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습지’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논란 심화…갯벌 매립·환경 파괴 우려…공항 건설 vs 습지 보호 논란…화성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2026년 등재 추진… 단위 면적당 50배 탄소 저장
-이상환 범대위 상임위원장 “전국 최대 조류 서식지 화성 ‘화옹지구’, 경기국제공항 검토 가치 조차 없어”
갯벌 위에 까맣게 내려앉은 도요새, 큰 날갯짓을 하며 날아오르는 황새 무리, 습지에 모여 앉은 노랑부리저어새들, 논밭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기러기까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 조류들이 노니는 이곳은 바로 화성호 간척지다. 경기도는 이곳을 경기국제공항 예비후보지 중 하나로 선정했다.
조류 충돌로 시작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대참사가 발생한 지 3개월여 지났다. 무안공항과 유사한 환경을 갖고 있는 경기도 화성특례시 화성호 주변이 경기국제공항 예비후보지로 선정돼 화성시, 지역구 정치인들과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 사이에서도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화성습지는 이동 철새의 거점이자 멸종 위기 생물의 서식지다 /화성환경운동연합
전문가들은 화성호 주변에 얼마나 많은 새들이 살고 있는지, 주요 서식지는 어디인지, 철새들의 이동 경로가 항공기 이착륙 경로와 겹치지 않는지, 해외 사례처럼 위험성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주장한다. 이들은 습지와 하천, 갯벌까지 끼고 있는 철새 도래지 화성호 간척지가 13km 범위 안에 들어가기 때문에 공항을 만들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공항 반경 13km를 조류 충돌 위험지역으로 설정해 공항 건설과 운영의 규제를 두고 있다.
전직 항공기 기장도 조류 충돌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영호 전 항공사 기장은 "조류 충돌은 해안지역, 습지 근처, 철새 이동 경로에서 아주 흔하게 발생한다. 한마디로 말해 조류 서식지와 가까울수록 충돌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했다. 환경부가 2024년 1월 발표한 화성호 주변의 철새는 55종 1만 4000여 마리나 된다. 이는 조류 충돌이 발생한 무안공항 주변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숫자이다.화성호 주변에 공항 건설은 안전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화성·평택·이천 등 후보…환경영향평가·경제성 등 놓고 찬반 대립
환경단체들, 화성호의 생태적 가치와 안전성 문제 제기…양양·무안 공항처럼 지속적인 적자로 이어질 수 있어…올해부터 국토부의 신규 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기준 강화로 사업 승인 자체도 불투명
경기도가 오는 2035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 중인 경기국제공항 건설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수도권 항공 수요 대응과 반도체 산업 지원이라는 경제적 가치와 기대감, 환경 파괴 우려가 충돌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는 화성특례시 화성호 간척지, 평택시 서탄면, 이천시 모가면을 경기국제공항 예비후보지로 정해 놓고 고심 중이다.
특히 경기국제공항 후보지로 꼽은 화성호는 연간 15만여 마리의 철새가 찾는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로, 무안공항 대비 2배 이상 많은 철새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경기국제공항 건설의 주요 근거는 수도권 항공 수요 포화 대응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2040년, 김포국제공항은 2035년이 되면 수용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경기도민의 34%가 인천·김포공항 이용 시 평균 1시간 22분의 접근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경기도 남부에 조성 중인 622조원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새로운 항공 물류 수요를 창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업들의 첨단 제품 운송을 위한 특화된 '반도체 공항'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게다가 찬성 측은 공군 제10전투비행단의 이전 문제도 함께 엮여 있는 만큼 신공항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주장한다. 수원 공군기지는 이전이 확정됐으나 부지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경기국제공항이 군(軍) 공항의 역할을 겸할지도 미지수인 상태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화성호의 생태적 가치와 안전성 문제를 지적한다. 특히 2025년부터 국토교통부가 신규 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사업 승인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후보지별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평택 서탄면은 군사시설과의 공역(空域) 중복 가능성이, 이천 모가면은 공군 사격장으로 인한 비행제한구역이 각각 걸림돌로 작용한다.
