만 고려됐을 뿐 조류를 장애물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이 최 변호사의 논조이다.
이코노믹리뷰의 박상준 기자는 “과거 새만금공항과 가덕도공항이 정치적인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후 사업이 진행됐고 그 결과 지금까지도 환경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항공 물류는 전체의 0.2% 수준이고 평택 등에서 요구하는 반도체 화물은 전체의 0.05%라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2 허브 공항은 청주국제공항 등을 이용하면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인천국제공항 역시 향후 5단계까지 확장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는 만큼 경기국제공항이 꼭 필요한가에 대해선 의문점이라고 했다.
화성시가 순천만과 같은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추진 중인 화성습지. 이곳 인근으로 군공항 이전이 추진되면서 지역사회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화성특례시 제공
이날 토론회는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을 비롯한 수원 공군기지의 이전이 확정된 상황에서 군 공항의 역할을 경기국제공항이 겸할 수 있다는 문제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군 공항은 전투기 비행소음 등으로 인해 지역권 주민들로부터 ‘님비’로 꼽히는 장소 중 하나이다.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은 낙후 문제와 부대 보안 문제 등으로 이전이 확정됐으나 부지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경기국제공항이 군 공항의 역할을 겸할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현재도 청주공항, 김해공항, 대구공항 등이 공군 비행단과 함께 군 공항의 역할을 겸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제10전투비행단은 과거 이웅평 대위 귀순 작전을 이행한 상징적인 부대인데다가 공군에선 북한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특수성 때문에 긴급출동을 비롯한 최전방 전투기지로 여겨져 쉽사리 이전·해체를 논하기 어려운 핵심 부대로 꼽힌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조류 충돌은 오래전부터 현실적으로 존재해왔던 현실적인 문제”라며 “지역구에 제10전투비행단 이전이 연결되는 만큼 관련 문제를 잘 풀어낼 수 있도록 충분히 검토하고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김포공항까지 30분 만에 진출하도록 하는 것이 본래 서해선의 목표였고 청주국제공항과 연계성도 화성시가 우수한 만큼 제10전투비행단 이전 계획에 화성시가 이용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든다”며 “안전과 관련된 중차적인 문제가 정치적으로 소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현수 경기국제공항 추진단장은 “후보지 발표를 시작으로 앞으로 도민과 함께 만드는 경기국제공항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표심' 위한 지방공항…제2 참사 우려 여전…경제논리 무시한 ‘정치공항’, 적자에 시설관리 악화
2024년 12월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탑승자 181명 중 2명만 구조됐을 뿐 179명이 사망하며 국내 항공 사고 중 최악의 사례로 기록됐다.
사고 책임 당사자로 정부는 운항사 '제주항공'을 앞세웠지만, 국내외 항공업계는 꾸준히 '무안공항'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조류 퇴치 인력 부족은 물론 이해하기 어려운 공항 시설물 등이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명 피해 없는 사고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 설치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시각이다.
무안공항은 만년 적자공항이라는 오명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참사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 둔덕.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항에서 비행기가 활주로 끝에 정지하지 못하고 계속 진행하는 '오버런'은 종종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이를 간과하고 수 미터에 달하는 콘크리트 둔덕을 설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도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근처에 콘크리트 시설이 설치된 것은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 전국 7개 공항 로컬라이저 시설에 대한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무안공항은 건립부터 논란
무안공항은 무안군 망운면 피서리에 위치한 국제공항이다. 광주공항 국제선과 목포공항 국내선 기능을 통합하기 위한 새로운 공항으로 착공 10여년만에 지어졌다.건립 당시부터 광주와 전라남도 간에 지역 갈등도 있었다. 기존 공항이 '군(軍) 공항' 역할을 수행하며 여전히 기능을 유지한 탓에 신공항은 성격이 모호한 반쪽짜리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무안공항이 2024년말 사고 발생 이후 항행안전시설 확충 등을 위해 오는 8월까지 폐쇄가 불가피해 이를 두고 광주와 전남의 갈등이 재발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광주공항이 국제선 재취항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무안공항은 주변은 220km에 달하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자연발생유원지가 자리 잡고 있다. 서남권이 국제적 휴양, 관광 및 물류기지로 발돋움하는데 거점공항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란 비전을 앞세웠다.
무안공항의 현재 실상은 기대와는 많이 다르다. 여객터미널은 연간 519만명(국내선 416만명, 국제선 103만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으며, 3개 탑승교가 설치돼 있다. 1개 뿐인 활주로의 길이는 2800m, 너비는 45m다. 활주로의 연간 항공기 처리능력은 14만회에 불과한 소형 공항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활주로 길이가 짧고 폭이 좁아 소형기종인 보잉 B737급보다 작은 항공기만 이착륙이 가능하다.
무안공항은 활주로 1개의 소형공항이다. /사진=flightradar24 캡처
무엇보다 문제는 공항이 철새도래지에 둘러싸인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북 청주시흥덕구)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보면 무안공항은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5년 동안 여객기와 화물기를 합해 총 1만1004편의 항공기가 이용했는데 이 기간 중 조류충돌은 총 10건(발생률 0.09%) 발생했다. 국내 14개 공항 중 가장 사고가 많았다.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에 따르면 무안공항에는 조류 충돌 예방 설비인 버드스트라이크 탐지레이더와 열화상 탐지기 등의 설비가 없었다. 조류 퇴치 인력도 김포공항 23명, 제주공항 20명이지만 무안공항은 4명 뿐이었다.
●만년 적자 공항만 늘었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흑자를 낸 공항은 전국 15곳 중 인천국제공항(5325억원), 제주국제공항(606억원), 김해국제공항(369억원) 등 4곳에 불과했다. 특히 대구공항을 제외한 10개 공항은 2014년부터 10년 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항공업계에서는 2000년대 이후 '정치공항'들이 경제 논리를 무시한 채 문을 열면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안공항의 적자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1161억원을 기록했다.
국비 3500억원이 투입된 양양공항도 지난 5년간 95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상시 착륙할 수 있는 등급과 함께 공항과 항공기를 이어주고 지원하는 시설이 중요하다"며 "활주로 길이와 폭만 고려해 지어진 공항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화성시 화옹지구, 무안공항 2배 이상 철새 서식…이런 곳에 軍공항?"
"정치적 무리한 추진은 안된다…반드시 철회돼야" 경기국제공항 ‘화옹지구 건설 반대’ 민·정(民政) 공동 기자회견
경기국제공항 화성특례시 ’화옹지구 건설 반대’를 위한 민·정(民政) 공동 기자회견이 지난 1월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렸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송옥주·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경기국제공항백지화공동행동 등 시민단체와 이홍근 경기도의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 참석자들은 화성호 간척지는 공항부지로 적절하지 않다면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옥주 국회의원(화성갑)은 “경기국제공항 후보지로 지정된 화성시 화옹지구는 무안공항보다 철새 개체수가 2배에 달한다. 국제공항 건설과 군(軍)공항 이전은 무엇보다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방부와 수원시는 경기국제공항 건설 및 수원군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화성시를 지정한 것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준석 국회의원(화성을 개혁신당)도 “최근 철새도래지 인근에 공항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 속에서, 화성시와 화성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경기국제공항을 추진한다면 화성 시민들은 안전 문제 등 여러 이유로 강력하게 투쟁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경기국제공항 ‘화옹지구 건설 반대’를 위한 민·정 공동 기자회견이 1월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렸다. /범대위 제공
군(軍)공항이전의 정치적 추진은 안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용기 의원(화성병)은 “정치적인 이유로 공항 건설을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공항의 필요성이 제기되어야 하며, 지역주민들과의 공통된 합의가 선행된 이후에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지금 진행되는 정치적인 맥락 속에서 무리하게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도 입장을 밝혔다. 이상환 범대위 상임위원장은 최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언급하며 “공항 입지와 활주로 방향 등에 대한 중요성이 입증됐는데도 여전히 화옹지구를 고집하는 것은 결국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빌미로 수원군공항을 화성시로 이전하려는 정치적·경제적 지역이기주의”라고 비판하며 국방부와 경기도에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경기국제공항백지화공동행동 황성현, 정한철 시민단체 대표는 “화성호 간척지는 철새 이동 경로 네트워크 서식지로 지정될 만큼 생태학적으로 중요성이 높다. 따라서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지 않은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화성특례시 선정을 철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날개 못펴는 경기국제공항 건설…공항설립조례안 폐지 조짐
용역결과에 비판 여론 쏟아져…수원시와 같은 용역기관 결과 상이…이홍근 의원 "후보지 선정 다르고 예상 사업비도 5조원 가량 차이나“
민선 8기 경기도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경기국제공항 사업이 날개조차 펴지 못하고 있다. 관련 용역 결과에 대한 비판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경기도가 수원 군(軍)공항 이전을 제외한 지원 조례안을 내놨지만, 지역의 의구심은 해소되지 않아 반대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국제공항 설립 지원 조례안 폐지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월1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경기국제공항 후보지로 ▲화성시 화성호 간척지 ▲평택시 서산면 ▲이천시 모가면 등 3곳을 선정했다. ‘제7차 공항개발종합계획(2026년~2030년)에 경기국제공항 설립이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비전 및 추진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2024년 11월께 마무리 지었다.