경제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세 후보지 모두 비용편익(B/C) 지수가 1.0을 상회하지만, 이는 단일 활주로 기준으로 실제 사업 시 확장 비용을 고려하면 수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양양·무안국제공항처럼 지속적인 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인천공항 5단계 확장(연간 1억2000만명 수용) 추진 시 경기국제공항의 필요성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국제공항 예비후보 ‘화성습지’는 기후 위기 대응 핵심 생태계
124종 철새 서식 '생물다양성의 보고'…블루카본 생태계로 기후위기 대응 '핵심'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항건설 후보지인 화성특례시 화옹지구가 생태적으로 중요한 화성습지와 인접해 있다. 화성습지의 생태적 가치는 기후 위기 시대에 습지 보호의 중요성이 더욱 더 부각되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호는 이제 선택이 아닌 의무요 필수 사안이다.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화성습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寶庫)
화성습지는 경기도 화성시 서부에 위치한 약 41.5㎢(4150헥타르) 규모의 대규모 연안 습지이다. 이곳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의 중요한 거점으로, 수백만 마리의 철새가 이동하는 핵심 서식지이다.
이동성 철새들이 매년 이동하는 지리적 경로를 ‘철새이동경로(Flyway)’ 라고 하며, 물새를 기준으로 볼 때, 전세계적으로 9개의 주요 철새이동경로가 있다. 그중 하나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는 러시아의 극동지방과 미국의 알래스카로부터 동아시아, 동남아시아를 지나 호주와 뉴질랜드에 이르는 22개국을 지나는 경로이다. EAAF에는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32종의 철새와 위기에 근접한 19종의 철새를 포함, 250개 이상의 개체군에 해당하는 5000만 개체 이상의 이동성 철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철새들은 이동하는 동안 생산성이 높은 습지에 휴식과 먹이를 의존하며, 다음 단계의 여정을 위한 충분한 에너지를 충전한다. 따라서 이동성 철새들과 그들이 의존하고 있는 서식지를 보전하고 보호하는 데 있어 이들의 이동경로 전체에 대한 국제적 협력은 필수적이다.
출처=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더십(EAFFP)
2020년 국립생태원의 조사에 따르면, 화성습지에는 멸종위기종인 황새, 흑고니 등 1급 4종과 독수리, 수리부엉이 등 2급 11종을 포함해 총 124종의 철새가 서식하고 있다. 이는 화성습지가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생태적 보전지역임을 보여준다. 특히 화성습지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갯벌 생태계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의 갯벌은 다양한 해양 생물의 서식지이자 산란지로, 수산자원의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또한 갯벌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은 수질 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블루카본(blue carbon)
화성습지는 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난 블루카본(blue carbon) 생태계로도 주목받고 있다. 푸른 탄소 또는 블루카본은 세계 해안가의 해양생태계, 대부분의 맹그로브숲, 염생습지, 해초류 그리고 해조류에 의해 흡수되는 탄소를 뜻한다. 블루카본은 해양 및 연안 생태계에서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식물 및 퇴적물을 뜻한다.
습지, 특히 갯벌은 육상 생태계보다 단위 면적당 최대 50배 이상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성습지의 광활한 갯벌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거대한 자연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 전문 과학자들은 이러한 블루카본 생태계의 보존이 기후 위기 대응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습지 파괴는 단순히 탄소 흡수원을 잃는 것을 넘어, 저장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이중의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습지 보호의 중요성
습지는 '지구의 콩팥'이라고 불릴 만큼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질 정화, 홍수 조절, 해안선 보호 등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간 삶의 질 향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습지의 면적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난 300년간 전세계 습지의 87%가 사라졌다. 특히 연안 습지의 경우 매년 1%씩 소실되고 있어, 보호의 시급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화성습지 보호의 중요성
화성습지는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화성시와 화성습지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등재추진시민서포터즈는 2026년 제48차 세계자연유산위원회 등재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화성습지의 보존은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차원의 과제다. 이곳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 이동 경로의 핵심 거점으로, 화성습지의 훼손은 결국 전세계적인 생태계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화성습지는 주변 지역의 기후 조절과 수질 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습지의 파괴는 지역의 기후변화, 수질 악화, 해안 침식 증가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군(軍)공항 이전사업이 표류하자 수원시는 2019년부터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함께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경기도시공사의 용역 결과, 화옹지구에 공항을 건설할 경우 비용 대비 편익이 2.36으로 경제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화성시는 화옹지구의 자연 가치 훼손과 소음 피해 등을 이유로 강력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국제공항 건설 계획과 갈등
이러한 화성습지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경기국제공항 건설 계획에 따른 갯벌 매립과 환경 파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원시는 군공항 주변 소음 피해와 고도 제한 해소를, 경기도는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물류 인프라 확충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화성시는 갯벌 매립과 환경 파괴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습지의 매립이 철새들의 서식지 파괴와 생물 다양성 감소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블루카본 생태계의 파괴는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화성습지가 기후 및 생태 위기 막아줄 것"
국제 심포지엄 개최…습지의 가치와 의미 논의…습지 보호는 선택 아닌 의무
습지는 홍수 조절과 오염물질 정화, 그리고 생물다양성 보존 등 생태계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는 천연자원 중의 하나이다. 특히 최근 들어 온실가스를 포집하여 기후변화를 늦추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보존 가치가 높은 습지의 여러 기능과 역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습지를 보호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의무이자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람사르 협약 사무국 부총장을 지낸 데이비슨 박사가 화성습지의 중요성에 대해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문제는 산업이 발전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면서 자연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었던 습지마저 개발하고자 하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존과 개발이라는 이해가 충돌하면서 습지 보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2020년 12월1일 온라인상에서는 ‘2020 화성습지 국제 심포지엄’이 개최되어 주목받았다. 환경부가 후원하고 화성시가 주최한 이 행사는 화성습지의 가치와 의미를 전문가들과 함께 되새겨 보면서 보존과 개발이 공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철새 및 개구리 등 멸종 위기 종들의 서식지
화성습지는 과거 남양만이라고 불렸던 곳이다. 지금은 간척사업으로 일부분이 소실된 화옹지구와 그 앞에 위치한 매향리 갯벌을 통틀어 화성습지라고 부른다. 익숙한 이름인 매향리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군의 폭격장으로 사용된 곳이다. 따라서 매향리 갯벌은 50여 년 동안 생명체가 거의 살 수 없는 지역으로 여겨져 왔었다. 그랬던 매향리 갯벌이지만 미군이 폭격장 운영을 중단하면서 거짓말처럼 다시 살아나며 오늘의 화성습지 일부가 되었다.
오늘날의 화성습지는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를 이어주는 생명의 공간으로 다양한 생물의 산란지이자 서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의 쉼터이자 휴식처이며 어민들의 삶의 터전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 ‘습지의 중요성과 가치, 사람들에게 주는 혜택’을 주제로 발표한 닉 데이비슨(Nick Davidson) 철새보호국제기구 기술위원장은 “다른 습지와 마찬가지로 화성습지는 한반도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생물들에게 매우 중요한 공간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데이비슨 위원장의 말처럼 화성습지는 사람에게도 중요하지만 특히, 주변 생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태 현장이 되고 있다. 실제로 화성습지는 희귀 철새 20여 종이 서식 또는 산란지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조사에서 확인된 조류만 해도 천연기념물 326호인 검은머리물떼새와 천연기념물 449호인 호사도요가 화성습지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멸종 위기종인 쇠검은머리쑥새를 비롯해 장다리물떼새와 꼬마물떼새 등도 화성습지를 번식지로 이용 중인 것으로 관찰됐다.
조류뿐만 아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수원청개구리도 최근 화성습지에서 발견되어 화제를 모았다. 수원청개구리는 전세계에서 오직 한반도에만 사는 고유종으로서, 2012년 양서류 최초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하루 빨리 람사르습지로 인정받아야
화성습지의 미래에 대해 데이비슨 박사는 “습지가 크면 클수록 탄소 포집량도 커져 지구온난화를 지연시키는 데 막대한 역할을 하게 된다”라고 말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습지는 지금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화성습지는 람사르습지 등재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국가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받지 못한 관계로 보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람사르습지(Ramsar wetlands)란 중요성을 인정받은 습지를 람사르협회가 지정하여 보호하는 습지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람사르습지로는 강원도 인제 대암산 용늪과 경남 창녕 우포늪, 전남 신안 장도 산지습지 등 23곳이 있다.
람사르협회는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 보호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따라 람사르습지로 지정한다.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성이나 희귀 동식물종의 서식지처럼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람사르습지로 보호하는 것이다.
데이비슨 박사는 “이미 화성습지는 람사르습지로 지정받아야 할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말하면서 “습지에 서식하는 동물이나 식물 외에도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매우 중요한 거점이 되는 ‘철새 이동경로 네트워크 사이트(FNS)’에 지정되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다.