수원 군(軍)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인 화성시 화옹지구 전경. 1991년부터 화성방조제를 쌓고 매립한 1800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간척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홍근 경기도의원(화성1)이 해당 용역 결과의 신빙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이 의원은 용역을 수행한 기관이 같음에도 2021년 수원시 용역 보고서 용역과 2024년 경기도 용역의 결과가 상이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수원시 용역에서 후보지로 평택 등이 적정치 않아 국방부가 수원군공항 예비이전지로 지정한 화성 화옹지구를 단일로 선정했으나, 도 용역에선 해당 지역을 비롯한 평택·이천을 복수로 지정했다"며 "총사업비도 1조701억 원에서 6조471억 원으로 늘어났지만 경제성이 오히려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수원군공항 이전이 수반될 것이라는 우려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사실상 수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선 수원군공항 부지의 매각이 필수 불가결이라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나와서다.평택시 관계자는 "경기국제공항이 세워지려면 엄청난 자본이 드는 데 도와 지자체가 조달하기엔 역부족이다. 수원 군공항 부지로 재원을 마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경기국제공항 설립과 군공항 이전이 함께 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시민단체는 철새도래지라는 이유로 화옹지구를 경기국제공항 후보지로 제외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호준 도의원(민주당·남양주6)은 이날 ‘경기도 국제공항 유치 및 건설 촉진 지원 조례 폐지조례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탄소세 도입 및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에 따라 예상되는 운임 인상으로 인한 수요 감소는 반영되지 않았고, 무안공항 참사 등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등 경제·사회적 환경 변화 및 국가 항공 정책과의 조화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조례의 실효성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이유에서다.경기도 관계자는 "수원시는 군공항 이전을 고려해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도는 공역, 기상, 장애물, 소음, 접근성, 확장성 등을 고려해 입지적합성을 검토했다"며 "도의회 등에서 제외하라는 의견을 받아들여 수원 군공항 이전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결정할 일이며, 도는 경기국제공항 설립을 목표로 절차대로 추진할 뿐"이라고 했다.
동력 잃은 ‘경기국제공항·특별자치도‘ 추진…김동연 지사 핵심사업 부정적 기류
경기도의회서 ‘경기도 국제공항 유치 및 건설 촉진 지원 조례’ 폐지조례안 발의 등 반대 여론 높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방선거 때부터 내세웠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경기국제공항 설립’이 추진 동력을 잃고 있다. 김포·구리시가 특별자치도 합류보다 서울 편입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는 데다, 반대 여론이 거세진 경기국제공항은 관련 조례 폐지안까지 나와서다.2월25일 김 지사는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도지사 후보 때부터 경기 북부에는 특별자치도를, 남부에는 국제공항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에는 두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과 ‘경기국제공항추진단’을 신설했다. 특히 경기국제공항은 21대에서 임기 만료로 폐기된 관련 법안이 22대에서 새롭게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2024년 11월12일 경기도의회 기자회견실에서 경기도의회 의원들과 관련 단체 대표들이 배석한 가운데 경기국제공항건설 후보지 ‘화성시 화옹지구’ 선정 규탄 성명을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이상환 상임위원장(앞줄 중앙)이 발표하고 있다. 발표하고 있다. /범대위 제공
경기국제공항은 경제·사회적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국제공항 유치 및 건설 촉진 지원 조례’ 폐지조례안이 입법 예고됐다. 하지만 경기도 관계자는 "탄핵 정국으로 관련 법안이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데, 현 시국이 정리되는 시점에 맞춰 국회 소관 상임위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 추진에 공감대를 얻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軍공항 화성이전반대범대위 "'화성 화옹지구'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서 제외하라“
화성지역 시민단체들과 시민들, 지역 도의원들 일제히 규탄에 나서…”화성시에는 수원군공항 이전도, 경기국제공항 건설도 다 싫다“ 이상환 범대위 위원장, 1인 시위 시작으로 대규모 집회 예고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 '화성시 화옹지구' 선정에 대해 화성지역 시민단체들과 시민들, 지역 도의원들이 규탄하고 나섰다. 화성시민단체들과 시민들은 2024년 11월12일 오전 경기도의회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 '화성시 화옹지구' 선정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절하앞서 경기도는 2024년 11월8일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로 화성시 화성호 간척지, 평택시 서탄면, 이천시 모가면을 선정했다. 이는 경기도가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비전 및 추진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추진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번 연구에는 잠재 여객수요와 항공화물 증가, 수도권 기존 공항 한계 등의 대안으로 경기국제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공항 인근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해 글로벌 국가 첨단전략산업 거점으로 구축하고, 각 후보지의 특성에 맞게 화성시는 모빌리티, 평택시와 이천시는 반도체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특화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도의 세부 전략이다. 한현수 경기국제공항 추진단장은 “후보지 발표를 시작으로, 앞으로 도민과 함께 만드는 경기국제공항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성지역 시민단체들과 시민들은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화성시는 화옹지구에 수원군공항 이전도, 경기국제공항 건설도 다 싫다는데, 왜 공항 후보지로 화성시를 거론하느냐"면서 "후보지 결정에 화성시민과 수원군공항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는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상환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 비행기 소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환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상임위원장은 "경기도가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에서 화성시 화옹지구 지역을 제외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화성시 범대위는 공항이 화성시로 오지 못하도록 반대운동을 지속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홍근(민주·화성1) 도의원은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정부 부처들의 검토의견을 보면, 공항 건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경기남부 지역은 공역(空域)이 복잡하고, 기존 공항 수요를 분산하는 것일 뿐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예산을 투입하는 기획재정부도 울릉도와 제주도, 가덕도 공항 건설 등으로 추가예산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원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대위 이상환 위원장, 도청앞 1인 시위 투쟁
수원군공항과 경기국제공항 모두 반대…1인 시위 시작으로 대규모 집회 예고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의 이상환 상임위원장이 2024년 11월5일 경기국제공항 건설 유력 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가 언급되는 것에 반대하며 경기도청 앞에서 강력한 항의의 표시로 1인 시위를 벌였다.
경기도가 2023년 9월부터 추진한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비전 및 추진방안 수립 연구용역’의 결과, 유력 후보지로 국방부가 수원군(軍)공항 이전 예비 후보지로 선정한 화성시 화옹지구가 계속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화성시는 수원군공항, 경기국제공항 모두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경기도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뒤 “경기도지사가 ‘수원군공항 이전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일방적인 공항 건설 추진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원시가 이를 무시한 채 수원군공항 이전과 민·군(民軍)통합 공항 신설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환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장은 2024년 11월5일 경기도청앞에서 수원군공항과 경기국제공항 모두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범대위 제공
이재준 수원시장은 2024년 9월30일 열린 수원 시민단체(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통합국제공항 추진 시민협의회) 워크숍에서 수원군공항과 경기국제공항을 통합한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수원시장이 주장하는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은 수원군공항을 이전하려는 속셈을 감추려는 얄팍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범대위는 경기국제공항 건설 유력 후보지로 화성시가 언급되는 점과 수원시장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으로 화성시민의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이상환 범대위원장 "軍공항 화성시 이전 반대 결사 항전“
"화성이 수원의 '군공항 처리장' 돼선 안돼...예비 이전후보지 반드시 철회해야“
수원군(軍)공항 이전 문제는 경기권 중남부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으나 지난 수년간 지체된 상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수원 지자체는 정치권을 앞세워 수원 전투비행장의 화성 서부 이전을 추진 중이다.