화성습지의 미래상에 관해 데이비슨 박사는 “원래의 형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마치 간척사업을 통해 인위적으로 조성되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간척 호수처럼 화성습지도 바닷물의 흐름과 자연적인 갯벌 형태를 회복하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 가장 상징적인 습지로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화성습지를 생태 관광지로 발전시키려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화성시는 2019년 화성습지 일대에서 ‘2019 화성습지 바이오블리츠’를 실시한 바 있다. 바이오블리츠(Bio-Blitz)란 24시간 동안 생물 분야 전문가와 일반인들이 함께 행사 지역을 중심으로 모든 생물종을 찾아 목록을 만드는 생태참여 활동이다.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들의 가치를 알리고 다양한 생명들이 서식하는 화성습지를 생태 관광지로 알리기 위한 포석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이상환 범대위 상임위원장 “국방부, 결자해지 자세로 수원軍공항 이전사업 원점에서 재검토해야…경기국제공항 후보지 ‘화옹지구’ 주장, 이제 힘 잃어”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이상환 상임위원장, 1인시위, 서명운동, 기자회견, 정책토론회 등 쉼 없이 뛰며 지난 1년간 맹활약
“국방부가 이제부터라도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화성시를 무시한 채 선정한 수원군(軍)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을 당장 철회해야 합니다.”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이상환 상임위원장의 한결같은 주장이면서 근본적인 대안이다.이 상임위원장은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의 평화적이고 근본적인 해법으로 “첫 단추를 잘못 채운 것은 단연코 국방부다. 그런 만큼 잘못 채운 단추를 바로잡을 기회 역시 국방부가 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상임위원장은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수원군공항 이전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환 “전국 최대의 조류서식지 화성 ‘화옹지구’, 경기국제공항 검토 가치조차 없어“
-범대위에서 재정분과위원장을 오랫동안 수행하다 2024년 4월 범대위 상임위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2017년 범대위 출범을 함께하면서 재정분과위원장을 맡아 왔습니다. 당시 홍진선 상임위원장이 5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이 자리를 제안했을 때 몇 번이고 고사했어요. 수원시와 국방부의 지난(至難)한 힘겨루기에 맞서 범대위를 이끌어 가는 홍 위원장님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수장(首長) 자리가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그럼에도 누군가는 수장의 무게를 견디고 범대위의 키를 잡아서 망망대해를 헤쳐 나가야 했기에 상임위원장 직책을 수락했습니다.
2024년 4월 취임식을 갖고 첫발을 내디딘 지 벌써 1년이 되었네요.물론 고단한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걸어가 주시는 고문님과 공동위원장님, 160여 명의 회원 여러분이 있어 언제든 기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수많은 시민분들이 보여주시는 따뜻한 관심과 열정 가득한 응원이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밤새 눈에 덮였다고 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묵묵히 빗자루를 들고 눈을 치우다 보면 아침과 함께 길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범대위 상임위원장으로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 앞장설 뿐입니다.”
-지난 1년간의 활동과 성과들을 소개해 주세요.
“2024년 11월7일, 경기도는 경기국제공항 건설 복수 후보지로 화성시(화옹지구), 평택시(서탄면), 이천시(모가면)를 발표했습니다. 경기국제공항추진단에서 후보지 선정 안내와 해당 지자체의 의견 청취를 위해 화성시를 방문했습니다.
그때 추진단장은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지자체에서 반대할 경우 강제적 추진은 안 할 것이라는 경기도지사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그러나 경기도의 추진 의지를 대놓고 비웃기라도 하듯, 수원특례시 이재준 시장은 수원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추진 시민협의회’ 워크숍에 참석하여 화성시의 찬성률을 더 끌어올리면 화옹지구에 민군(民軍)통합 국제공항을 건설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결국 수원시는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빌미로 수원군공항을 화성시로 이전시키려는 검은 속셈과 야욕을 드러낸 셈입니다. 이는 반드시 지켜야 할 선을 넘어 자치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범대위는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뿐만 아니라 경기국제공항 화성건설 모두 반대하며 지난 1년여에 걸쳐 많은 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이상환 범대위 상임위원장이 화성시청 앞 그의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수원군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을 당장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범대위 제공
-그중에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수원을)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안에 대한 긴급 대응도 있던데.
“지난해(2024년) 6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수원을)이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에 범대위는 화성 지역구 국회의원들(송옥주, 이준석, 전용기 의원)과의 국회 긴급간담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모색했으며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했습니다.이와 함께 법안 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심사 상임위인 국토교통위원회 맹성규 위원장 사무실을 방문하여 면담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범시민 5만명 서명 명부를 전달했습니다.