2024년 6월 초 수원에 지역구를 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신설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며 화성 시민과 지역 시민단체 등의 역린(逆鱗)을 재차 건드렸다. 이에 민주당 화성갑 송옥주 의원도 공항 예비 이전후보지 관할 지자체장의 사전동의 조항을 담은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하며 맞불을 놓은 상태다.
송옥주 의원은 2024년 12월2일 화성시 남양읍 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와 공동으로 ‘수원군공항 화성이전 및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 대응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경기도 국제공항추진단이 화성시 화옹지구, 평택시 서탄면, 이천시 모가면을 경기남부국제공항의 복수 후보지로 선정하고 건설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사업의 타당성과 진행 과정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민(民)·관(官)·정(政)이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이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 추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항공수요, 지방공항 건설의 타당성, 사업 추진 과정의 합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상환 범대위 상임위원장, 박혜정 화성시 군공항대응과장, 황성현 경기환경연합 정책국장, 백종훈 삼프로TV언더스탠딩 기자, 정호영 법무법인(유) 로고스 변호사가 환경, 법적 타당성, 주민수용성, 경제전략을 비롯한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을 진행했다.
2024년 12월2일 화성시 남양읍 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원군공항 화성이전 및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대응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경기국제공항화성시건설 절대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송 의원은 “얼마 전 경기도 국제공항추진단은 화성시 화옹지구를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로 선정한다는 내용을 담은‘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비전 및 추진 방향 수립 연구용역’을 사전 협의 없이 기습적으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성시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원군공항 화성이전 및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자치권 침해”라면서 “지방자치의 기본원칙을 역행하는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상환 범대위 상임위원장은 “그동안 경기국제공항에 수원시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의혹이 있었으나 수원시장의 행보를 통해 의혹이 확신으로 바뀌며 경기국제공항은 수원군공항을 화성으로 이전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작업임이 명백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수원시에 농락당하며 경기국제공항 건설부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선정한 경기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후보지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7년 화성시민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수원군공항 예비후보지로 ‘화옹지구’를 선정해 7년간 지역 갈등을 유발한 국방부는 화성시민에게 사과하고, 수원군공항 예비후보지를 철회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화성 시민사회에서도 고도제한, 소음문제 등 생활권 붕괴를 우려하며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투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대위(범대 상임위원장 이상환)이 그 선봉에 섰다. 이상환 위원장은 범대위와 별개로 화성호지킴이 공동대표를 비롯해 복수의 농업계 단체장을 맡는 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다각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지역사랑'이 남다른 이상환 범대위 위원장을 통해 수원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이유와 향후 대응책 등을 들어봤다.
-2024년 4월 3대 범대위 위원장으로 취임했는데 범대위에 몸담게 된 배경은 뭔가요?
“이미 수년 전부터 범대위에 소속돼 위원님들과 오랜 기간 화성을 위한 각종 활동에 몸담아 왔습니다. 2017년부터 재정분과위원장을 맡았고 그러다 전임 위원장(홍진선 전 위원장)으로부터 위원장 직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수차례에 걸쳐 고사했습니다. 군공항 이전 문제를 놓고 시민단체 조직을 이끌면서 거대 지자체와 맞선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결국 이 자리를 맡게 된 데에는 누군가는 결국 범대위를 맡아 군공항의 화성 이전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과 사명감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막중한 소명을 맡게 돼 부담은 있지만 화성을 위하는 한 시민으로서, 범대위를 이끄는 리더로서 맡은바 제 소임을 다 하겠습니다.“
이상환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 활동 내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상환 범대위가 나아갈 궁극적 지향점은 어디인가요?
”잘 알다시피, 범대위는 수원 군공항의 화성 이전을 막아내는 것이 핵심 가치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화성시민의 생활권을 붕괴시킬 전투비행장이라는 ‘특대 청구서’를 들이미는 수원시와 정치권, 추진 당국으로 하여금 예비 이전후보지를 철회토록 하는 것이 궁극적 지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각종 행사에서 홍보부스를 설치해 화성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고, 그밖에도 다양한 홍보활동으로 군공항 이전 반대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구축해 왔습니다. 군공항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수원시 지자체발(發) 또는 찬성단체발(發)로 왜곡된 허위 정보를 바로잡기 위한 주민들 대상의 교육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수원시와 경기도는 군공항 이전 지역 균형발전, 민간공항 신설에 따른 경기권 교통허브 구축 효과 등을 운운하지만 화성이 왜 그 처리장이 되어야 하나요. 그리고 수원의 경우 사실상 소음문제 등 자치권 주민 편의를 제고하겠다며 화성에 그 짐을 떠넘기는 것은 아닌가요. 이는 화성 시민으로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입니다.“
- 군공항 이전 사업에 중앙정치권까지 깊게 개입된 상황인데 이에 대한 대응책은 뭔가요.
”22대 총선에서 수원 지역구 의원 후보들이 일제히 수원 군공항 이전을 공약했습니다. 예비이전 후보지에 관해 사전 협의도 없이 당장 표를 얻겠다고 내건 표(票)퓰리즘 공약 아니겠어요. 이미 화성에서 군공항 이전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만한 정치인들 및 지역구 예비후보들이 지역구를 위한답시고 이렇듯 구태의연하게 표심(票心)을 얻으려는 캠페인을 하는 것을 보고 크게 실망했습니다.
수원시가 군공항 화성 이전을 밀어붙이는 배경도 정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수원은 군공항 이전 후 공간 활용이 가능해진 거대 부지를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통해 몸집을 불리자는 것 아니겠어요. 관할 지자체의 이해관계만 중요한가요. 예비이전 후보지가 군공항 수용으로 갖게 될 반대급부에 대한 어떠한 대책이나 협상책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수원 지역구 의원 등 정치인들의 위력을 앞세워 이렇듯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맞는 것입니까?
그에 앞서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2023년 대표 발의한 '수원군공항 화성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도 의장 퇴임 전 마지막 치적을 남기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봅니다. 국회의 큰 어른이라면 대승적 차원에서 입법을 주도해야 하는데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에 쏠린 의정(議政)을 펼친데 대해 매우 유감입니다.
이에 우리 단체는 2023년 11월 (특별법) 대표발의가 이뤄졌을 당시 국회 결의대회를 열어 김 전 의장의 일방통행 의정을 규탄하고, 5만 화성시민의 서명서를 국회에 전달하는 등 결사 항전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김진표 특별법은 21대 국회 폐원과 함께 자동 폐기됐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범대위는 군공항 화성 이전을 저지하기 위한 시민참여형 활동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민·관·정 공조 체계를 굳건히 갖춰 수원지자체와 정치권 연대에 끝까지 맞서겠습니다.”
-군공항 이전과 함께 추진되고 있는 경기국제공항 신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경기국제공항은 그야말로 수원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기 위한 밑작업이자 꼼수입니다. 군공항 이전 논리를 보강하기 위한 부속장치에 불과하다는 뜻입니다. 경기국제공항을 물류중심 항공교통 인프라로 추진한다고 합니다. 여객용 민간공항도 아닌데 화성시 전체를 놓고 보자면 지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보장할 수 있나요.
가뜩이나 지방 공항들이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일례로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2022년 활주로 이용률이 0.1%에 불과해 활주로에서 고추 말리는 공항이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습니다. 지방 공항 건립은 타당성 조사를 넘어 활성화가 가능할지 여부를 심도있게 들여다 봐야 하고 신중을 기해야 할 사안입니다.“
●이상환 밤대위 상임위원장
-경기도 화성 출신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화성호 지킴이 공동위원장
-화성시 농촌지도자협회 회장
-화성시 농업인 6개 단체 회장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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