국회 소통관에서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특별법안 입법반대 민·정·관(民政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이어 경기도에서 11월7일 공항 건설 후보지를 발표하자 즉시 도청 앞으로 달려가 후보지 지정 반대 및 철회를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결행했습니다. 도의원 및 환경 관련 5개 단체와 연합하여 ‘화옹지구’ 선정 규탄 공동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송옥주(화성갑) 의원과 공동으로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국제공항 건설 대응 정책토론회’도 개최했습니다.
또한 올해 1월에는 국회소통관에서 민·정(民政) 공동주관으로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지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곧이어 2월에는 송옥주 의원 주관으로 개최된 경기국제공항 추진 안전성 검토 정책토론회에 참석하여 범대위 의견을 적극 개진했습니다.이처럼 민·관·정(民官政)이 한마음 한뜻으로 총력을 다한 결과, 백혜련 의원의 위법 부당한 특별법안은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원회에서 계류중에 있습니다. 수원군공항, 경기국제공항 ‘화옹지구’ 건설 주장은 이제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상환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상임위원장이 2024년 11월5일 경기도청앞에서 수원군공항과 경기국제공항 모두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상복을 입은채 1인 시위를 벌였다. /범대위 제공
-2025년 범대위 활동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지난해 12월31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여 179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으며 온 국민이 큰 충격과 슬픔에 잠겼습니다. 대형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이 지목되었으며, 공항의 입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연히 입증된 계기가 되었습니다.화성시 ‘화옹지구’는 무안국제공항보다 약 2배나 많은 철새가 이동하는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입니다.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최대 규모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寶庫)입니다.
조류 충돌의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고, 대다수의 기존 지방 공항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화옹지구’에 수원군공항을 이전하고 경기국제공항을 건설하자는 주장은 그야말로 검토할 가치조차 없습니다.2025년에도 우리 범대위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민·정·관의 협력을 통해 대응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기자회견, 성명 발표 등을 통해 우리의 목소리를 한껏 더 높여 외칠 것입니다.
국회를 비롯해 국방부, 국토교통부, 경기도 등을 대상으로 특별법안 저지와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 및 경기국제공항 화성건설에 대한 그릇된 주장에 당당히 맞서 끝까지 싸워나갈 것입니다.“
-2017년 국방부가 수원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화옹지구를 선정한 지 벌써 8년째입니다. 그럼에도 지자체 간, 주민들간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갈등 해결을 위해 평화적, 근본적 해법이 필요해 보이는데 해법은?
”첫 단추를 잘못 채운 것은 단연코 국방부입니다.
수원시에서 화성시와 협의없이 국방부에 수원군공항 이전 건의서를 단독으로 제출했습니다. 국방부에서는 이를 받아들여 2017년 2월17일 수원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를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화성시의 의견과 참여는 철저히 배제하고 오직 수원시의 정치적 입김과 압력에 굴복해 결정한 꼴입니다.국방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수원군공항 이전사업은 8년이 넘게 화성과 수원 간, 화성시 병점권역과 서부권역 간 시민들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원시 지역구 정치인들의 선거용 이슈로 악용되고 있을 뿐입니다.다만, 아직 희망은 남아 있습니다. 잘못 꿴 단추를 바로 채울 기회 역시 국방부가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모든 문제의 해결 방안도 어찌 보면 간단합니다. 국방부가 이제라도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화성시를 무시한 채 선정한 수원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을 당장 철회하면 되는 것입니다.수원군공항 이전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합니다.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옹지구를 선정한 국방부와 수원시에 전할 말이 있다면?
앞에서 말했듯이 국방부는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을 즉시 철회하고 사업을 재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향후 수원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과정에 있어서도 원칙과 공정을 필히 준수해야 합니다.
해당 자치단체 시민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명과 근거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아울러 2026년 전국동시지방선거(지선)를 앞두고 ‘수원군공항 화성이전’ 카드가 또다시 이슈가 될 것입니다.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수원시의 얄팍한 속셈 또한 드러날 것입니다.
수원시는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한 정치인들을 앞세워 낙후된 지역의 도시개발을 위해 군공항을 화성으로 떠넘길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해양생태계를 보호하여 블루카본이 더 이상 파괴되지 않도록 힘써야 합니다. 수원군공항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로 이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민·정·관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여 수원시와 지역구 정치인들의 어떠한 압박과 술수가 판치더라도 이에 당당히 맞서 싸워나갈 것입니다.“
●이상환 밤대위 상임위원장
-경기도 화성 출신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화성호 지킴이 공동위원장
-화성시 농촌지도자협회 회장
-화성시 농업인 6개 단체 회장
수경(水鏡)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
